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수도권 교통 소외지역의 한줄기 빛 '경전철 특집'②

수도권 경전철 - 용인경전철, 의정부경전철, 김포골드라인

by 철도 방랑객

경전철은 중전철인 지하철이나 전철과 달리 일부 지역만 짧게 운행하는 경향이 강하다. 서울을 벗어난 수도권에는 4개 노선이 있다. 이중 정규 지하철 노선처럼 운행 중인 인천 2호선을 제외하면 나머지 3개 노선은 모두 특정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비교적 짧은 노선들이다.


용인과 의정부, 김포에 있는 경전철은 모두 환승역이 하나에 불과할 정도로 해당 지역에서만 운행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지역성을 강하게 띤다.

◆ 국내 유일 1량 편성 열차 – 용인 경전철

어쩌면 최초의 경전철이라는 이름으로 개통이 가능했던 용인 경전철은 개통 지연으로 부산 4호선에 최초라는 명칭을 내줬다. 그러나 아직도 유일하게 이 노선만 갖고 있는 특징이 있는데 바로 1량 편성 열차다.


우리나라의 경전철은 물론 중전철, 기차까지 범위를 확대해보아도 단 1량으로만 운행하는 열차는 용인 경전철이 유일하다.


1량 편성으로 운행하는 이 모습을 보면 마치 버스를 연상하게 한다. 1량으로 구성되어서 그런지 열차 길이는 경전철 치고는 짧은 편이 아니다.


▲ 1량 편성으로 운행 중인 용인 경전철.


한편 노선의 종착역에 자리한 에버랜드의 이름을 따서 용인 에버라인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그에 맞게 래핑한 열차도 종종 운행 중이다. 재미있는 것은 바깥에서 보면 창문까지 완전히 래핑해서 안쪽이 보이지 않지만 열차 내부에선 바깥이 잘 보이는 점이다.


▲ 래핑열차라도 열차 내부에선 바깥 풍경이 잘 보이는 용인 경전철.


용인 경전철은 우이신설선이나 신림선과 같이 지하로만 운행하는 경전철과 달리 전 구간 지상으로만 운행 중이다. 덕분에 주변에 펼쳐진 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할 기회가 충분하다.


또 이 노선은 지하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열차 시간표가 없다. 대신 승강장에는 버스 정류장에서 볼 수 있을법한 안내로 승객들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일반적으로 승강장의 안내는 행선지와 함께 실시간 열차의 위치를 알려주는 경우가 많다. 물론 5~8호선과 같이 몇 분 후에 열차가 도착하는지 안내해주는 노선도 있지만 그 노선들은 모두 열차 시간표도 비치하고 있다.


그러나 용인 경전철은 몇 분 간격으로 열차가 운행하고 있는지 알려줄 뿐이다. 이와 유사한 모습은 의정부 경전철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단, 차이가 있다면 의정부 경전철은 역에 도착까지 남은 시간을 표기해준다는 점이다.


▲ 열차 운행 간격을 안내하는 용인 경전철 승강장.
▲ 열차 도착까지 남은 시간을 안내하는 의정부 경전철 승강장.


◆ 역 간격이 매우 짧은 국내 최북단 경전철 - 의정부 경전철

의정부 외곽을 감싸듯 ‘U’자 모양으로 운행하는 의정부 경전철은 용인 경전철과 역 개수가 거의 같다. 그러나 운행 시간은 용인 경전철과 거의 10분정도 차이가 난다.


의정부 경전철은 이렇게 ‘U’자 모양으로 운행하는 노선과 의정부의 영어 첫 글자인 ‘U’를 결합해 U라인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열차 전면부에는 U라인이라는 표기를 볼 수 있다.


열차는 2량 편성인데 다른 지역의 경전철보다 열차 폭이 훨씬 좁은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열차 내부를 보면 양 쪽이 모두 좌석으로 되어있는 다른 열차와 달리 지그재그 형태로 한 쪽에만 좌석이 있다.


▲ 다른 열차에서 보기 어려운 좌석배치를 갖춘 의정부 경전철.


그리고 통상 객차와 객차 간은 통로가 연결되어 있어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지만 의정부 경전철은 그 예외에 해당한다. 열차 간 연결된 곳을 보면 문이 굳게 닫혀있는데, 이곳으로는 통행이 불가능하다.


굴절버스도 앞뒤로 통행이 가능했는데 의정부 경전철은 거기서도 벗어나 2개 칸이 완전히 독립된 공간처럼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열차 1량 당 길이는 짧은 편인데 출입문은 3개 씩 있어서 거의 열차 전체가 출입문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신림선 개통 이전에는 경전철 중 유일하게 출입문이 3개 있는 열차기도 했다.


▲ 굴절버스를 연상하게 하는 의정부 경전철.


의정부 경전철 역시 모든 역이 고가 위에 위치하고 있어서 의정부 시내 풍경을 감상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나아가 거의 바닥까지 창문으로 되어 있어서 바깥을 보는데 사각지대가 없을 정도다.


한편 의정부 경전철은 지역의 기후를 전혀 고려하지 않아 문제를 일으키곤 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고무차륜을 사용하는 열차로 인해 겨울에 적설량이 많으면 운행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 김포 주민들의 염원과 다른 개통 – 김포 골드라인

김포 골드라인은 9호선과 거의 노선 색을 같이 할 정도로 9호선의 연장선 느낌이 강한 노선이다. 실제로 김포 주민들은 9호선이 연장되어 들어오길 원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2량 편성의 경전철이 운행하게 되었다.


그 결과 김포 주민들은 출퇴근 시간만 되면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황금노선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샘이다.


이 노선은 특이하게 홀수로 된 역 이름이 없는 노선이기도 하다. 그마저도 김포공항역과 걸포북변역을 제외하면 모두 2글자로 된 역이다. 열차만큼이나 역 이름도 짧은 편이다.


김포 골드라인은 경전철이지만 일반적인 지하철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다. 우선 노선 자체가 상당히 길다. 역은 총 10개에 불과하지만 전체 소요시간은 무려 30분이 넘는다. 이는 지하철의 평균 역 간격인 2분보다도 훨씬 길다.


김포공항역을 출발하면 공항철도와 맞먹을 정도로 긴 거리를 이동한 끝에 다음 역인 고촌역이 등장하는데, 소요시간이 무려 7분이다. 이밖에도 다음 역으로 이동하는데 3분 이상 소요되는 역이 제법 등장할 정도로 역 간격이 길다.


한편 경전철은 출구를 2개 정도 갖춘 곳이 많은 편이다. 물론 김포 골드라인도 2개 출구를 갖춘 역이 있다. 그러나 지하철 역에 버금가는 6개의 출구를 갖춘 역이 있다. 해당 역은 장기역으로 출구 개수가 말해주듯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승객이 많은 편이다.


▲ 경전철에서는 보기 드문 6번 출구를 갖춘 장기역.


그리고 다른 경전철과 달리 중간 종착역이 있다. 노선 자체가 짧은 경전철은 대부분 시발역에서 종착역까지 전 구간을 운행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김포 골드라인은 일부 열차가 양촌역까지 가지 않고 구래역에서 다시 김포공항역으로 향한다.


구래역은 신림선 신림역이 생기기 전까지 경전철 역 중 유일하게 섬식 승강장을 사용한 역이기도 하다. 이 역은 승강장 양 끝에 개찰구를 갖춘 역으로, 다른 역에서 보기 드문 구조를 가지고 있다.


▲ 경전철에서 보기 드문 섬식 승강장을 갖춘 구래역.


출퇴근 시간대는 양촌역으로 가는 열차를 대신하여 대체 셔틀버스를 운행하기도 할 정도다. 그만큼 양촌역이 유동인구와 거리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방법으로 본다.


양촌역의 역 번호는 100번으로 시작하는데 일반적으로 처음부터 계획했던 역이 0번으로 시작되는 경우는 잘 없다. 따라서 101번으로 시작하는 구래역이 어떻게 보면 김포 골드라인의 시작역이라 볼 수도 있다.


한편 양촌역은 김포 골드라인의 유일한 지상역이다. 양촌역 뒤로는 차량기지가 위치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양촌역은 차량기지를 위한 역이라 볼 수 있을 정도로 주변에 유동인구를 기대하기 어려운 풍경이다.


▲ 양촌역과 붙어있는 김포 골드라인 차량기지.


이곳은 시내버스가 단 한 대 운행하는데 그마저도 주말에는 운행하지 않는다. 한해 500명 남짓한 인원이 이용하는 통계가 현재 양촌역의 모습을 그대로 설명해주는 것 같다.


김포 골드라인은 경전철임에도 지하 5층에 승강장이 있는 역이 있다. 이렇게 깊은 곳에 승강장이 있는 관계로 공항철도 서울역처럼 일반 승객이 이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도 갖추고 있다.


▲ 일반 승객도 이용 가능한 엘리베이터를 갖춘 걸포북변역.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3년 5월 17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keyword
이전 26화수도권 교통 소외지역의 한줄기 빛 '경전철 특집'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