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짝꿍이 나를 괴롭힌 황당한 이유

[3부: 치유] 지금 나를 만나러 갑니다​

by 네오

※ 책에 나오는 ‘주치의’는 과거 치료받았던 정신과 의사이며 주치의와의 대화 내용은 주치의의 허락하에 진료과정을 녹음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 유치원 기억 정신과 진료 녹음 파일 -


나> 유치원 다녔을 때요. 짝꿍이 저를 아무 이유 없이 꼬집었어요.


주치의> 짝꿍이 남자? 여자?


나> 여자였어요.


주치의> 좋아서 그래요.


나> (엥??) 계속 꼬집고요, 근데 샘. 제가 바보 같은 게 한 번도 하지 마라, 아프다는 말을 못 했어요.


주치의> 왜냐하면, 왠 줄 아세요?


나> 왜요?


주치의> 이 느낌 자체가 표독한 게 아니고 정말 좋아서 꼬집는 거거든. 그걸 (본인이) 눈치챘다니깐요.


나> 제가요?!


주치의> 네.


나> 그럴 리가!!!! 나보다 아쉬운 게 없는 애였는데. 부자였고.


주치의> 이... (말. 잇. 못.) 감점! (웃음) 항상 말했지만 경제랑은 관계없다.


나> 지금 생각해도 왜 아무 이유 없이 나를 꼬집었냐고 ㅠㅠㅠㅠ


주치의> 오히려 봐요? 그러니깐 꼬집지. 왜? 정말 자기는 다 가졌지만 사람은 가질 수 없거든. 돈이 많아도.


나> 맨날 피멍 들어 가지고 집에 가고 그랬거든요. 아팠는데 ㅠㅠ


주치의> 그거예요. 오히려 진짜 가난한 사람은 그 사람이거든요.


나> 유치원생인데? ㅋㅋㅋㅋ(주치의 해석에 동의 못하고 비웃음)


주치의> 유치원생이라도 여학생들은 (감정 발달이) 빨라요.




팔뚝에 맨날 피멍이 들어도 집에 얘길 하지 못했다. 내가 반응을 하지 않으니 더 세게 꼬집었던 아이. 이유 없이 날 싫어하는 그 애가 난 너무 무서웠다. 유치원 가는 게 두려울 정도로. 근데... 그 아이가 날 싫어한 게 아니라 좋아해서 그랬다는 주치의의 해석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심리학 방어기제로 말하면 반동형성*

* 반동형성: 방어기제 중 하나로 의식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충동이나 욕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그와는 정반대 되는 행동을 하는 것. 예) 좋아하는 사람 오히려 괴롭히기, 싫어하는 사람에게 오히려 잘해주기


수준 낮은 방어기제이다. 내가 원하는 걸 가질 수 없을 때 발생하는 시기 질투라는 감정은 뺏을 수 없으면 차라리 상대를 파괴시키고 싶은 행동으로 이어진다. 내 첫 사회생활은 영문 모를 괴롭힘으로 시작되었고 가정에 이은 사회까지. 사람에 대한 공포증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감정이 좀 더 분화된 여중생의 모습

여학교에 꼭 한 두 명씩 보이시한(boyish; 남자 같은) 애들이 있다. 그런 애가 나를 좋아한 적이 있었다. 한번 안아보자고 허그를 요청하기도 하고 기습적인 백 허그와 볼 뽀뽀까지. 내 책상에 장미꽃을 놓고 가기도 하고 편지에 작은 선물을 주기도. 그 맥락과 같은 거라고 이해해야 되겠지? 아... 어렵다. 나는 지금도 감정을 숨기는 사람을 보면 속이 터진다. 좋으면 좋다고, 싫으면 싫다고, 그냥 말해주면 안 되겠니?


※ 《딱 하루만 불안없이 살 수 있다면》책은 총 2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권은 30화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어지는 글은 2권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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