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촌
요코하마 근처의 토노다께(탄자와산)를 소개한다. 무인 가게 둘러보기, 등산, 온천이 주요 일정이다. 특히 무인 가게는 주요 볼거리다. 무인 가게는 동네 개천 우물가에서 빨래하는 봄처녀다. 누가 보거나 말거나 빨래에만 열중하는 그런 모습을 하고 있다.
마을 밭 가장자리에 주인의 취향대로 꾸며진 화단이 이색적이다. 마음의 여유가 느껴져 평화로운 느낌이 든다. 집 옆 밭 한쪽에 가족 묘지가 있다. 삶과 죽음이 분리되지 않은 초연한 모습이다. 누가 사거나 말거나, 농가 입구에 동백꽃처럼 한가하게 하릴없이 지나가는 길손들을 바라보고 있다. 모르긴 해도 하루 종일 혹은 며칠째 돈통(이하 금고)에 떨어지는 소리를 못 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오늘도 내일도 묵묵히 꾸준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야생화처럼 언제나 당당하다. 넉넉하거나 풍족한 것은 아니지만, 소박하고 조용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수금하는 날 온 가족이 모여, 멀리서 지켜봤던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등산로 초입 도로변 농가 입구에 우체통 크기 만한 무인 가게들이 군데군데 아무렇게나 서 있다.
지나가는 등산객은 필요에 의해서 혹은 호기심에서 각종 채소 과일을 사서 배낭에 넣고 그냥 그렇게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다. 전봇대 기둥에 매달려 있는 가게, 담벼락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는 가게들이다. 말이 필요 없다. 가격은 전 무인 가게 통일, 한 봉지 혹은 한 다발 100엔(한화 약 1,000원) 동전 한 닢이다. 동전이 없으면 물건을 살 수 없다.
금고는 동전만 허용하기 때문이다. 잔돈 거스름 같은 불필요한 행위는 없다. 가게 전시 물품은 그 농가의 현재 재배 중인 신선 작물이다. 감자, 고구마, 당근, 양파, 대파, 귤 등 다양하다. 무인 가게들을 순방한다. 마케팅 용어로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 중심으로 분석해 본다. 덤으로 등산, 온천을 소개한다.
1. 무인 가게
전에 가끔 귤 감자 등 100엔 한 봉지를 무인 가게에서 사 왔다. 총 경비가 교통비 포함 약 7,000엔 정도다. 소박한 100엔 무인 가게들에 대한 추억이 큰 선물로 남는다. 없으면 없는 대로,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자연과 더불어 소박하게 조용하게 사는 무인 가게 동네 사람들이다.
1) 야마구치 할머니 무인 가게
동네에서 제일 대형 가게이며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동네 무인 가게의 효시, 원조로 추정된다. 금고가 동네에서 제일 크다. 할아버지 생전에 초록색 글씨로 정성을 기울여 쓴 대형 광고판도 있다. 기둥과 받침대, 지붕은 나무 재질로 만들어져 환경 친화적이며, 품질관리를 위하여 햇빛 차단용 마대로 한쪽 동쪽 측면을 차단하였다. 취급품목은 다양하여, 다마네기(양파, 일본이므로), 파(네기), 가지, 생강, 당근, 고구마, 감자 등이다. 품절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5분 내 거리의 밭에서 즉시 채워질 수 있다.
자금관리는 철저하다. 알루미늄 사각기둥 위에 사각 금고를 용접하였다. 혹시 도난 방지를 위하여 추가로 금고를 비닐 로프로 두 바퀴나 더 돌렸다. 애지중지하는 이유는 할머니의 유일한 수입원이기 때문이다. 취약점은 사각기둥이 맨땅 위에 심어져 있어, 악당들이 통째로 금고를 뽑아 옮겨 갈 수도 있다. 할머니 전언에 의하면, 개업 육십 년간 그러한 끔찍한 일은 단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다. 밭 옆에 할아버지의 무덤이 있기에 항상 든든하다. 입금 즉시 확인 음이 “쨍그랑” 은은하게 들린다. 문 바로 밖에 금고가 있기 때문이다.
2) 오오이씨 무인 가게
파, 생강, 양파, 오이가 주력 상품이다. 제법 근대화한 가게 모습이다. 녹방지를 위하여 알루미늄 기둥을 땅을 깊게 파서 묻고, 받침대는 지진 비바람 폭풍 대비 그물형 알루미늄 그릴로 완벽하게 고정하였다.
통풍이 용이하게 신선 제품 관리를 하고 있으며, 장바구니에 담아 주위 가게보다 미관상 우수제품임을 내세우고 있다. 햇빛 차단을 위하여 갈대발을 엮어 동쪽 측면 관리를 하며, 상부 지붕은 투명 요철 플라스틱판으로 덮고, 모래주머니로 한번 더 눌러 지진 강풍에 대비하였다. 특히 전봇대에다 가게 기둥을 두 번 둘러 도난 및 전도 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금고는 원형 통을 사용하여 주변 울타리, 농장 일대와 어울리게 자연 친화적으로 설치하였다. 특히 금고는 전봇대가 쓰러지지 않는 한, 절대 안전할 수 있도록 타이 밴드 밧줄 사용하여 가게 기둥과 일체감을 가질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편의시설로는 각종 최신의 생활 정보지를 비치하여 두었으며, 특히 고객을 위하여 갑자기 내리는 소낙비 폭설 대비용 투명 비닐우산을 24시간 비치 서비스하며 고객 최우선 정책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3) 다마네기씨 가게
문어발식 경영을 하고 있다. 주력은 도자기 생산 판매이나, 경영의 어려움으로 품목의 다양화로 활로를 찾고 있다. 최근 동네에서 제일 큰 양파 밭을 인수 소유하여 사업 확장하였다. 다마네기(양파)에 관한 한 독점적 비교 우위의 위치를 견고히 다지고 있다. 가게가 담벼락에 자연스럽게 기대어 있어, 고객에게 다가가는 고객 제일주의,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다.
광고에 관한 한 다마네기씨 가게는 지역 유력지에 광고를 할 계획으로 있으며, 도자기 생산 판매 시의 광고 경험을 살려 도로변 칼라 입간판과 깃발을 설치하였다. 광고에 강하다. 특히 가게 보안을 위하여 4륜 구동 차량(사진 뒷모습 참조)을 구입 24시간 비상 대기하고 있다. 딴 가게는 몰라도, 먹튀 혹은 갖튀(갖고 튀는)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첨단 신식 가게이다. 도난 방지용 아이디어로 빨간색 금고가 이채롭다.
4) 오렌지군 가게
최근 젊은이가 당찬 포부를 갖고 신규로 인수한 가게로, 취급품목이 오렌지 한 품목이어서 단출하다. 그러나, 무시할 수 없다. 바나나, 사과, 배등 과일 농장 확장 운영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백 울타리를 배경으로 한 대대적인 광고를 계획하고 있다. 젊음을 앞세워 동네 가게의 뉴 페이스, 다크호스를 꿈꾸고 있다.
5) 야외 출장 무인가게
적극적 공격적인 판로개척을 위하여 주차장까지 진출한 대표적 모범사례다.
2. 근처 추천 온천
귀갓길에 동해대학 전역(도카이 다이가쿠 마에, 동해대-몇 년전 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하라 감독 모교)하차 도보 10분 거리의 `사잔카` 온천 추천한다. 싸고, 폭포수 근육 마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시원하게 콸콸 내려치는 그 폭포수로 오십견을 치료한 경험이 있다. 옥외 침대에 누워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흘러가는 뭉게구름을 감상하며, 흘러가고 있는 나의 인생을 직접 볼 수 있다. 동해대학 근처에 위치한 관계로 고객이 대부분 젊다.
그 외 역 이름이 온천인 쓰루마키온천역에서 하차 여러 노천탕을 즐길 수 있다. 외부와 자연스럽게 차단된 노천탕이지만 최근 급속히 발달한 드론의 위협은 감수해야 할 것 같다. 온천 후 냉메밀국수(소바)가 시원하면서도 깔끔해서 좋다.
3. 등산 코스
토노다께(1,491m) 정상 등반이 목표이나 1시간 정도 더 이동하면 탄자와산(1,567.1m)에 오를 수 있다. 멀리 크게 붕괴된 산비탈의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시부사와 역에서 버스로 출발, 오오쿠라에서 내리면, 철에 맞는 형형색의 화초로 잘 꾸며진 공원이 있고, 현수교 형태의 멋진 다리(약 100m)가 있다. 그 다리 밑으로 철학적인 이름의 수무천이 있다. 그러나 물은 유유히 흐른다. 휴게실에서 음료수, 스니커즈 고당 초콜릿 등을 살 수 있다. 다리 찢기, 구부리기, 뻗히기, 허리 발목 돌리기 등 기본을 중시하는 국민 체조하는 단체 가족 등산객을 종종 볼 수 있다. 휴게소 인근 공터에서 바자회를 자주 한다. 수익금은 불우 이웃 돕는 데 사용하며, 착한 무인 가게 사람들이 주축이다.
운수 좋은 날은 탄자와 5,300회 등산 기록을 가진 의지의 산악인(하단 명함 참조)을 볼 수도 있다. 그는 50대 초반으로, 등짐을 지고, 군데군데 있는 별장 숙소 등에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 쉬는 장소에서 가끔 그의 명함을 받아 볼 수도 있다. 음지에는 이끼 낀 수목, 쭉쭉 뻗은 소나무, 양지에서는 발아래 겹쳐진 산들이 일품인 토노다께 정상 (왕복 약 5시간 소요, 약 6.4 km)이 좋다.
곳곳에 나무로 만든 배수로 통로에 놓인 나무 삽이 기억에 남는다. 용도는 돌멩이 나뭇가지 진흙을 치우는 데 사용한다. 꼼꼼함, 세세함, 장난기가 느껴진다. 나무삽은 나무 기둥에 잘 걸려 있어 분실 우려는 없다. 습지대는 나무 발판 계단이 있고, 자연보호를 위하여 나일론 끈으로 인간 세계와 자연세계를 분리한 곳을 종종 볼 수 있다. 그 줄 경계를 벗어나 자연세계로 진입하면, 탄자와산 열성팬들로부터 주의를 받을 수도 있다. 연로한 자원봉사자 토노다께 지킴이들이 단체로 계단 보수, 흙 고르기, 쓰레기 청소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
가끔 창공을 유유히 나르는 행글라이더를 볼 수 있고, 사슴 가족도 만날 수도 있다. 사슴 가족도 등산객 구경에 빠져 등산객이 민망할 정도다.
정상에서 점심 시간에 사슴 가족이 돌아 다니며 등산객 도시락 검사도 한다. 휴게소 별장중에 화장실을 운영하는 곳도 있으며 50엔 정도 받는다. 아깝지만 호기심에서 사용할 수도 있겠다. 정상에는 고도를 알리는 표지목이 있다.
정상 정복 증명사진 찍으려고 30초 이상 표지목을 잡고 있으면, 주위에서 동시 다발의 수많은 눈총이 날라 온다. 절대 피할 수 없다. 정상 별장에서 후지산 배경으로 멋진 하룻밤을 보낼 수도 있다. 이곳 메뉴판에 ”감주“라고 있는데, 우리의 단술 식혜는 아니다. 아주 낮은 알코올이 함유된 약한 술이다.
여름날 갈증이 목 끝에 달할 때쯤 나타나는 빙(얼음)이란 광고 붉은 글씨의 유혹을 참기 어렵다. 팥빙수를 파는 가게다. 이 갈등을 넘기고 이겨내는 이는 보통 독한 인간이 아니다.
토노다께 오르는 시간 약 3시간 30분, 내려오는 시간 약 1시간 30분 왕복 5시간가량 소요된다. 하산할 때 뛰어서 내려오는 피가 들끓는 젊은 열혈 폭주 다이빙형 등산족도 있다. 정상 오르기 전에 현재도 가끔씩 토사가 흘러내리는 붕괴 흔적이 있는 곳에 계단, 쇠 밧줄을 설치한 곳이 있다. 겨울 산행 시에는 아이젠이 필요한 지점이다. 발을 잘못 헛 디디면 계곡 밑으로 한참 미끄러져 내려 갈 수도 있다. 재수 좋은 날에는 후지산(3,776m 아래 사진)을 볼 수 있다.
태풍으로 쓰러진 아름드리 고목들이 등산로 바로 옆 계곡에 뒤엉켜 누워 있다. 지루한 변곡점이 3군데 정도 있는데, 자기 자신을 잊고 무아의 지경으로 꾸준히 오르면, 체력이 바닥날 즈음 끝내 도달한다. 세속의 마음이 어지러운 사람, 각종 스트레스로 정신 건강이 피폐해진 사람,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코스다. 약 5군데 정도 산장 (매점 숙박 시설)이 있다.
별을 헤는 것을 좋아하는 야간 캠핑족들을 위하여 텐트를 칠 수 있는 캠핑장이 있다. 어릴 적 고향의 밤하늘을 수놓았던 은하수 북두칠성과 함께 토노다께(탄자와) 정상 '존불산장'에서 하루 밤을 보낼 수 있다.
토노다께정상에서 30분정도 더 들어가면 탄자와산이 있다. 노루가족을 만날 수 있다.
<< 가는 길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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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오오쿠라(대창) 등산로 입구 : 약 100km
요코하마역(기준)에서 에비나 역 하차->
노선 변경 에비나 역(갈아타기)에서 시부사와역 하차->
버스로 갈아타서 오오쿠라 하차(수무천, 구름다리, 광장, 로타리형 버스 종점, 공원)->
무인가게->
토노다께 정상 (왕복 약 5시간 소요, 약 6.4 km)->
하산, 버스 편 오오쿠라-시부사와 역, 동해대학 전역(도카이 다이가쿠 마에) 하차 온천/동해대학 탐방 혹은
쓰루마키온천역에서 하차, 노천탕
■ 위치 지도 첨부
-. 토노다께 정상, 무덤, 가게, 휴게소.주차장.공원, 탄자와산 정상(1,567.1m) 등 (맨 하단 구글 주소 참조해 주세요)
■위치 주소
1) 토노다께 정상 : https://goo.gl/maps/R1r6upN5tgwyA5DL7
2) 무인 가게 : https://goo.gl/maps/H1aTeu2vDySzGuQo6
3) 묘지 :https://goo.gl/maps/WrNpHgyfFjHiYcNZ8
4) 휴게소, 주차장, 공원, 무수천 : https://goo.gl/maps/6rnobUwJ15zXJ8bD8
5) 탄자와산 : https://goo.gl/maps/sSV1DFJayEWW1MDV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