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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슬 Nov 14. 2023

숙제할 시간이 없는 너에게

늘 숙제할 시간이 없학생이 있다. 시간을 쪼개보자.  자는 시간을 제외한 시간을 노트에 적어 본다. 아이에게는 5시간이 남았고, 그 시간에는 다른 과목 숙제, 휴대폰 하며 지낸단다.


이토록 일정이 빽빽한 아이에게 영어 숙제를 해오지 않냐고 다그치기에는 잠시 망설임이 필요하다.

시간에 쫓겨사는 아이는 멀뚱멀뚱 나를 바라보고, 나는 적합한 설득 문장을 찾느라 머릿속이 분주해진다. 불편한 침묵을 먼저 깬 것은 아이의 질문이었다.


"선생님, 인서울이에요?"

"엉?"

"그럼 시급이 얼마예요?"

아, 이거였구나.

아이는 그냥 최저 시급으로도 충분하단다. 

오랜 시간이 걸려도 결과 보장되지 않 공부를 수년을 하면, 얼마 지를 지금 눈앞에 앉아있는 어른에게 묻고 있는 것이다.


나는 재빨리 내 머릿속 음식폴더에서 요즘 아이들의 단골음식을 뒤졌다.

"너희들 주로 노코스 있잖아~ 마라탕후 먹고, 코노, 네 컷 사진 찍는데 2만 원은 지? 알바로 2시간 일해야 1시간 놀 수 있겠는데?"

나의 공격을 예상했다는 듯 아이는 답한다.

"3500원짜리 콩나물 국밥만 평생 먹을 수 있어요. 그래서 알바만 해도 돼요."


수업에 오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습 동기화가 된 상태기 때문에 난 웬만해선 그들을 이 수 없다.

 아이들은 나에게 '메기'다. 난 메기를 천적 삼아 더 강해지는 미꾸라지이다.


선생님에게 학습 의욕이 낮은 아이들을 포용하는 일은 가장 힘든 일다. 그런 아이들의 태도는 미움받을 이유가 아니라 연구할 이유다.


적게 벌어 적게 쓰며 지금부터 행복하겠다는 그들을 무엇으로 설득할 수 있을까. 모두가 슈퍼카를 타며, 브랜드 아파트에서 살아야 행복한 것은 아니지 않나.


하지만 이 아이 콩나물 국밥만 먹고살 수 없다는 걸 나도 그 아이도 안다. 부모님과 함 사는 집 월세바꾼다면 임대료와 관리비 얼마인지도 알아야 한다.

 30대까지만 해도 가난한 건 게으름 때문이라고 단정 짓고 스스로를 학대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인생은 가위바위보다. 

이겨보려고 대들어도 결과는 알 수 없. 그러니 종류의 용기(courage&container) 준비하면 된다. 그래 그곳에 긴다.

숙제할 시간이 없는 아이들에게 이 두가지 용기를 어떻게 설득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가 나의 숙제가 되었다.


To. 숙제할 시간이 없는 너에게


한 미래를 위해 오늘 희생하라고 하지 않을게.

하지만 오늘 떫은맛을 씹어 삼켜본 아이들 

어른 게임참가할 수 있 자격을 얻게돼.


어때? 숙제 싫으면, '용기 만들기' 작전 짜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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