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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보 Jan 26. 2023

망상의 시작은 망상으로 끝난다

마음공부의 중요성

keyword, 복수

복수라는 단어는 나와 거리가 먼 단어다. 평소에 복수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머릿속으로 떠올리지 않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누가 만약 내게 해를 끼치는 일이 생기더라도 난 복수심을 마음속에 품진 않는다. 애초에 부정적인 일이 생겼다면 나의 영역 밖으로 흘려보내는 것이 최고의 처세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일을 겪었다면 그 일과 엮이면 엮일수록 상황이 나빠질 뿐이다. 혹여나 감정이 격해져서 복수심을 불태우며 원하는 목적을 이루더라도 더 나아질 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내게 복수라는 글자는 보기만 봐도 뭔가 이질감까지 느껴지는 그런 그림과도 같은 단어이다.


복수는 현실과도 살짝 동떨어진 단어이기도 하다. 미움의 극단적인 표현이라고 하면 어울릴까. 왠지 복수는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볼 법한 단어라고 생각한다. 주변에 부정적인 태도를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은 많지만 복수심에 불타는 사람을 본 적은 없다.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은 행복하거나 편안하게 살고자 노력하고 싶어 한다. 만약 복수심을 지니고 있는 사람을 만난다면 그런 사람과는 관계를 맺지 않을 것이다. 유지해 오던 관계조차 끊어낼 것이다.


복수심을 가슴속에 품고 살아가는 사람은 죽은 사람과도 같다고 본다. 본인이 복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과거의 어떤 일에 얽매여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현재도 과거, 미래도 과거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사건이란 그 사건이 일어남과 동시에 끝난다는 게 사건이라는 현상의 본질이다. 하지만 인간은 충격적인 일을 겪게 되면 끊임없이 기억을 되살리려 한다. 애를 쓰면서까지 그 상황을 떠올리며 스스로 괴로움을 자처한다. 탓은 상대방과 상황으로 돌리면서 정작 끊임없이 본인을 괴롭히는 건 바로 자기자신이라는 것을 본인만 깨닫지 못한다.


누군가에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은 들 수도 있겠으나, 복수를 하면 무언가 달라질 것이라는 망상과도 같은 믿음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기에 그러는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끝에 기다리고 있는 건 끝이 보이지 않는 공허함 뿐이다. 망상의 시작은 망상으로 끝나게 되어있다.


만약 마음공부라는 것을 평소에 해왔다면 이런 상황에서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마음공부를 꾸준히 하다 보면 내 마음에서 왜 이런 감정들이 일어나는지, 그런 감정들이 내게 주는 신호는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그리고 나는 무엇을 선택할 수 있고 내가 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해석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도 인지하고 있다.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나'라고 생각하는 것의 실체를 잘 활용할 수만 있다면 순간 일어났던 부정적인 마음이 '복수심'으로까지 변질되진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관계를 맺어가며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상황 속에 둘러 쌓여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인간심리를 이해하고 파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하루라도 빨리 깨달으면 깨달을수록 본인의 삶이 이전보다는 훨씬 더 편안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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