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살아있는 게 다행인 거 알겠는데, 나는 왜 다행인지 모르겠지?
동생이 일하는 필라테스 센터에서 급하게 강의가 펑크 나서 대강을 해달라고 하여 가고 있던 중이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센터에서 온 전화인 줄 알고 받았는데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최서연 씨 전화 아니에요?”
“... 맞는데, 누구세요?”
“최서연 씨 전화 맞아요?”
“... 누구세요?”
“야! 너 왜 잠수 탔어!”
희윤이었다.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지만 목소리를 기억했다. 2 년 정도 연락이 두절되고 나보다도 더 깊은 잠수를 타서 다들, 혹시 죽은 건 아닌가 했
을 정도로 연락이 안 되었던 희윤이었다.
“뭐야!!”
“넌 뭐야!!”
“너 뭐야, 살아있었어?”
“넌 뭐야, 왜 연락 안돼?”
서로 뭐냐고 물어보면서 안부를 물었다. 너무 반가웠다. 나는 희윤이와 자주 연락하고 안부를 묻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희윤이가 잠수 탔다는 소식을 듣고, 얘도 나처럼 우울해서 그런가라는 생각을 했다. 바뀌지도 않고, 그렇다고 카톡을 확인하지도 않은 희윤이의 카톡 프로필을 가끔 찾아보면서 죽은 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평소에 연락도 하지 않다가 우울하냐고 갑자기 동질감 느껴서 연락하는 건 좀 오버겠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가끔씩 프로필을 살폈다. 몇 년이 지나도록 똑같은 사진에 카톡은 여전히 확인하지 않았다. 나 혼자였지만 은연중에 동질감을 느끼고 걱정을 했던 친구라서 그런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살아있어서 다행이다 그래도.”
“너는 왜 갑자기 잠수 타고 그래.”
...
“남은 살아있는 게 다행인 거 알겠는데, 나는 왜 다행인지 모르겠지?”
수업을 가는 중이라 긴 얘기는 할 수 없었지만, 짧게나마 나는 친구라는 존재와 정말 오랜만에 대화를 나눴다.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 얼마나 힘든 시간을 거쳐서 지나왔는지. 말 몇 마디로는 나도, 희윤이도, 설명할 수 없었겠지만, 내가 말하지 않아도 아는 만큼, 희윤이도 말하지 않아도 알 거라고 생각했다.
정말 오랜만에 반갑고 기분이 좋은, 그러니까 내가 밝은 척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진심으로 기분이 좋은 순간이었다. 그렇게 나에게 전화를 해준 희윤이를 생각하니 내가 그동안 걱정 끼치고, 연락을 끊었던 친구들이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