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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보 Jul 19. 2024

두려움을 무릅쓰고 두 번째 투고

ep 14. 이번엔 좀 다를까

 

브런치를 시작한 후 초심자의 행운마냥 들어온 두 번의 출간제안은, 공짜로 책을 내준다 해도 원고를 넘기고 싶지 않은 출판사들이었기에 계약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뒤 생애 첫 번째 투고는 온갖 거절 메일만 받아보고 막을 내렸었습니다. 어찌 보면 출간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지표로 삼을 만한 일이 하나도 없었기에 의기소침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숱한 실패를 겪은 덕분에 용감해지기라도 한 건지, 두 번째 투고도 이전처럼 서슴없이 시도할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두 번째 투고는 처음보단 수월했습니다. 이전에 수집했던 각 출판사의 이메일 리스트를 갖고 있었던 게 많은 도움이 됐었습니다. 처음엔 출판사 메일 주소를 모으고 정리하는 데만 며칠이 걸렸었거든요. 이메일 주소가 출판사 홈페이지나 SNS에 버젓이 등록되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러지 않은 곳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그리고 전 페이스북을 하지 않기 때문에 페이스북의 UI 자체가 낯설기만 한데, 생각 이상으로 페이스북에 본진을 둔 출판사들이 꽤 있기도 했습니다.


출간기획서는 처음 투고할 때처럼 인디자인으로 포스터처럼 작업하여 PDF 파일로 추출했습니다. 전보다 더 잘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형식적인 거절 메일만 받아서 첫 번째 투고 실패 사유를 정확하게 알 순 없었지만, 그 원인은 컨텐츠에 있다고 봤습니다. 달리 말해 출간 기획서보다는 원고의 컨셉과 내용이 별로여서 이전의 투고가 실패한 거라 생각했습니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추측이지만요. 여하튼 그런 탓에 출간 기획서는 안에 들어가는 내용만 좀 더 담백하고 보기 쉽게 수정하는 수준에서 그쳤습니다.


두 번째 투고원고인 <신혼이지만 각방을 씁니다>의 내용도 크게 만지진 않았습니다. 이미 브런치북으로 발행하기 위해 수많은 퇴고를 거친 후이기도 했고, 출판사 관계자분들도 큼지막하게 훑어보기만 할 것 같아서였습니다. 분량은 부족한 감이 없잖아 있었으나 왠지 출판사와 계약하게 되면 글을 거의 새로 쓰는 것과 다름이 없을 정도로 고칠 부분이 많을 것 같았습니다(편집자님의 요청에 의해). 그래서 굳이 더 채우려고 하진 않았습니다.


그렇게 준비한 출간기획서와 원고로 두 번째 투고를 시작했습니다. 에세이를 출간한 이력이 있는 곳이라면 대형출판사부터 독립출판사까지 가릴 것 없이 죄다 투고범위 안에 포함시켰습니다. 투고하는 원고가 에세이 분야라는 이유로 에세이를 전문으로 하는 출판사의 문만 두드리자니, 그 수가 턱없이 적었기에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왠지 투고메일을 담당하는 분은 메일 본문에서부터 아니다 싶으면 첨부파일은 열어볼 생각도 않고 거를 것 같았습니다. 특히 듣도 보도 못한 신인작가라면 열도 보도 않고 건너뛸 확률이 더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만큼 메일 본문은 미니 출간기획서라고 생각하며 핵심 내용을 최대한 간추리되, 곁눈질만으로도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게끔 애를 썼습니다.


사실 출간에 대한 염원이 간절했던 것치곤 투고 자체에 그리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쏟진 않았습니다. 일단 경험도 없으니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아닌지도 확실하게 모를뿐더러, 어차피 글은 계속 쓸 거였기 때문에 이번에 안 되면 나중에 다른 원고로 다시 투고하면 된다고 생각해서였습니다.


하물며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일에 필요 이상의 신경을 쓰는 건 득보단 실이 많을 거라 여겼습니다. 실패할 확률이 월등히 높은 일에 괜한 기대를 걸었다가는 돌아오는 실망감을 감당하기 힘들었을 테니까요. 출간하는 것도 좋지만 중요한 건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고로 멘탈 관리는 필수였습니다.


그런데 출판사에 투고한 지 하루 만에 이전엔 한 번도 본 적 없는 형식의 글이 담긴 답변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에세이 출간 안내]

<신혼이지만 각방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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