몇 달 전의 일이다.
나는 가끔 야근 후 퇴근 할 때 택시를 탄다.
택시 자체가 편하기도 하지만 지하철에 있는 사람들을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하루종일 피곤에 절어있는 사람들이 모인 저녁 지하철.
그 사람들의 피로를 맞닥뜨릴 수 없을 때, 난 택시를 탄다.
말조차 하기 힘든 날엔
목적지를 설명할 필요 없는 카카오택시를 부른다.
저녁 10시가 넘어서인지 몇 분만에 택시가 왔다.
오들오들 떨며 택시를 탔는데 담배냄새가 났다.
오랜만에 맡아보는 숨 막히는 연기냄새.
맡기만 해도 니코틴이 몸에 스며들 것 같은 기분 나쁜 냄새.
할아버지뻘 되는 기사님의 유일한 즐거움이 '담배'일 거라고 생각해 봤지만
너무 숨이 막혔다.
하차 후 택시 기사님을 평가할 때 최대한 낮은 점수를 줘야겠다고
다짐하던 차에, 기사님이 말을 걸었다.
"아가씨, 터널로 돌아가도 될까요?"
엥? 아가씨라고여?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이미 내게 담배냄새와 미터기에 찍히는 요금 따위는 아무 의미 없었다.
그 후로 난 행복하게 집으로 왔다. 담배냄새를 꽃향기라고 착각하면서.
아파트 앞에 도착했다.
"감사합니다!"인사를 하고 내린 후, 현관 앞에 오니
기사님 평가를 해달라는 알람이 떴다.
난 두 번 생각하지 않고 별표 다섯 개를 눌렀다!
참으로 객관적인 평가라고 생각하며 행복하게 현관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