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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바다 Feb 19. 2024

순천만 습지의 겨울 철새 합창

철새의 고향을 찾아서

   

순천만습지 안내도 / 순천만 습지 위치(원 하단)

   순천왜성을 방문한 설 다음날 아침 일찍 순천만 습지 탐방에 나섰다. 겨울 철새들의 울음소리와 비행하는 날갯짓 그리고 갯벌과 갈대숲이 보고 싶었다. 순천역에서 남쪽방향 11km 거리, 66번 버스(50분 소요)를 탔다.  버스에서 하차하니 바로 출입구위에 철새인 흑두루미 조형물이 보였다.

순천만 철새

     


우측 들판에서 겨울 철새들의 합창이 들려왔다. 사이좋게 먹이를 열심히 쪼아 먹고 있었다. 굳이 먹이 쟁탈전을 벌일 필요가 없다. 순천시에서 먹이를 충분히 공급하니까 새의 왕 독수리도 얌전히 먹는 일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탐조대 / 순천만 어싱길

   게다가  관광객 출입구에서 무진교 근처(대대포구)까지 갈대로 가림막을 400m정도(람사르 길) 길게 쳐 놓았다.  관광객과 철새 놀이터를 분리해 놓았다.  철새들의 안전한 생활을 배려했다. 관광객들은 관찰로 중간중간에 U자형 탐조대에서 심스럽게 담너머로 훔쳐볼 수 있게 했다.  철새 생활 방해 금지 간판이 군데군데 세워져 있다.


   철새들의 낙원 천국 고향이다. 한 무리의 철새들이 하늘을 향해 솟아올라 날아갔다. 조금 후 또 다른 무리의 철새들이 비행장에 착륙하듯 논바닥에 내려앉았다.          

무진교(대대포구) / 동천강(만조영향으로 역류 중)

   무진교위에서 발아래 동천을 보니, 동천 하천물이 바닷물에 밀려 거꾸로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만조 시간이었다. 광활한 갈대숲 속을 거닐 수 있게 설치한 산책로 데크를 따라 여유 있게 걸어본다. 군데군데 그늘막, 숨터, 순천만을 노래한 시에 까지 바닷물이 밀고 들어왔다. 그늘막 안의 연인 한 쌍이 참 잘 어울린다.

그늘막과 시

     

만조 때의 갈대숲과 그늘막
만조 때, 용산과 기러기

    마치 동남아시아 해변에 여행 온 것 같은 마음의 평화 여유를 가져 본다.     

갈대와 순천만 시

    출렁다리를 건너 용산으로 올라갔다. 용산 전망대는 붕괴 위험으로 보수 중이다. 약 350m 전방에 갈대 울타리를 쳐 놓고 접근 금지 현수막을 걸어 놓았다. 지금은 겨울철이라 칠면초도 갈대숲도 모두 마른 풀색이다.

칠면초 / 논에서 휴식 중인 철새 무리(사진 중앙 짙은 색)

   약 2km 떨어진 매표소 입구 근처의 논에서 나는 철새 울음소리가 용산 정상까지 생생하게 들려온다. 순천만은 여수반도와 고흥반도가 U자 모양으로 만들었다. 갈대밭과 갯벌과 강물을 보듬고 있다.

겨울철새 모니터링 결과 / 천둥오리

   2024년 1월 15일 현재의 순천만 겨울철새 모니터링 결과를 표지판에 기록해 두었다.  오리류 11,000 마리, 흑두루미 5,973, 기러기류 5,750, 노랑부리저어새 36, 재두루미 19, 독수리 12, 검은목두루미 6, 큰고니 5, 캐나다두루미 3마리가 그날의 주인공이었다. 약 2만 2천 마리 철새가 장관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시베리아~중국~한국을 경유하는 총 140종이 넘는 조류가 관찰되었다. 철새 외에도 각종 게류, 조개류, 갯지렁이류 등이 갯벌 갈대밭의 주인공이다.     

용산에서 내려다본 무진교와 갈대숲 / 겨울 칠면초 (만조 때 바닷물에 잠김)

   순천만습지는 5.4km 2의 갈대밭과 22.6km 2의 갯벌이 마치 바다처럼 펼쳐져 있다. 철새와 갯벌 생물들이 살기 좋은 자연조건을 모두 갖춘 곳이다. 순천만은 국내 연안습지 중 처음으로 2006년 람사르 습지에 등록되었다.     


   갈대만 있는 게 아니다. 무성한 갈대밭 사이에 물억새와 쑥부쟁이도 무리 지어 있다. 갈대밭의 칠면초 군락지가 환상적이다. 갈대는 순천만의 상징이다. 겨울철 순천만은 외롭거나 쓸쓸하지 않다. 겨울철만은 철새들이 순천만의 주인이다. 순천에서 유행하는 말이 있다. “갈 데가 없으면 갈대숲으로 가라.”

갈대숲
여름철 칠면초 / 순천만 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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