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은 합리적일까.
상당히 조심스러운 주제인 직장내 성희롱과 괴롭힘이 시행된지 시간이 좀 지났다. 과거 직장내 성희롱은 이미 시행된 뒤였으며, 금년에 들어 괴롭힘이 추가된것이다.시행되고 안되고의 차이란, 그러한 일이 회사내에서 발생했을때의 조치가 법적으로 필요하게 되었으며, 피해자는 법적으로 보호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이러한 조치에 대해서는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부작용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직장내 괴롭힘과 성희롱은, 우선 그 정의가 불명확하다. 1+1=2와 같은 간단명료한 문제가 아니다.
우선 성희롱에 대해서는 이전 판결에서도 많이 있었으며, 언론에도 많이 보도된 그러한 행위들로 인한 성희롱 판단이 대부분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여기서 말하는 그러한 행위란, 피해자와 비슷한 나이,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봤을때,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건 기분 나쁜일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보편적인 성희롱을 일컷는다.
근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당연히 길가는 행인에게 물어보는 보편적인 질문따위는 실시되지 않는다. 그럼, 그 보편적인 사항에 대한 판단은 누가 하는지에 따라 다르다. 괴롭힘과 성희롱이란 대부분 물적증거가 명확치 않다.
만약,부하직원이 선배직원에 대해, [언제 어디에서 누가 어떻게..]라는 구체적인 진술과 함께 신고하면, 90%이상은 그렇다 판단한다. 특히 성희롱의 경우, 피해자의 진술이 우선이며, 상사보다 부하의 의견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사회적인 지위가 낮은사람]이 우선이다. 그럼,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은 [아니다]라고 얘기해봐야, 일단 찍히면 문제가 복잡해 진다.
성희롱과는 차이가 있지만, 성추행 관련, 최근 곰탕집 사건이 있다. 남자가 지나가다 여자의 신체를 만졌다는 것으로 최근 재판부는 이렇게 판단했다.
피고인 ㄱ씨는 추행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해 사실을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지 않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폐쇄회로TV 영상을 보더라도 오른팔이 여성을 향하는 점 등을 볼 때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법원의 판단에 뭐라 하는건 아니지만, 여기서도 [피해자의 진술]이 핵심이다.
내가 아무리 아니라고, 그냥 팔이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움직인거라고 항변해도, 피해자의 진술이 명확하면, 끝이다. 이러한 것이 대부분 직장내 성희롱의 가장 일반적인 레퍼토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근데, 그걸 악용할 수 있다. 나는 이점을 가장 문제라고 생각된다. 직장상사가 모든 부하직원에게 신망이 두텁고, 친하며, 언니, 오빠, 형님같은 분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 마음속의 앙금을 담아두다가, 한번 던진다. 위에 나열된 구체적인 진술과 함께, [내가 너무 기분이 나빴다]라고.
그럼..... 걸린다.
그래서, 선배사원들은 [요즘 부하직원하고 말섞기가 어렵다. 회식도 줄인다. ]등등의 하소연을 한다. 일리있는 말이다. 회식에서 이런저런 농담을 하면서 서로 웃고 즐기다가, 그 다음날 와서, [(예를들어) 과장님, 어제 저한테 살쪘다고 했죠? 어제 저 그것때문에 잠도 못자고 정신적으로 너무 힘듭니다]라고 하면 뭐라고 할것인가?...그러나, 오히려 이 경우는 심플하며, 한편으로는 그런 고민을 솔직히 말해줘서 고맙다고 해야 할 것이다. 과장은 [그래? 미안해. 얘기하다가 그런말도 했네. 다음부터 안할께]하고 사과하면 끝이다.
근데,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인사 관련부서나 회사내 고충신고부서로 신고하는 경우가 있다.
사실, 술마시고 떠들면서 얘기한 내용을 전부 기억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시간이 어느정도 경과된 후 연락와서 해명하라고 하면, 얼마나 난감하겠는가...아니라고 해봐야 소용없고, 그 피해자와 대면해서 [내가 그랬어?]하면 강요한 죄목<?>이 추가될 뿐이다.
이런 경우도 있다.
갑:어제 A회사에 윤대리를 만났는데 말이지?
을:아~ 그 키크고 마른 사람말이죠? 얼굴 예쁘고. (또는, 아~그 얼굴작고, 만찟남같은 사람 말이죠?)
이걸 듣고 있던 옆에 직원이 회사에 찔렀다. [여성(또는 남성)비하이며, 옆자리에 있는 자신들이 성적수치심을 가지게 되어 너무 기분나빴다]고. 회사내에서의 적절한 표현은 아닐지라도, 이게 신고까지 가야하는 내용인가 싶다.
괴롭힘도 그렇다. 누구나 다 듣고 [이런 나쁜놈]이라 말하는 보편적인 사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 누가 봐도 [나쁜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희롱과 같이 구체적인 진술과 함께, [저에 대한 모욕적인 언사와 행위, 무섭게 화를 내고... 제가 정신적으로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라고 말하면, 피할 방법이 없다. 여기에, 그 신고자가 자기편 1~2명 정도 포섭해 두었다면, 그래서 이미 양념을 해 둔 상태라면, 빼도박도 못하는 상황이다.
나는 그럴의도가 없다고, 업무와 관련되었다고 외쳐봐야....허공에 대고 소리치는 메아리이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
나는 이런한 상황들과 관련해서, 해당 문제에 아주 익숙한 변호사와 얘기를 나눈적이 있다. 그 사람 왈,
그게 맞는지 틀린지는 신만 안다. 성희롱과 괴롭힘은 명확한 증거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선의의 피해자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사회가 현재 그러한 프레임을 만들어 놨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그냥, 걸린다.
그래서 요즘은 부하직원에게 밥먹으러 가자고도 안한다고 한다.그렇게 말하는 그 사람도, 부하직원하고 엮이기 싫어하는 눈치이다. 누가 아는가....점심식사때 밥도 못먹게 업무얘기로 스트레스를 주고, 수저와 물준비를 강요한다고 할지..
이런 분위기가 좋다고 해야할지는 조금 생각해봐야 겠다. 회사는 어차피 나의 노동력을 제공하고 월급만 받으면 되지, 그 이외의 것에 대해 신경쓰기도, 신경쓰이기도 싫고, 그렇게 신경쓰는 사람들의 말과 시선과 행동이 싫다고 하는 사람들이 요즘은 많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회사에는 그 이전에 사회생활을 한 중장년의 사람들이 분명히 있고, 아직 사회의 변화에 급속히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잘못했으면 혼내고, 인사로서 서로의 일상을 묻는 그런 일들이 흔하던 시절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많은 가운데서, 아직 태동기에 있는 이러한 법들이 숙성과정을 거치지 않은 상태로 세상에 나와버리면, 그에 대한 보호장치 하나없는 선배사원들이 스트레스는 누가 받아줄 수 있을까도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마지막으로 그 변호사의 말을 더하자면, 만약 회사에서 저런 문제가 일어났고, 법적으로 이에 대한 조사가 반드시 일어져야 한다. 그렇게 되면, 회사는 가해자의 편에 설까, 피해자의 편에 설까. 정답은 둘다 아니다.
우선은 회사의 편에 선다. 회사가 피해를 받으면 안된다. 이를 위해, 회사는 무슨 방법이라도 쓸 것이다. 그 다음, 해결책이 마련된다면, 회사는 피해자편에 선다. 이건 진리다. 피해자의 말이 의심스럽고,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충분하여도, 그냥,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어느회사가 피해자보다 가해자의 편에 섰대~"라는 말을 들을때마다 회사에서 "이래이래 저래저래 해서 그렇게 된거다"라고 설명할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냥 귀찮은거다. 오롯이 회사의 관점에서 회사가 가장 피해를 덜 받는 방법을 택하게 되어있다.
이게 회사라던지, 크게보면 사회라던지....그냥 너무 개인중심으로 흐르는게 아닌가 한다.
공동체로 살기에는 너무 많은 제약조건이 있지 않나 하는게, 사실 갑갑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내가...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