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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 1주년을 전후로 찾아간 4호선 '진접선' 구간

4호선 - 당고개역, 별내별가람역, 오남역, 진접역

by 철도 방랑객

1년 전 3월 19일. 4호선은 노선도의 변화가 있었다. 오랜 기간 동안 마지막 역으로 표기가 된 당고개역을 넘어 3개 역이 더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4호선은 남쪽으로나 북쪽으로나 모두 서울 경계를 넘긴 노선이 되었다.


숫자로 표기된 노선 중 시종착역이 모두 서울을 벗어난 노선은 4호선을 비롯해서 1호선과 7호선이 있다. 이 세 노선은 상호간에 모두 2회 이상의 환승역이 있을 정도로 자주 만나는 특징이 있다.


진접 구간 연장으로 인해 지상으로 다니는 4호선의 길이가 늘어나는가 싶었지만, 정작 서울 시내에 있는 당고개역은 지상역임에도 불구하고 새롭개 개통하는 진접선 3개 역은 모두 지하에 위치하고 있다.


진접선은 서울교통공사 소속 열차만 운행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이 구간을 운행하는 열차는 모두 사당역 이후로는 운행하지 않는다. 역무는 남양주 도시공사가 담당하고 있어서 곳곳에 이전과 다른 디자인의 안내 및 출구 캐노피 등을 만날 수 있다.


진접선 사진1.jpg ▲ 남양주 도시공사 고유의 디자인을 볼 수 있는 오남역 2번 출구 캐노피.


별내별가람역과 오남역 사이에는 2026년 개통이 예정된 풍양역(가칭)이 있는데, 이 역이 개통해야 진접선에도 지상역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풍양역의 영향으로 현재 별내별가람역에서 오남역 사이 구간은 열차 소요시간만 6분에 이를 정도로 상당히 거리가 멀다.


◆ 잠깐 거쳐가는 지상 구간

진접선은 역이 3개에 불과하지만 역 간격이 상당히 길어서 당고개역에서 진접역까지 소요시간만 15분에 이른다. 그러나 지상 구간인 당고개역을 지나자마자 바로 터널로 진입하는 열차는 별내별가람역을 지날 때까지 계속 지하 구간으로만 이어진다.


진접역까지 계속 지하로 이어질 것 같은 노선은 갑자기 지상 구간에 진입한다. 하지만 이는 1분 남짓한 시간으로, 정차도 없이 바로 다시 지하로 진입해 종착역인 진접역까지 더 이상 지상으로 올라오지 않는다.


이렇게만 보면 마치 남위례역이 개통하기 전 8호선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물론 진접선도 지상 구간에 풍양역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마치 남위례역이 개통한 지금의 8호선 모습을 연상하게 만든다.


진접선 사진2.jpg ▲ 잠깐 모습을 드러내는 진접선 유일의 지상 구간.


◆ 존재감을 드러내는 공간들

진접선의 역들은 개통한 지 1년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새로 개통한 역처럼 깔끔했다. 그리고 처음 접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깊은 뇌리에 박히는 2번 출구는 여전히 인상적이다.


진접역은 6개의 출구가 있는데, 유독 2번 출구만큼은 탁 트인 광장같은 느낌을 준다. 맞은편에 위치한 1번 출구가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다.


진접선 사진3.jpg ▲ 존재감이 확실한 진접역 2번 출구.


한편 오남역은 역 대합실의 규모에 한 번 놀라게 된다. 새로 개통한 나머지 2개 역과 달리 오남역은 도로에서 한 뼘 벗어난 곳에 위치하고 있다.


출구는 진접역의 절반인 3개에 불과하지만 역 출구도 상당히 크고, 대합실도 넓어서 출구가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다. 게다가 2개 층을 하나의 층으로 트여놓은 듯한 대합실 높이는 마치 지상 공간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진접선 사진4.jpg ▲ 천장이 높아 지상에 있는 것 같은 오남역 대합실.


◆ 신도시로 자리잡은 별내별가람역

당고개역을 출발해 처음 맞이하는 역인 별내별가람역은 진접선 3개 역 중 가장 역 이름이 긴 역이다. 이 역으로 앞으로 8호선 연장노선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서울에서 단 한 번도 마주치지 않던 4호선과 8호선이 연장 노선의 신설역이라는 공통점을 갖춘 별내별가람역에서 교차하는 것도 재미있는 풍경이 될 것 같다.


지하철의 혜택을 받지 못하던 지역에서 단숨에 환승역까지 검토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별내별가람역의 유동인구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작년 한해동안 진접선 연장 3개 역 중 유일하게 하루 승차량 1만 명을 넘긴 것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별내별가람역이 있는 교차로는 학교가 있는 곳을 제외하면 모두 건물로 빼곡하다. 꽤 규모가 있는 아파트 단지는 물론 제법 높은 상가 건물이 교차로를 둘러싸고 있다. 이런 곳에 지하철이 없었던 시절을 생각하면 교통이 얼마나 편리해졌는지 가늠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진접선 사진5.jpg ▲ 신도시 분위기가 물씬 나는 별내별가람역 인근.


◆ 중간역으로 바뀐 당고개역

새로운 종착역인 진접역의 영향으로 기존 종착역인 당고개역은 이제 양쪽으로 모두 역이 생기게 되었다. 그러면서 변화가 생긴 곳은 바로 개찰구다.


원래 당고개역은 사당, 오이도 방면으로만 열차를 탈 수 있게 유도해놓았다. 따라서 한쪽만 행선지 표시가 있었지만 이제는 양방향으로 모두 행선지를 표기해 보통의 중간역 모습으로 바뀌었다.


진접선 사진6.jpg ▲ 양방향으로 행선지 안내를 다 볼 수 있게 된 당고개역.


한편 지상 3층에 위치한 당고개역 승강장을 지나 얼마 안가 터널이 등장하게 되는데 그곳 바로 위쪽은 당고개 하늘공원이 위치하고 있다. 물론 이 하늘공원에서는 지하철 소리만 들을 수 있을 뿐, 열차를 관찰하기엔 좋지 않다.


대신 하늘공원과 당고개역 사이의 골목길에서는 열차가 다니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공원을 벗어나면 바로 고가 구간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곳을 오면 당고개역~별내별가람역 구간의 선형이 왜 부자연스러운 S자로 꺾이게 되는지 알 수 있다. 만약 당고개역을 개통할 당시 진접선 구간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면 아마 당고개역의 위치가 지금과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진접선 사진7.jpg ▲ 당고개역 인근에 위치한 당고개 하늘공원 입구.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3년 3월 15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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