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추락했다고 생각할때

너만이 아니다

by 하찌네형

내가 잘 아는, 너무도 친하게 지내는 거래처 A임원분이 계신다. 이 분은, 30대에 대기업 임원으로 승진하여 신문에 날 정도였다. 나는 A의 회사내에서의 입지와 생활, 능력에 대해서 전혀 의심하지 않았고, 회사에서도 많은 인정을 받으며, 어린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여러 요직을 거쳤다.


그렇게 A는 30대후반에 대기업에서 별을 달았다. 그러나, 별을 달고 난 A의 이후는 뭐하나 순탄하게 풀리지 않았다. 사업이라는 것은, 어느 한사람이 잘해서 잘되는게 아니고, 시장의 흐름과 주변의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크다. 제 아무리 성장하는 사업이라도 성장기가 있으면, 쇠퇴기가 있기 마련이다. 이게 한사람의 능력으로 좌지우지 되기란 쉽지 않다.


A 역시 그랬다. A가 임원이 되었을때에, 그 사업은 정점을 찍었고, 그리고 내려앉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주변에서 그의 위치를 시기하는 질투들이 본성을 드러내고, 여기저기서 A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게 된다. 임원연차로 보면, 1~2년 낮은 다른 임원들이,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A를 제치고 사업부장이 되는 것을 보고, A는 무슨생각을 했을까.


그러다가, A의 부하직원 출신으로, 매번 그와 마찰이 있던 다른 직원이 임원이 되고, 그가 세력을 모아 A를 변방으로 내쫒게 된다. 이것이 거칠것 없는 30대 후반의 임원이 겪은 현실이였다.


자신이 만든 회사를 떠나야 했던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잡스나, 중증외상환자에게는 신과도 다름 없을 이국종 교수 역시, 멀리서 보면 항상 탄탄대로만 있을 것 같지만, 실상은 모진 자갈밭과도 같았을 지 모른다. 역사속의 이순신장군도, 임진왜란에서 연전연승을 하면서 삼도수군통제사가 되었지만, 결국 그를 시기하는 세력들에게 당해 파직되고 투옥되지 않았던가.......


나만 힘든게 아니다. 다 똑같다. 그러니 섣불리 행동하지 말자


회사생활을 하다보면, 힘든 순간이 온다. 경험해보지 못했을테니, 무슨말인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순간은 꼭 온다. 그 경우,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신세한탄을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 내가 얼마나 잘 나갔는데,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회사가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가 있냐고 불만을 토로하고 힘들어 한다.


그걸 이겨내지 못하고 주저않게 되는 경우, 퇴직을 결심하게 된다. 사실 너무 화가나 이겨내기가 쉽지가 않다. 이건 단순한 고통을 넘어, 분노가 치밀어오르는 상황이다. 그러나 위와 같이 나만 그런게 아니였다는 여러 일화<?>들을 바탕으로 절대로 섣불리 움직이지 말자. 격투기에서 보면, 상대방을 약을 올려 도발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 도발로 인해 흥분하게 만들고, 순간의 페이스를 잃게 되어, 결국에 상대방에게 말려드는 경기를 하게 된다. [이런 더러운 회사. 에이~ 뭣같은 새끼들. 내가 이딴꼴 보려고 그랬는지 아냐? 이런 싸가지 없는 새끼들]이라고 욕지거리 한번 거하게 뱉고 싶고, 그래야 내 화가 풀릴지 모르지만, 그것도 순간이다. 회사도 당신의 그런 이성잃은 반응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회사는 철저하기 이익을 분석, 계산하는 집단임으로, 좀 더 넓게 생각하자. 어차피 이 회사는 내 회사가 아니다.


욕지거리도 순간의 기분이다. 냉정해지자


그 A임원은 지금 어떻게 되었나. 그렇게 변방의 작은 사업부로 밀려나고, 그 사업부가 곧 없어진다는 말이 돌 만큼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나름 그 안에서 오래 버티다, 적자사업부를 흑자로 전환시키며, 지금은 다시 인정을 받고 있다. 그와 그때의 일을 되짚으며 얘기를 꺼내자, 한마디 하신다. [나는 어땠을것 같나?. 나는 내 주변에서 나를 조롱하는 소리를 못 들었었을 것 같나? 그래서, 나는 그들이 원하는 대로 물러나는게 옳은 것인가를 수백번 생각했지. 그럼, 내가 완벽하게 지는 게임인 거잖아. 한두번은 질 수 있어도, 완벽하게 지는건, 더 기분 더럽지 않아?]라고 말이다.


회사에 대해, 나는 나의 노동력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으면 되지, 이 회사로 하여금 부귀영화를 누리거나, 인생의 의미를 찾을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의미는 다른곳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회사에 목매지 말고, 내 인생에서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을 최대한 낮추기를 조언한다. 가족같은 회사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라 생각하자. 상당히 상막하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언제라도 등을 돌릴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면 다소 치사하고 아니꼽더라도 그냥 그렇게 넘길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아쉽지만, 지금의 회사는 왠지 사람들을 그런쪽으로 몰아가는 느낌이고, 그런 무의미한 웃음만이 난무하는 느낌이다.


회사생활은 누구나 어렵다. 누구나 힘들고, 누구나 싫다. 물론, 지금 이시간에도 복직을 위해 노력하는 해고노동자분들에게는 이런 말이 배부른 사치이자 괜한 투정으로 들리지 않을까, 다소 조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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