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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행열차를 운영해서 볼 수 있는 '9호선의 장면들'

9호선 - 급행열차, 일반열차, 개화역

by 철도 방랑객

9호선은 다른 노선과 달리 일반열차와 급행열차로 이원화하여 운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급행열차를 운영하고 있는 노선은 코레일 소속의 몇몇 노선이 있다. 그러나 같은 선로를 사용하면서 상시적으로 운행하는 노선은 9호선이 유일하다.


일본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지던 일반과 급행의 공동운행은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상황이 아니다. 특히 앞 열차를 추월하는 장면과 추월을 위해 대피해서 기다리는 열차는 여전히 많은 승객들이 혼란스러워 하는 부분이다.

◆ 급행열차의 통행을 위해 만들어진 승강장들

9호선은 차량기지가 있는 개화역을 제외하면 모두 지하에서만 운행한다. 따라서 지하 승강장을 전체적으로 담기는 어렵다. 따라서 부득이하게 이해를 돕기 위해 일본 전철의 승강장 구조를 통해 9호선 급행열차에 대해 하나씩 언급하겠다.


현재 9호선에는 일반 지하철역에서 볼 수 있는 상대식 승강장과 섬식 승강장이 주를 이룬다. 그 외에 다른 노선에서 볼 수 없는 승강장 구조가 3가지 더 있다. 그 구조는 다음과 같다.


▲ 측면 대피 승강장과 주행 선로 조합<긴테츠 사철>, 이하 ‘구조1’.
▲ 쌍섬식 승강장<도쿄 모노레일>, 이하 ‘구조2’.
▲ 측면 주행 선로와 섬식 승강장 조합<도카이도 신칸센>, 이하 ‘구조3’.


먼저 가장 일반적인 형태이자 급행열차가 미정차하는 역에 주로 설치된 승강장 구조인 ‘구조1’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승강장의 장점은 일반열차의 대기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점이다. 일반열차가 서행해서 승강장을 옮긴 후 역에 정차할 동안, 후속 급행열차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바로 이 역을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9호선에는 환승역으로 바뀐 샛강역을 비롯해서 선유도역, 사평역, 삼성중앙역, 삼전역 등에서 이런 구조의 역을 볼 수 있다. 이 역들은 대합실이 상당히 넓은데, 아무래도 중간 2개 선로 때문에 승강장 간 거리가 길어진 영향이 크다.


다음은 ‘구조2’이다. 이 승강장은 급행열차도 정차할 수 있도록 해놓은 승강장이다. 측면으로 일반열차가 정차하고 있는 동안 중간으로 후속 급행열차가 정차하게 된다. 그리고 후속으로 들어온 급행열차가 먼저 출발한 후 일반열차가 출발한다.


이 경우, 일반열차는 급행열차가 도착해서 정차 후 출발할 때까지 온전히 기다려야 해서 시간 손해가 많다. 그러나 급행열차와 일반열차 간 상호 환승이 가능하기에 승객 입장에서 효율적인 구조다.


실제로 이렇게 쌍섬식 승강장으로 된 역에서는 급행열차와 일반열차 간 승객 이동이 많은 편이다. 여기에 해당하는 역은 마곡나루역, 가양역, 동작역 등이 있다.


▲ 쌍섬식 승강장 구조로 된 승강장, 가양역.
▲ 쌍섬식 승강장 구조로 된 승강장, 동작역.


쌍섬식 승강장이라고 해서 모든 일반열차가 급행열차를 먼저 보내고 출발하지는 않는다. 시간대에 따라서는 일반열차 또는 급행열차만 승강장에 진입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코레일과 달리 중간 승강장은 급행열차가, 측면 승강장은 일반열차가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승강장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거기에 맞게 안내도 나와 있고, 역 명판과 스크린도어의 경우 급행열차는 인접 역을 급행열차가 정차하는 역으로, 일반열차는 다음 역으로 표기되어 있다.


▲ 급행열차를 먼저 보내지 않아도 측면에 정차하는 일반열차.


‘구조3’의 경우 2단계 개통 때까지도 볼 수 없었던 형태로, 현재 9호선 역 중 송파나루역이 유일하게 여기에 해당한다.


9호선 3단계의 경우 섬식 승강장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종합운동장역의 다음 역인 삼전역과 종착역인 중앙보훈병원역을 제외하면 모두 섬식 승강장으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 중 송파나루역은 섬식 승강장임에도 측면으로 급행열차가 통과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일본에서는 신칸센 승강장에서도 이런 구조를 볼 수 있다.


‘구조1’은 중간으로 급행열차가 통과했다면 ‘구조3’은 측면으로 급행열차가 통과한다는 점만 차이가 있다. 물론 일반열차의 선로가 안쪽으로 굽어지는 형태기에, 급행열차가 통과하는 선로는 직선이다.


따라서 급행열차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도 다음 역으로 통과가 가능하다. 1호선(경부선) 군포역도 비슷한 구조지만 급행열차가 통과하는 선로를 곡선으로 꺾어놓았다가 다시 합류시켜서 열차의 서행을 불러일으킨다. 이 점이 9호선과 코레일의 차이다.

(코레일 급행열차는 코레일 편에서 다시 다룰 예정입니다.)

◆ 급행열차가 있어서 볼 수 있는 승강장 모습

9호선의 안내는 다른 노선과 차이가 있다. 개통 시기에 따라 모양은 다르지만, 급행열차와 일반열차를 구분해서 표기한 점은 다른 노선에서 볼 수 없는 장면이다.


그리고 열차가 일정 간격을 둔 것이 아니라 조밀하게 근접하는 장면도 볼 수 있으며, 앞 열차와 겹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렇게 겹치는 모습이 바로 추월할 때의 장면이다.


▲ 급행열차가 있어서 볼 수 있는 열차 안내.


일반열차와 급행열차는 서로 행선지에도 차이가 있다. 중앙보훈병원 방면 열차는 모두 중앙보훈병원역까지 운행한다. 그러나 개화 방면 열차는 일반열차만 개화역까지 운행할 뿐, 급행열차는 그 전 역인 김포공항역까지만 운행한다.


개화역이 지상역이기에 급행열차는 지하 구간만 운행하는 샘이다. 따라서 안내방송이 나올 때 행선지만 듣고도 열차가 급행열차인지 일반열차인지 금방 구분이 가능하다.


▲ 행선지가 다른 개화행 일반열차와 김포공항행 급행열차.

◆ 9호선에서 유일한 지상역이자 급행열차를 볼 수 없는 개화역

개화역은 앞서 언급한대로 9호선 모든 역에서 유일하게 급행열차를 볼 수 없는 역이다. 이 역은 김포공항역에서 출발한 열차가 한참을 달려야 등장한다. 9호선을 김포공항역까지만 이용해 본 승객이라면 9호선에 지상역이 있는지 모를 것이다.


개화역은 9호선 차량기지 근처에 자리한 역으로, 주변은 서울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풍성한 녹지를 자랑한다. 나아가 유동인구가 있을 법한 건물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공항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이곳의 승강장도 섬식 승강장으로 되어있는데, 열차는 양쪽 승강장 모두를 활용하고 있다. 왔던 열차는 반드시 김포공항역 방면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 개화역 승강장 끝은 선로 역시 더 이상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개화역 승강장.


이 역시 승강장 끝 방향으로 가봐야만 비로소 확인이 가능하다. 9호선은 끝까지 보지 않으면 다 알 수 없음을 직접 확인시켜주는 노선이기도 하다.


선로가 끝나는 지점에는 대합실이 등장하고, 그곳에는 1번 출구와 2번 출구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2번 출구의 경우 버스 환승센터 및 시영 주차장과 바로 연결된다.


1번 출구로 나가면 크게 ‘개화역’ 이라고 적힌 역 명판을 만나게 된다. 여기까지 오게 되면 9호선의 시작이 어떤 곳인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 9호선의 시작과 끝, 개화역 1번 출구와 버스 환승센터 전경.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3년 1월 18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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