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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보 Jan 30. 2023

올바른 삶의 자세

나는 진지충인가보다


keyword, 자세

자세라는 단어만 봐도 '삶을 살아가는 자세'라는 게 떠올랐다. 단어를 볼 때마다 가볍게 생각도 해볼 법 한데 난 무슨 단어를 봐도 딥하게 파고들어가는 경향이 있다. 어쩔 수 없는 진지충인건지, 아니면 마음 깊은 곳에서 뭔가 삶의 자세에 대한 결핍이 있는 건지는 모르겠다. 가만 생각해 보면 난 나무보다 숲의 전망을 상상하는 것을 좋아했다. 어떤 현상을 보면 그 너머에 보이지 않는 본질은 무엇인지 항상 궁금했다. 누군가에게 남 이야기를 들으면 이 사람이 얘기하지 않은 부분이 더욱 알고 싶었다. 성향 탓인지 독서를 하다 보니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바뀐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어쩌다 보니 이렇게 돼버렸다.


이런 내가 싫진 않다. 이런 내 모습을 좋아하는 것 같다. 하지만 오늘처럼 가끔 어색하고 낯선 기분이 들 때가 있을 뿐이다. 내가 살아온 삶이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지만 그에 비해 세상을 대하는 태도는 꽤 밝은 편이다. 좋은 영향을 주고 싶고, 좋은 말을 하고 싶고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다. 그러려고 글을 매일 쓰고는 있지만, 오늘 같은 날은 왠지 남보단 오로지 나를 위해 쓰는 글이 써내려진다. 그저 쓰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고 쓸데없는 생각이 줄어든다. 글을 쓸 때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사유가 깊어지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마음이 평소보다 편해지는 역설적인 현상을 매번 겪는다.


삶에 대한 자세는 중요하다. 허리 피고 의자에만 올바르게 앉아 있는다고 인생이 피진 않는다. 신체는 물론이고 마음가짐부터 자세가 올곧아야 어떤 일을 하더라도 뜻깊게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마음의 자세가 올곧지 않다면 죽은 것과도 다름 없는 인생을 살아갈지도 모른다. 마음의 자세가 삐딱한 사람은 과거에 묶이거나, 미래에 얽매여 살아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은 현재라는 순간의 축복을 누릴 수가 없다. 현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은 마음이 편안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만히 사유해 보면 그 어떤 일도 일어나는 순간 끝이 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좋은 일을 겪어도 기억에 의해 기분 좋은 상태가 유지되고, 나쁜 일을 겪어도 기억에 의해 기분 나쁜 상태가 유지된다. 마음의 자세가 삐딱하면 좋은 일이 일어나든 나쁜 일이 일어나든 상황에 대한 잘못된 집착을 키울 수 있다.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은 인생에서 고통의 비중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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