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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선지에 따라 환승통로가 달라지는 '신사역'

환승 가능노선 - 3호선, 신분당선

by 철도 방랑객

신분당선 연장 개통의 마지막 역이자 강남대로 최북단에 자리한 신사역은 당분간 신분당선의 새로운 종착역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신분당선이 신사역까지 운행하면서 지하철 앱이나 인터넷 검색으로 양재역에서 신사역까지 검색을 하면 3호선이 아니라 신분당선으로 안내한 것을 볼 수 있다.


3호선의 경우 강남대로를 우회해서 되돌아오는 반면, 신분당선은 강남대로를 그대로 관통하기 때문에 시간은 훨씬 단축할 수 있다. 문제는 신분당선이 민자 구간이라 추가요금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서(해당 구간 추가요금: 1,500원) 과연 양재역에서 신사역까지 신분당선을 이용할 승객이 얼마나 될지 궁금해진다.


예전에 천안에서 논산까지 고속도로가 개통했을 때 경부선과 호남선을 이용해서 돌아가느냐 아니면 민자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빨리 가느냐를 고민하던 것과 같은 방향이 아닐까 싶다.


선택의 폭을 넓혀준 신분당선 연장 개통은 이제 분당, 판교에서도 서울 어느 곳에나 한 번의 환승으로 편리하게 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 행선지별로 구분해놓은 환승통로

논현역과 달리 신사역의 환승통로의 환승게이트는 3호선 승강장에서 바로 볼 수 있다. 그러나 3호선 신사역은 상대식 승강장이기 때문에 3호선의 행선지에 따라 통과하는 환승통로는 물론 환승게이트도 달라진다.


신사역 사진1.jpg ▲ 3호선 승강장에서 바로 볼 수 있는 환승게이트.


신분당선 신사역은 환승통로가 곧 대합실로 이어지는 연결통로라서 환승통로 안내에 나가는 곳까지 표기되어 있다.


그런데 이 통로에는 승강장과 구분하는 벽이 꽤 길게 연결되어 있다. 사당역이나 교대역처럼 환승 동선을 일부러 길게 조정한 역이 있는데, 신사역도 이 점을 염두에 두어서 벽으로 승객 동선을 조정하려 한 것 같다.


신사역 사진2.jpg ▲ 긴 벽으로 구분되어 있는 신분당선 연결통로.


신사역 개찰구로 나갈 승객은 어느 방향으로 올라가도 관계가 없다. 하지만 3호선 환승 승객이라면 행선지를 잘 보고 이동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왔던 길을 그대로 다시 되돌아가야하는 불편함이 뒤따르게 되어있다.


물론 신분당선 신사역에는 3호선 노선의 모든 역을 다 표기해놓을 정도로 친절한 안내를 해놓았기 때문에 행선지만 잘 본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신사역 사진3.jpg ▲ 환승 가능한 3호선의 역도 모두 표기해놓은 신분당선 통로.


한편으로는 이렇게 다른 노선의 역을 모두 표기할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도 든다. 아직 우리나라 지하철은 안정기에 접어든 것이 아니라 여전히 새로운 노선이 생기고, 있던 노선도 연장되어 노선도가 계속해서 변하고 있다.


그때마다 환승통로에 표기해놓은 이 정보들도 계속 바꿔야 하는 불편함이 뒤따르기 마련인데, 이는 분명 행정 낭비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좀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안내를 하는 방법을 고려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은 장면이다.


◆ 병목현상이 우려되는 3호선 승강장

이제 개통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신분당선에 비하면 3호선은 개통한 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지났다. 3호선 개통 당시에는 지금처럼 많은 유동인구를 생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대체적으로 승강장의 폭이 좁은 편이다.


신사역 사진4.jpg ▲ 이용 승객에 비해 승강장 폭이 좁은 3호선 신사역.


3호선 신사역 역시 승강장의 폭이 넓은 편은 아니다. 그런데 신분당선 환승통로가 승강장에 직접 연결되는 바람에 환승통로 주변에는 승객이 항상 많다.


문제는 이 환승통로에서 얼마 벗어나지 않은 곳에 3호선 대합실로 연결하는 연결통로까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 그래도 폭이 좁은 3호선 승강장인데, 그 승강장 폭마저 잡아먹는 연결통로로 인해 환승통로 주변은 공간이 더욱 협소해졌다.


그 덕분에 환승통로에서 벗어나 승강장 다른 쪽으로 이동하는 것도 결코 쉽지가 않다. 평소에도 많은 사람들로 인해 승강장 내에서도 이동이 어려운 3호선 신사역인데 출퇴근 시간이라면 환승통로의 혼잡도가 더욱 심해질 것 같다.


신사역 사진5-1.jpg ▲ 3호선 승강장과 신분당선 환승통로 간 높이 차이로 인해 생긴 계단, 3호선 승강장에서 바라본 모습.
신사역 사진5-2.jpg ▲ 3호선 승강장과 신분당선 환승통로 간 높이 차이로 인해 생긴 계단, 신분당선 환승통로에서 바라본 모습.


나아가 3호선 승강장과 신분당선 환승통로 간에 높이 차이로 인한 계단도 잠재적인 환승 지연의 요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2호선 사당역에서와 같이 차라리 높이 차이가 많이 난다면 승객들이 미리 인지해서 주의를 기울이지만, 신사역의 경우 높이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계단을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벽기둥마다 계단이 있음을 인지시키는 주의문구가 있지만 혼잡할 때 과연 승객들이 저 문구를 인지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오히려 승객이 붐비면 서두르는 승객도 많아지기 때문에 더욱 위험해진다. 차라리 수인분당선 강남구청역처럼 계단 대신 경사로를 설치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신사역 사진6.jpg ▲ 환승통로 측면에 설치된 경사로.


그나마 환승통로 측면에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어서 교통약자도 이용하기에 크게 불편함이 없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대신 이 경사로를 이용하면 꺾이는 구간이 몇 군데 있다. 이곳은 맞은편에서 오는 승객을 인지하기 쉽지 않아서 각별히 조심해야 할 것 같다.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2년 6월 22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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