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과 헌신으로 성장하는 것
4. 어깨가 무거우면 더 강해진다.
중학교 1학년 입학 당시, 저는 수학 외의 과목은 잘 하지 못했습니다. 수학이야 운이 좋게 반에서 3등할 정도의 실력이었고요. 물론 전국적으로 보자면 훨씬 낮았겠지요.
문제가 많았던 중학교였습니다. 양아치들이 득실득실 했고요. 공부를 하는 아이들은 확실히 있기는 했지만 많지는 않았죠. 그런 중학교에서 저는 8등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제 아버지는 서울대학교 출신이십니다. 그러한 사실을 저는 아주 어릴 적부터 친할머니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습니다.
“너희 아부지가 어릴 때 그렇게 영리했다. 서울대도 장 학금을 받고 들어갔다. 욱아. 니도 꼭 똑똑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말입니다.
좋은 말씀입니다. 제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부담감 역시 같이 생기기 마련이죠. 무의식 속에서도 의식 속에서도 ‘나도 아버지처럼 서울대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성적이 낮다는 불만 (不滿)에 서울대학교에 가야한다는 부담(負擔)이 더해진 셈이죠.
'부담(負擔)'은 이라는 단어는 그대로 풀이하자면 질 부, 멜 담 하여, 짊어지고 메는 것입니다. 스스로 느끼는 책임입니다.
훌륭합니다. '흙수저', '금수저' 하는 말이 있습니다.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흙수저
명사 :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부모로부터 경제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금수저
명사 : 부유하거나 부모의 사회적 지위가 높은 가정에서 태어나 경제적 여유 따위의 좋은 환경을 누리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금수저이기를 원합니다. 부담(負擔)이 없기를 바랍니다. 그렇지만 한 번 생각해봅시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아시나요? 전략시뮬레이션게임으로 시작하기 전 3가지 종족 중 한 가지 종족을 선택합니다. 그리고는 자원을 모으는 4마리의 일꾼으로 각각 시작합니다. 그러고는 각자 선택한 방법으로 병력을 모으고, 전투를 치르며 전쟁을 하여 상대방을 이기는 것이 목적인 게임입니다.
이 게임에서 싱글모드에서 컴퓨터와 상대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치트키가 있습니다.
show me the money - 한 번 입력할 때마다 미네랄과 가스가 10,000씩 증가됩니다.
(등등이 있습니다.)
참 불공평합니다. 컴퓨터는 처음 일꾼 4마리와 미네랄 50으로 바닥부터 시작을 하는데, 사람은 show me the money 치트키를 쓰면 그렇지 않으니까요. 이렇게 치트키를 쓴 상황을 현실에 대입 해봐도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누구는 태어났을 때부터 미네랄 가스가 10,000씩 있습니다. 반면, 누구는 미네랄 50 밖에 없습니다. 누구는 태어났을 때부터 본인을 지켜주는 보디가드가 있고, 집을 치워주는 청소부가 있고, 맛있는 요리를 해주는 요리사가 있습니다. 반면, 누구는 부모님조차 계시지 않습니다.
어떤가요? 억울하지만, 게임처럼 삶을 끌 수도 없습니다. 좋은 점이 없어 보이죠. 사실 저는 이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직접 예를 들어 봅시다. 제가 다른 한 사람과 서로 인생을 건 스타크래프트 한 판을 한다고 하죠. 상대방은 show me the money를 사용하고 저는 그냥 맨 바닥에 서 시작합니다. 일반적으로 누가 더 치열하고 미친 듯이 할까요? 누가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할까요? 후자입니다.
정신승리라 볼 수도 있겠네요. 흙수저의 정신승리법이라며 비웃을 수 있겠습니다. 네 좋습니다. 흙수저의 정신승리법이라고 보고 싶다면 그렇게 하셔도 좋습니다. 저는 흙수저의 승리법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본인의 선택입니다.
운동으로도 볼까요? 1kg 덤벨을 들 수 있는 몸과 10kg 덤벨을 들 수 있는 몸은 다릅니다. 신기합니다. 처음부터 10kg 덤벨을 들 수 있는 타고난 신체가 강한 사람도 있습니다. 반면, 처음부터 1kg 덤벨 조차 들 수 없는 타고난 신체가 약한 사람도 있습니다. 재밌는 점은 이것입니다. 타고난 신체가 강한 사람은 그냥 만족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반면, 타고난 신체가 약한 사람은 불만을 갖고 이 악물고 이겨내려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몇 년이 흘러서 다시 본다면, 1kg 덤벨을 들던 그 사람은 어느새 20kg 덤벨을 들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정말 재밌지 않나요? 노력과 헌신으로 성장하는 것이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가장 빛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깨의 짐은 무거울수록 좋다.
그것으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그대는 그것에 지지 않을 강인함을 가지고 있다.”
-책 <도쿠가와 이에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