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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에 따라 통로 모양에 차이가 있는 '강남구청역'

환승 가능노선 - 7호선, 수인분당선

by 철도 방랑객

강남구청역은 영등포구청역에 이어 ‘구청’이 들어가는 역 중 두 번째 환승역이 되었다. 강동구청역은 8호선에서 볼 수 있으며, 강북구청은 4호선 수유역에 보조역명으로 들어간다. 한편 강서구청은 역 자체가 없다.


그런 측면에서 강남구청이 얼마나 교통요지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다. 물론 강남구청은 강남구청역과 청담역 중간 지점에 있어서 영등포구청처럼 출구에서 바로 구청이 보이지는 않는다.


원래 강남구청은 7호선 개통 때만 하더라도 1번 출구 근처에 위치하고 있었지만, 그 후 현재 위치로 이전을 했기 때문에 역세권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만약 원래 위치였다면 ‘구청’ 환승역은 모두 초역세권으로 자리하는 진귀한 풍경을 볼 수도 있었다.


참고로 또 다른 ‘구청’ 환승역인 부평구청역은 영등포구청역처럼 역 출구에서 바로 구청을 볼 수 있다.

◆ 지하 4층 대합실을 두고 위아래로 자리한 두 노선

강남구청역은 7호선과 수인분당선이 교차로를 두고 거의 열십자(十) 모양으로 교차한다. 단, 교차로 전체에 걸쳐 고르게 퍼져있는 7호선과 달리 수인분당선은 선정릉역 쪽으로 치우쳐 있어서 ‘T’ 자 모양에 더 가깝다.


그러나 승강장이 각각 지하 3층과 지하 5층에 위치한 관계로 대합실에서 승강장까지 내려가는 시간이 더 걸릴 때가 있다.


지하 3층과 지하 5층 사이에는 지하 4층 대합실이 자리하고 있다. 이 공간을 통해 행선지별로 연결통로가 자리하고 있다. 이는 5호선과 9호선이 만나는 여의도역과 상당히 유사하다.


▲ 지하 4층 대합실, 7호선 승강장 방면에서 바라본 모습.
▲ 지하 4층 대합실, 수인분당선 승강장 방면에서 바라본 모습.


두 노선 모두 반듯한 직선 형태의 승강장 구조라서 승강장별로 환승거리가 거의 차이가 없다. 그리고 통로 모양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안내를 보지 않으면 다른 방향의 승강장으로 갈 가능성도 분명 높다.


그래서 지하 4층 대합실에 행선지에 대한 안내가 너무 많다 싶을 정도로 잘 되어있다. 기둥에 표기된 안내를 보면 두 노선 모두 같은 글씨체나 크기를 차용한 것이 아니라 각자의 디자인에 맞춰 다르게 표기한 것을 볼 수 있다.


분당선이 수인분당선으로 명칭을 바꾼 지 오래지만, 강남구청역에서는 여전히 분당선의 흔적이 남아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지하 4층 대합실이다.


한편 7호선 승강장에 연결된 환승통로에도 분당선의 흔적이 남아있다. 환승통로 기둥에 설치된 안내에는 수인분당선이 그대로 표기되어 있지만, 양쪽 벽면에는 여전히 분당선이 남아있다.


▲ 분당선의 흔적이 남아있는 7호선 환승통로.

◆ 병목현상을 유발하는 수인분당선 승강장 구조

두 노선 모두 환승통로는 승강장과 거의 직각으로 연결되어 있다. 7호선 승강장의 경우 승강장 공간을 모두 확보하고 있어서 공간이 상대적으로 넓다.


그리고 양 측면으로 두 갈래 길을 만들어놓아서 환승통로 자체에서도 분산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래서 출퇴근시간처럼 승객이 많지 않은 이상 환승통로에서 정체되는 장면은 거의 볼 수 없다.


▲ 7호선 환승통로에서 바라본 7호선 승강장.


반면 수인분당선 승강장의 경우 환승통로로 가는 곳에 갑자기 폭이 좁아져서 병목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마치 모래시계를 연상하는 형태다.


게다가 환승통로가 압구정로데오역 방면에 치우쳐 있어서 선정릉역 방면 승강장 쪽에서 하차한 승객들은 열차가 떠나고 난 후에야 비로소 환승통로에 진입하는 경우도 있다.


갑자기 툭 튀어나온 곳의 벽면에는 7호선 환승에 대한 안내가 워낙 크게 표기되어 있어서 멀리서도 잘 보인다.


▲ 병목현상을 유발하는 수인분당선 승강장.


수인분당선의 환승통로는 승강장과 높이가 다르다. 그 높이 차이를 계단으로도 대체했지만 경사로도 넓게 설치해서 누구나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광장 같은 공간에 두 사람이 겨우 이동할 정도의 폭을 가진 왜소한 계단으로 인해 또 한 번의 정체를 유발한다.


이렇게 어색한 형태의 환승통로 구조로 인해 승객 친화적인 동선 역시 그 효과가 희석되는 것 같다. 차라리 계단을 없애고 경사로로 모두 대체했다면 더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싶다.


▲ 약간 부족함이 묻어있는 경사로 환승통로.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2년 11월 16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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