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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노선이 만나 거대한 역이 된 '김포공항역'②

환승 가능노선 - 5호선, 9호선, 공항철도, 김포골드라인

by 철도 방랑객

김포공항역은 5호선이 가장 위쪽에 자리한 환승역으로는 또 보기 드문 역 중 하나다. 오금역 편에서 언급했지만, 5호선이 다른 노선보다 위쪽에 자리한 경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4개 노선 중 가장 위쪽에 자리한 5호선 승강장은 제법 어색하다.


김포공항역에 가장 최근에 생긴 노선은 김포 골드라인으로, 탄생까지 우여곡절이 정말 많았던 노선이다. 9호선의 연장선으로 계획된 이 노선은 정치적, 경제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결국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김포공항역 사진7.jpg ▲ 김포 골드라인 개통 당시 플래카드, 2019년 촬영.


어떻게 보면 김포 시민에게는 가장 불편한 결과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반대편의 하남에는 5호선이 연장되어 운행 중이기에 더욱 속이 쓰릴 것 같다.


◆ 김포 골드라인에서 볼 수 있는 특징들

김포 시내를 유일하게 지나는 철도 교통수단인 김포 골드라인은 노선 처음부터 끝까지 ‘김포’와 연관이 있다.


비록 김포공항역은 서울 시내에 들어와 있지만 역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김포’가 포함되어 있다. 그 다음 역인 고촌역부터 마지막 종착역인 양촌역까지는 모두 김포 시내에 속해있는 역들이니 노선 명에서 역 이름, 역이 속해있는 지명까지 모두 ‘김포’가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김포공항역 사진8.jpg ▲ 김포 골드라인 환승통로. 환승게이트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김포 골드라인의 시종착역인 김포공항역은 이 노선의 유일한 환승역으로, 다른 지역의 경전철과 비슷하다. 서울을 벗어난 지역을 운행하는 경전철은 모두 한 곳의 환승역만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를 운행하는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이나 앞으로 개통 예정인 신림선 만이 2개 이상 환승역을 갖춘 경전철이라는 점도 서울과 서울 외의 경전철로 구분할 수 있는 특징이다.


한편 현재 운행 중인 경전철은 모두 환승 게이트가 있는 반면, 김포 골드라인에서는 별도의 환승 게이트가 없다. 이는 환승 시 추가요금이 별도로 없는 것도 하나의 이유지만, 환승역 자체가 김포공항역뿐인 점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용인이나 의정부 경전철의 경우 환승 시 추가요금이 발생하기 때문에 설치되었다고 볼 수 있고, 우이신설선의 경우 환승역이 여러 곳 있어서 승객 수 집계를 위해 환승 게이트를 설치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비교적 신설 역답게 김포 골드라인의 대합실은 자연 친화적인 모습으로 승객을 맞이하고 있다. 아무래도 식물과 식물 조형물은 지옥철에 찌든 승객들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심어주지 않을까 싶다.


김포공항역 사진9.jpg ▲ 자연 친화적으로 꾸며놓은 김포 골드라인 대합실.


하지만 지하 4층에 위치한 김포 골드라인 승강장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9호선과 공항철도 승강장과 나란히 위치한 김포 골드라인 승강장은 사실상 두 노선의 승강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리고 다음 역으로 이어지는 고촌역 방면 선로 역시 5호선 외에는 겹치는 노선이 없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볼 때 지하 4층까지 내려온 김포 골드라인의 승강장 위치가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김포공항역 사진10.jpg ▲ 지하 4층에 위치한 승강장의 영향으로 길어진 환승통로.


하지만 대합실은 지하 2층에 위치하고 있어서 환승거리가 자연스럽게 길어졌다. 물론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가 잘 갖추어진 편이지만 다른 3개 노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동떨어진 느낌이 강하다.


이렇게 깊숙이 자리한 승강장은 스크린도어로 가려져 있지만 승강장 끝으로 이동하면 진입 중인 열차의 모습을 담을 수 있다.


김포공항역 사진11.jpg ▲ 승강장에서 볼 수 있는 열차 모습.


도착한 승강장에서 바로 다시 출발하는 우이신설선 신설동역과 달리 김포 골드라인 열차는 승차 승강장과 하차 승강장이 구분되어 있다. 아무래도 김포공항역에 하차하는 승객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승하차 승객 간 동선 겹침을 방지하고자 한 것 같다.


그래서 김포 골드라인의 다른 역 승강장에 비해 김포공항역 승강장은 지하철 역 부럽지 않게 승강장 폭도 넓은 편이다. 이 모습은 의정부 경전철 회룡역을 연상하게 한다.


그리고 종착역이라는 특징을 잘 살려서 하차 승강장의 에스컬레이터는 2기 모두 올라가는 방면으로만 운행하고 있다. 계단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통로는 한 곳에 불과하지만 그럭저럭 병목현상은 잘 이겨내고 있는 편이다.


김포공항역 사진12.jpg ▲ 한 방향으로만 운행하는 하차 승강장의 에스컬레이터.


◆ 김포 골드라인에서 미로처럼 돌고 돌아야 갈 수 있는 5호선 송정역 방면 승강장

이렇게 승객 편의를 위해 나름대로 신경을 많이 쓴 김포 골드라인이지만 유독 5호선과의 환승은 너무 간과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계속 언급해온 대로 김포 골드라인의 환승통로는 딱 한 곳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 환승통로는 지하 2층에서 5호선 개화산역 방면 승강장과 바로 연결된다. 하지만 반대편의 송정역 방면 승강장은 오히려 9호선과 공항철도의 공용 승강장을 거쳐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9호선과 공항철도는 모두 환승 게이트가 있기 때문에 김포 골드라인에서 5호선 송정역 방면으로 가려면 같은 역의 환승 게이트를 모두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김포공항역의 환승이 상당히 까다롭다고 언급한 이유다. 정리하면 이렇다.


김포 골드라인으로 김포공항까지 온 승객은 지하 4층의 승강장에서 지하 2층 대합실까지 올라온 이후 다시 9호선/공항철도 환승 게이트를 거쳐 지하 3층으로 내려간다. 그 다음 지하 3층의 또 다른 환승 게이트를 거쳐 다시 지하 2층으로 올라가야 송정역 방면 승강장이 등장한다.


이렇게밖에 이동할 수 없는 이유는 5호선 김포공항역 대합실은 반대편 승강장으로 넘어갈 수 없는 구조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물론 반대편 승강장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또 지하 2층에서 지하 1층으로, 또 지하 2층으로 다시 이동하기 때문에 환승이 상당히 복잡해진다.


김포공항역 사진13-1.jpg ▲ 5호선으로 이동을 위해 거쳐야 하는 환승 게이트.
김포공항역 사진13-2.jpg ▲ 지하 3층 공용 승강장과 5호선 송정역 방면 승강장을 연결해주는 환승통로.


9호선이 5호선과 거의 비슷한 경로로 여의도역까지 이동해서 9호선 이용 승객이 더 많을지 모르지만, 5호선을 이용해야 하는 승객이 있다면 제법 불편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반대 방향으로 환승은 아주 짧기에 위안을 삼아야 할 것 같다.


이처럼 김포공항역은 안내가 많아도 헷갈리기 쉬운 상당히 복잡한 역이 되었다. 앞으로 개통할 서해선을 연결하는 환승통로가 개통한다면 그야말로 역에서 헤매다 시간을 다 보내버리는 일도 발생하지 않을까 싶다.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2년 6월 1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 김포공항역 후속편 : https://brunch.co.kr/@bigstar10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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