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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구청역과 올림픽공원역을 섞어놓은 '효창공원앞역'

환승 가능노선 - 6호선, 경의중앙선

by 철도 방랑객

효창공원앞역은 동묘앞역, 한대앞역, 외대앞역과 함께 ‘OO앞’이 들어가는 아주 특이한 역 중 하나다. 이 중 외대앞역을 제외하고는 모두 환승역이 되었다는 특징도 있다.


이 중 6호선과 연관 있는 효창공원앞역과 동묘앞역은 두 역 모두 6호선이 먼저 탄생했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6호선 역은 모두 섬식 승강장인 반면 뒤에 탄생한 다른 노선의 역은 모두 상대식 승강장이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1호선과의 접근성을 위해 필요했던 동묘앞역과 달리 효창공원앞역은 다음 이어지는 공덕역에서도 환승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의중앙선 역이 굳이 필요했을까 싶은 의문이 드는 역이기도 하다.


아무튼 경의중앙선의 효창공원앞역이 개통함에 따라 2호선과 5호선의 을지로4가역 ~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구간에 이어 두 번째로 서로 다른 노선이 같은 역을 나란히 운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 두 역을 합쳐놓은 듯 특이한 구조의 환승통로

효창공원앞역의 역 구조를 보면 두 승강장이 같은 방향을 보고 나란히 위치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6호선은 지하 3층에 있으면서 섬식 승강장 구조로 되어있고, 경의중앙선은 지하 2층에 있으면서 상대식 승강장 구조로 되어있다.


▲ 효창공원앞역 역 구조.


그러나 경의중앙선이 좌측통행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내리는 문은 두 노선 모두 왼쪽 출입문이 되는 공통점은 하나 있다. 그리고 인접역이 공덕역이라는 점도 같다.


경의중앙선은 상대식 승강장 구조여서 6호선에서 환승하는 승객은 행선지를 잘 볼 필요가 있다. 특히 환승통로가 경의중앙선 용산역 방면 승강장과 바로 연결되어 있어서 열차가 진입하면 무의식적으로 그곳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승강장과 바로 연결되어 있는 경의중앙선 용산역 방면 승강장.


이처럼 용산역 방면 승강장은 환승통로와 바로 연결되어 있어서 환승이 편리한 반면, 반대편의 공덕역 방면 승강장은 경의중앙선 대합실을 거쳐야 해서 환승 소요시간이 길어졌다.


이는 경의중앙선 바로 아래로 복층 구조로 나란히 이어지는 공항철도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참고로 공항철도는 효창공원앞역을 통과하지만 따로 정차하지는 않고 이곳을 지나 경의중앙선과 방향을 다르게 꺾어서 서울역으로 향한다.


한편 6호선에서 경의중앙선 공덕역 방면으로의 환승은 다음 역인 공덕역에서도 가능해서 그런지 환승 승객은 그렇게 많아보이지는 않는다. 특히 6호선과 경의중앙선은 디지털미디어시티역까지 거의 같은 경로로 운행해서 두 노선 간 환승은 상당히 분산되는 느낌이 강하다.


효창공원앞역처럼 대합실을 거쳐야 환승이 가능한 역은 2호선과 5호선의 환승역인 영등포구청역에서도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리고 승강장 구조만 보면 5호선과 9호선이 만나는 올림픽공원역을 연상할 수도 있다.


올림픽공원역도 섬식 승강장의 9호선과 상대식 승강장의 5호선이 만나는데, 효창공원앞역과 마찬가지로 두 노선이 나란히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 물론 섬식 승강장의 9호선이 지하 3층에 있고, 상대식 승강장의 5호선이 지하 2층에 있는 것도 비슷하다.


▲ 대합실을 거쳐야 승강장이 나오는 경의중앙선 공덕역 방면 승강장.

◆ 노선에 따라 확연히 다른 승강장 분위기

경의중앙선 지하 구간은 모든 역이 다 어두운 톤의 벽면과 바닥으로 승강장이 매우 어둡다. 열차도 한 시간에 겨우 3~4대 꼴로 운행할 정도로 빈도가 낮기 때문에 승강장에 활기가 없다.


이처럼 뜸한 열차 운행으로 인해 안 그래도 어둡고 적막한 역을 더욱 우울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귀신 영화의 촬영 배경으로도 손색없을 정도다.


안 그래도 어두운 분위기인데 안내도에 스크린도어까지 모두 어두운 계통의 색을 사용해서 마치 한줄기 빛만 어렴풋이 보이는 깊은 동굴에 있는 느낌도 든다.


반면, 6호선 승강장은 이런 경의중앙선과 완전히 대비되는 분위기다. 벽면은 물론 바닥까지 흰 바탕에 가까워서 이곳은 불이 없더라도 밝을 것만 같은 착각을 하게 한다.


▲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의 경의중앙선 승강장.
▲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의 6호선 승강장.


안내도 역시 이런 밝은 분위기에 맞춰 흰색 톤을 사용했다. 전체적으로 밝은 색이 사용되어서 그런지 경의중앙선과 비슷한 색을 사용하고 있는 스크린도어도 상대적으로 밝게 느껴진다.


게다가 섬식 승강장 치고는 꽤 넓은 폭의 승강장 구조의 공간이라 개방감이 있다. 반면 상대식 승강장의 경의중앙선은 하나의 승강장이 6호선 승강장 전체 폭에 못 미쳐서 더욱 좁게 느껴지는 것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효창공원앞역은 이처럼 대비되는 승강장을 통해 서로 다른 노선이 운행하고 있음을 어필하고 있는 것 같다.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2년 10월 5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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