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4개 노선이 만나 거대한 역이 된 '김포공항역'①

환승 가능노선 - 5호선, 9호선, 공항철도, 김포골드라인

by 철도 방랑객

5호선이 처음 개통한 이래 공항에 갈 때도 지하철로 갈 수 있게 되었다. 그 전까지는 공항으로 가는 지하철이 없었기에 5호선 개통은 공항 접근성에 있어서도 획기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은 9호선에 공항철도, 그리고 결국 경전철로 개통하게 된 김포 골드라인까지 총 4개 노선이 김포공항역을 지나고 있다. 머지않아 서해선도 이곳을 지날 예정이어서 초대형 역세권이 되어가고 있다.


◆ 9호선 직결운행 시도가 만든 복층 승강장

현재 김포공항역의 안내도를 보면 5호선을 제외하면 승강장이 모두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심지어 5호선만 승강장이 곡선 형태고, 나머지 노선은 모두 직선이다. 여기에는 모두 9호선과 연관이 있다.


김포공항역 사진1.jpg ▲ 5호선 외에는 모두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승강장.


잘 알려진 대로 9호선과 공항철도는 서로 같은 승강장을 사용하고 있다. 한 때 두 노선이 경의중앙선이나 수인분당선처럼 직결운행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만약 인천공항까지 KTX를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았다면 공항철도도 우측통행으로 통행이 가능했을 것이다. 거기에 열차 규격이 두 열차 간 차이가 없었다면 강남에서 인천공항까지 환승 없이 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직결운행을 할 생각이었다면 열차 규격을 왜 다르게 했는지도 의문이 든다. 현재 직결운행을 하거나 공용운행을 하는 노선은 모두 열차 규격이 동일해서 같은 스크린도어를 사용해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김포공항역 사진2-1.jpg ▲ 서로 다른 노선이 같은 승강장을 사용하는 김포공항역, 지하 3층.
김포공항역 사진2-2.jpg ▲ 서로 다른 노선이 같은 승강장을 사용하는 김포공항역, 지하 4층.


결국 9호선과 공항철도는 애초에 직결운행이 가능하지 않았던 노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직결운행 추진 방향으로 같은 승강장을 사용함으로써 환승거리를 획기적으로 단축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노선이 같은 승강장을 사용하는 김포공항역 9호선과 공항철도 승강장은 다른 역에서는 볼 수 없는 안내도 있다. 특히 공항철도 스크린도어에는 아주 큰 글씨로 ‘서울역 방면/인천국제공항 방면’이라고 별도 표기를 하고 있을 정도다.


반대편 승강장을 통해 다른 노선을 이용할 수 있다는 안내도 이 승강장에서만 볼 수 있는 안내다. 만약 같은 노선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위층으로 올라가거나 아래층으로 내려가야 함도 함께 표기하고 있다.


김포공항역 사진3-1.jpg ▲ 9호선 승강장에서 바라본 공항철도 승강장.
김포공항역 사진3-2.jpg ▲ 공항철도 승강장에서 바라본 9호선 승강장.


◆ 쇼핑몰을 연상하는 층별 안내

김포공항에 지하철이 처음 들어온 5호선은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없는 편이다. 환승통로 역시 딱 한 곳에 불과한데다가 개찰구로 나가는 연결통로 역시 한 쌍만 있어서 매우 단순한 구조다.


이는 김포 골드라인도 유사하다. 특히 짧은 김포 골드라인 승강장은 승강장과 대합실 간 연결해주는 통로가 한 곳에 불과할 정도다. 그에 반해 9호선과 공항철도가 함께 사용하는 복층 승강장은 쇼핑몰 못지않게 상당히 복잡한 구조다.


환승에 익숙하지 않는 승객이라면 김포공항역처럼 환승하기 힘든 역은 없다고 자부할 정도로 층마다 달라지는 환승 통로에 당황하기 쉽다.


김포공항역도 이런 점을 우려했는지 승강장 전반에 걸쳐 과하다 싶을 정도로 안내를 친절하게 해놓았다. 특히 층마다 환승이 가능한 노선 및 행선지를 표기해놓는 한편 방향을 헷갈리지 않도록 화살표도 매우 크게 적어놓았다.


김포공항역 사진4.jpg ▲ 쇼핑몰 못지않게 복잡한 김포공항역 안내.


이곳 승강장이 더욱 쇼핑몰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다름 아닌 승강장 가운데 자리한 거대한 에스컬레이터다. 승강장 한쪽 방면으로만 펼쳐진 에스컬레이터는 총 3곳에 걸쳐 퍼져있는데, 그곳마다 모두 상 하행 2쌍씩 총 4기나 운행 중이다.


동작역의 환승통로도 2쌍씩 4기가 운행 중인데 우측 2기는 상행이고 좌측 2기는 하행으로 운행되고 있다. 반면 김포공항역에 있는 이 에스컬레이터는 인접 에스컬레이터가 모두 서로 다른 방향으로 운행 중이다. 마치 9호선용 2기와 공항철도용 2기로 나누어진 느낌이다.


김포공항역 사진5.jpg ▲ 승강장 폭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거대한 에스컬레이터.


이 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도 잘 갖추고 있어서 누구나 편리하게 역을 이용할 수 있게 설계되어있다. 대합실까지 바로 올라가는 승객들은 이 엘리베이터를 주로 이용하는 편이다.


특히 공항으로 가는 승객들의 경우 짐이 많기 때문에 역시 4기나 운행 중인 엘리베이터는 이동에 큰 도움이 된다. 엘리베이터 역시 9호선과 공항철도로 나누어진 것 같다. 4기가 따로 움직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분산이 잘 되어서 기다리는 시간의 편차도 그렇게 크지는 않다. (다음회 계속)


김포공항역 사진6.jpg ▲ 승강장 및 대합실을 한 번에 이어주는 엘리베이터.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2년 5월 25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 김포공항역 후속편 : https://brunch.co.kr/@bigstar102/243

keyword
이전 10화노선에 따라 통로 모양에 차이가 있는 '강남구청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