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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시효과로 롤러코스터를 연상하게 하는 '인천 2호선'

인천2호선 - 검바위역, 아시아드경기장역

by 철도 방랑객

인천 2호선은 개통 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노선이다. 이 노선이 인천 지역에서는 최초의 경전철이자 무인 운행이라는 점도 분명 주목받을 일이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장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 구간은 볼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받는데 처음 여기를 접한 승객이라면 어떤 느낌일지 물어보고 싶어질 정도다.


인천 2호선은 인천 1호선과 달리 지상과 지하를 제법 오가는 편인데, 특히 공항철도와 환승을 할 수 있는 검암역 인접 역에서 지상역과 지하역이 번갈아 나오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그 가운데 하이라이트는 바로 검바위역에서 아시아드경기장역 사이에 위치한 경사 구간이다. 멀리서 이 구간을 보면 마치 커다란 미끄럼틀이라도 만들어 놓은 것처럼 급경사처럼 보인다.


그리고 도로 중간을 그대로 뚫고 지나가기 때문에 롤러코스터처럼 스릴이 넘칠 것만 같은 구간이기도 하다.


▲ 롤러코스터를 연상하게 하는 급경사 구간.


다행히도 인천 2호선이 무인 전철이기 때문에 직접 이 구간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만약 유인 전철이었다면 물론 이렇게까지 지상과 지하를 오르내리지도 않았을 뿐더러, 있다고 하더라도 기관실로 인해 전혀 감상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것이다.

◆ 탁 트인 경치를 여유 있게 구경할 수 있는 하강 구간

이 구간의 특징은 중력을 거스른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위에서 아래로 떨어질 때,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올 때가 그 반대보다 힘도 덜 들고 속도도 빠르다.


그러나 이 구간은 어찌된 영문인지 내려갈 때는 아주 천천히 내려가고, 올라갈 때는 전 속력을 다해 올라가서 내려갈 때보다 시간도 덜 걸린다. (실제 시간을 측정해본 결과 내려갈 때는 1분 35초가량 소요되었으며, 올라올 때는 1분 15초가량 소요되었다.)


▲ 롤러코스터 구간 하강 시 장면, 검바위역 출발.
▲ 롤러코스터 구간 상승 시 장면, 아시아드경기장역 출발.


인천 2호선의 경우 전선 설비가 열차 머리 위가 아닌 바닥에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시야 확보도 훌륭하다.


그래서 더 높은 곳에서 느리게 운행해주는 덕분에 인천 서구의 경치를 한적하게 즐길 수 있게 된다. 날씨가 맑을 때는 멀리 전망대에 갈 필요 없이 이곳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반대로 오르막 구간에서는 경치보다는 선로의 모습을 좀 더 가깝게 볼 수 있다. 끝없이 올라갈 것만 같은 열차는 검바위역 안내방송과 함께 오르막 구간을 끝마친다.


이 구간의 열차 안에서는 의외로 급경사라는 느낌은 받을 수 없다. 중력에 열차를 맡긴 채 달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달리고 있는 오르막에서도 마찬가지다. 멀리서 본 모습은 약간의 착시도 있는 듯하다.

인접역이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의 검바위역과 아시아드경기장역

롤러코스터 구간의 인접역은 지상에 있는 검바위역과 지하에 있는 아시아드경기장역이다. 이 두 역은 걸어서 이동해도 10분 남짓 소요될 정도로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나 지상역과 지하역에서 오는 차이 때문에 상당히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역을 따로 보면 그런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에 한꺼번에 비교해보는 것도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이다.


▲ 지상에 위치한 검바위역.
▲ 지하에 위치한 아시아드경기장역.


경전철이라 한 눈에 들어오는 짧은 승강장 역시 서로 다르게 보인다.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가 보이는 검바위역은 시간에 따라 다른 풍경을 보인다.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와 연결된 아시아드경기장역은 어떤 시간대나 항상 일정한 모습으로 승객을 맞이한다.


▲ 채광으로 인해 시간에 따라 분위기가 다른 검바위역.
▲ 어떤 시간대나 항상 일정한 아시아드경기장역.


이 두 역을 연결하는 선로는 대부분 앞서 본 롤러코스터와 같은 경사로다. 측면에서 바라본 선로는 생각보다 경사가 많이 느껴진다.


생각보다 선로가 길어서 전체를 다 담아내는데도 한계가 있을 정도다. 열차가 1분 넘게 달릴 정도니 결코 짧은 거리는 아닌 듯싶다.


▲ 측면에서 바라본 롤러코스터 구간.


계속해서 올랐다 내렸다 해야 하기에 열차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독특한 구간으로 인해 인천 2호선이 다른 지역에 좀 더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음 하는 바람이다.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3년 2월 22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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