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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sun May 06. 2024

현재와 이직과 조기 은퇴 사이

9년 차 J

언젠가부터 9년 차 J출근이 너무 힘들다.


매일 삼십 분 가량,

알람이 울고 알람을 끄고를  반복하고 있다.


한 달 20번,

1년이면 240번,

8년이면 1,920번,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고 있다.



'정말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고 있구나!'



지금의 이 모습, 학창 시절 꿈꾸지 않은, 한 번도 상상하지 못한 일상이다.


어른 직장인이 되면 근사하고 멋진 삶을 살아낼 줄 알았다.

물론 스트레스에 술 푸는 날이 있을 거고,

누군가와 신랄하게 한판 붙는 날도 있겠지만.

가끔은 힘들어도 괜찮은 많은 날들이 30대 직장인의 삶 속에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지금엔 없다!



매일 아침 일어나기 힘든 건,

피곤해서인지 출근이 싫어서인지...


사무실로 가는 은 물 먹은 휴지처럼 축 쳐져있다.

언제부터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오래되었지만, 정확한 시점은 알 수 없다.



다만 최근 증상이 심해졌을 뿐!

회사 단짝 은희의 이직 준비 얘기를 듣고 난 뒤 더 심란해졌다.


은희는 입사 초기에 우연히 선배대신 참석한 K-프로젝트에서 알게 됐다.

이후 서로 응원하고 위로하며 지낸 5년.


친구 겸 언니 동생이 되었다.

그런 은희가 반년째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

올 초 진급에서 떨어진 후 크게 실망하고 분해하더니.

요즘 은희는 퇴근 후 이력서 내느라 바쁘다.




회사 도착.

축 처진 몸을 사무실에 구겨 넣고 자리에 앉았다. 모닝커피를 옆에 두고 사내 메일함접속한 뒤,

핸드폰 앱을 열어 모바일 기사를 읽어내린다.


40대 초반에 5억을 모아 조기 은퇴한 부부 기사에 눈이 멈췄다.

김이 잦아든 커피를 입으로 가져오다 J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낸다.

“찐 부럽다~. 난 어떻게 해야 하나?”



이직은 결심이 안 선다.

새로운 환경 적응자신 없고, 익숙한 여기를 떠나지도 못하겠다.


조기 은퇴,

너무 바라지만….

J는 월급 없이 여생을 보낼 만큼 돈이 없고, 일 없이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아직 모르겠다.


이직도, 조기 은퇴도, 부럽지만 결정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힘겹게 아침을 맞는 지금 삶에 대안은 또 없다.

퇴직도!

이직도!!

조기 은퇴도!!!

너무나 먼, 부러운 다른 사람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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