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by 이서진

봄은 원래 이렇게 을씨년스러웠던가.

황사 때문에 뿌연 날씨가 계속이더니

기어코 비가 내린다.


주룩주룩 제 힘을 다해 내리지만

겨우 먼지만 조금 쓸어갈 뿐

정작 씻겨 없어져야 되는 것들은 없애지 못한다.


보기 싫은 것들은 정작 없애지 못하고

그 자리에 그대로, 비에 젖어 더러워지거나 뒤죽박죽 된 채 놔두고

마치 제 할 일을 다했다는 듯 멈추는 비.

어처구니가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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