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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승객 친화적인 환승역인 '복정역'

환승 가능노선 - 8호선, 수인분당선

by 철도 방랑객

복정역은 역 탄생과 함께 환승역으로 자리 잡았다. 수인분당선이 분당선으로 처음 개통할 당시에 복정역은 미정차로 통과하던 역이었다. 애초에 8호선과의 연계를 목적으로 한 역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장면이다.


그렇기 때문에 복정역은 수도권에서 가장 짧은 환승거리를 가진 역이 될 수 있었다. 열차에서 내려서 다른 노선 승강장에 이르기까지 30초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도 충분히 도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복정역에서 만나는 8호선과 수인분당선은 서로 방향을 급격히 꺾는 구간과 직선으로 이어지는 구간이 교차한다. 8호선의 경우 남위례역 방면으로는 진행방향 좌측으로 꺾어서 이동한다. 수인분당선의 경우 수서역 방면으로 진행방향 좌측으로 꺾어서 이동한다.


반면 8호선의 장지역 방면 및 수인분당선의 가천대역 방면으로는 직선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직선으로 이어지는 곳은 서울에 위치한 송파대로와 경기도에 위치한 성남대로의 경계이기도 하다.

◆ 복층 섬식 승강장으로 환승시간 최소화

복정역의 구조는 사실 수도권보다는 부산 지하철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구조다. 두 개의 섬식 승강장이 위아래로 복층 구조를 하고 있는 형태인데, 이 구조의 장점은 연결통로 하나 만으로도 양방향 모든 열차를 이용할 수 있는 통로가 조성된다는 점이다.


▲ 복층 섬식 승강장 형태로 되어있는 복정역.
▲ 김포공항역처럼 층마다 노선 안내가 있는 복정역.


수도권에서 복정역과 비슷한 구조를 한 역이 바로 김포공항역인데, 김포공항역의 경우 각기 다른 노선이 서로 섬식 승강장을 이루는 형태다. 복정역은 8호선이 지하 2층에 있고 수인분당선이 지하 3층에 있어서 서로 독자적인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공교롭게 복정역과 김포공항역은 모두 우측통행 노선과 좌측통행 노선이 섬식 승강장을 이루는 것도 같다. 8호선과 9호선은 우측통행이고, 수인분당선과 공항철도는 좌측통행이다. 덧붙여서 해당 노선들은 모두 6량 편성으로 운행한다는 점도 같다.

◆ 계단만 거치면 다른 노선이 등장하는 역

복정역은 이렇게 두 노선이 같은 공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대합실 역시 서로 통합해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대합실의 안내는 반씩 서로 사이좋게 양분해서 각자 노선에 대한 안내를 해 놓았다.


대합실에서 승강장도 거리가 상당히 짧기 때문에 열차가 진입할 때 안내방송이 대합실까지 들린다. 8호선의 경우 서울교통공사 소속이고, 수인분당선의 경우 코레일 소속이라 두 회사 간 안내가 서로 다르다.


▲ 대합실에서 바로 보일 정도로 가까이 위치한 8호선 승강장.


이 미세한 차이를 아는 승객이라면 안내방송에 따라 분주히 움직이거나 더욱 여유롭게 기다리는 것이 가능해진다.


다만 김포공항역처럼 에스컬레이터로 연결된 것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연결통로가 계단으로만 되어있어서 교통약자의 경우에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엘리베이터 이용 승객도 계단을 이용하는 승객만큼이나 많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로 1분 이내 환승은 조금 어렵지 않나 싶다.


대합실과 수인분당선 사이에 위치한 8호선 승강장의 경우 대합실까지 연결하는 계단은 단 한 쌍에 불과하다. 대신 수인분당선 승강장을 연결하는 계단은 한 쌍이 더 있다.


이렇게 연결통로만 봐도 복정역은 승하차 승객보다는 환승 승객이 더 많을 것이라 예상했던 것 같다.


▲ 8호선 승강장에서 바라본 수인분당선 환승통로.
▲ 수인분당선 승강장에서 바라본 8호선 환승통로.

◆ 경계에 위치한 역

복정역은 서울 송파구와 경기도 성남시의 경계에 위치한 역이다. 그래서 이곳에는 서울 버스들의 차고지인 복정차고지가 위치하고 있다. 이렇게 차고지가 위치한 곳인데다가 시도 경계인 이곳은 다른 지역에 비해 유동인구를 보기 어렵다.


그래서 출구도 4개에 불과하다. 10차선이 넘는 도로가 펼쳐진 복정역에서 출구의 존재는 더더욱 미미하다. 특히 대합실에서 한참을 걸어야 나오는 2번 출구의 경우 출구 폭 자체가 워낙 협소해서 상습 병목현상이 발생하곤 한다.


2번 출구의 통로에는 바닥에 우측통행을 안내하는 중앙 분리대와 같은 선이 표시되어 있다. 이는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출구의 초입부까지 계속 이어지는데, 이 선 안으로는 두 사람이 겨우 지날 정도의 폭에 그친다.


▲ 폭은 협소하지만 가야할 길은 상당히 긴 2번 출구.


2번 출구를 나와 진행방향 좌측으로 방향을 돌리면 버스 차고지와 함께 버스 환승센터가 펼쳐진다. 서울역이나 여의도 환승센터에 비하면 조촐하지만 그래도 탑승 번호에 따라 버스 종류가 다르다.


종점인 만큼 하차전용 승강장도 갖추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두 개 노선의 복정역 승강장만큼 버스 환승센터도 붐빈다. 그에 맞춰 버스도 수시로 환승센터에 진입해서 승객을 태우고 있다. 경계에 위치하고 있어서 그런지 서울 버스뿐만 아니라 경기도 버스도 꽤 볼 수 있다.


▲ 복정역 2번 출구 가까이에 위치한 환승 주차장.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2년 12월 14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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