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역 이름이 상당히 긴 인천 1호선 '송도 연장 구간'①

인천1호선 - 캠퍼스타운역 ~ 송도달빛축제공원역

by 철도 방랑객

인천 1호선은 초기 개통 당시에는 송도의 초입부인 동막역까지만 운행했었다. 그러다 송도가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후 두 차례의 연장에 걸쳐 지금의 모습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런데 인천 1호선 송도 구간은 이전 노선뿐만 아니라 다른 노선을 통틀어보아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아주 독특한 모습으로 승객을 맞이하고 있다.


인천 1호선은 노선 중간에도 네 글자 이상의 긴 역이 연속해서 이어지는 곳(부평삼거리역~문학경기장역)이 있긴 하지만, 그곳은 언제까지나 지명 이름에 삼거리, 사거리 등이 붙거나 관공서의 명칭이 붙어서 길어진 경우다.


이는 다른 노선의 긴 역 이름에서도 충분히 찾아볼 수 있는 내용들이다. 수도권에서 가장 긴 역 이름인 2, 4, 5호선 환승역의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그러나 송도 구간에서는 이와 유사한 형태의 역 이름도 물론 있지만, 여태껏 전혀 사용하지 않았던 형태인 순수 외국어 역 이름도 해당 구간의 거의 50%에 육박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다른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그래서 같은 인천 1호선이지만 송도 구간과 송도 이외의 구간에서 전혀 다른 느낌의 분위기를 느낄 수도 있다.


▲ 같은 인천 1호선이지만 송도 구간과 다른 구간을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노선도.

◆ 경쟁하듯 길어진 역 이름

우리나라 지하철의 경우 대부분의 역이 주변 행정 지명을 활용해서 역 이름을 만들고 있다. 그래서 주로 두 글자의 역 이름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길어져야 세 글자에서 다섯 글자를 오가는 역 이름을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그마저도 다른 노선에서 이미 사용한 역 이름과 구분하기 위한 장치일 뿐, 완전히 새로운 역임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게 긴 역 이름을 사용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런 측면에서 바라볼 때 인천 1호선 송도 구간의 역들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역 이름이 모두 길다. 해당 구간에서 가장 짧은 역이 다섯 글자니, 그 길이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그 중 방점을 찍는 역은 다름 아닌 새로운 시종착역인 송도달빛축제공원역이다. 무려 여덟 글자의 이 역은 현재 인천 지하철 내에서 가장 긴 역이자 수도권에서도 디지털미디어시티역과 함께 두 번째로 긴 역 이름이다.


종착역으로는 가장 긴 역 이름이다. 전국을 통틀어보아도 부산 1호선의 새로운 시종착역인 다대포해수욕장과 함께 그 존재감이 엄청난 역 중 한 곳이다.

여기는 어디? 순수 외국어 표기의 역들

인천 1호선 송도 구간은 송도국제도시라는 이름에 걸맞은 역들이 많다. 이 구간이 개통하기 이전에 우리나라 지하철 역 중 그 어느 곳에도 순수 외국어로만 표기된 역이 없었다.


하지만 송도 구간의 시작을 알리는 캠퍼스타운역을 시작으로 바로 다음 이어지는 테크노파크역, 그리고 ‘V’자 곡선으로 방향을 꺾은 후 등장하는 센트럴파크역까지 무려 3개 역에서 순수 외국어 표기의 역 이름을 선보였다.


▲ 센트럴파크역 앞에 자리한 송도 센트럴파크 전경.


서울에서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이 순수 외국어 역 이름의 시작이지만, 송도 구간 이후에 기존 수색역이 개칭한 것이라 그 시작이 다르다.


역 이름은 주변 아파트의 명칭에도 영향을 미치곤 한다. 실제로 캠퍼스타운역 바로 앞에 위치한 아파트에는, 아파트 외벽에 캠퍼스타운이라고 표기해놓은 장면도 볼 수 있다.


▲ 캠퍼스타운역의 영향으로 캠퍼스타운 표기가 있는 아파트 외벽.

출구 안내가 비어있는 송도달빛축제공원역

송도 구간의 연장 이후 약 10년 만에 새롭게 추가된 송도달빛축제공원역은 여전히 빈 공터를 많이 볼 수 있다.


이곳에는 총 4개의 출구가 있는데, 현재 3, 4번 출구에만 역 이름 그대로 ‘송도달빛축제공원’의 안내 표기가 있을 뿐, 반대편 출구인 1, 2번 출구는 아무런 표기 없이 출구 번호만 기록되어 있다.


▲ 별도 안내 없이 출구 번호만 기록해놓은 송도달빛축제공원역 1, 2번 출구.


왜 아무런 표시도 없는지는 역 밖으로 나와 보면 알 수 있다. 여전히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송도는 이제 인천대교 근처까지 그 범위를 확장하고 있었다.


언젠가는 이곳 1, 2번 출구 근처까지도 그리고 송도달빛축제공원이라 표기된 3, 4번 출구 근처도 송도의 다른 구간에서 볼 수 있는 빌딩 숲을 만나게 될 것이다.


▲ 언젠가는 빌딩 숲으로 가득 찰 송도달빛축제공원역 부근.

송도 구간 유일한 방향 전환 구간

송도 구간은 거의 직선으로 연결되는 노선이다. 그러나 딱 한 곳에서 급커브 구간이 등장하는데, 거기에 해당하는 인접역이 테크노파크역과 지식정보단지역이다.


이 구간은 지도상에서도 상당히 꺾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꺾이는 이유는 바로 도로가 비스듬하게 놓여있는 영향이 크다.


▲ 유독 눈에 띄는 급격히 꺾이는 구간.


그러나 실제로 이곳을 통과할 때는 열차 내에서도 크게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아주 부드러운 곡선의 연속이다.


수도권 1호선의 시청역에서 종각역 구간은 객차 간 꺾이는 정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많이 이동하는데 반해, 인천 1호선 송도 구간은 철도 특유의 쇳소리만 잠깐잠깐 들릴 뿐 본격적인 곡선이 시작되었다는 느낌조차 없다.


▲ 곡선 구간을 거의 느끼기 어려운 급커브 구간.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3년 2월 28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keyword
이전 22화효율적인 운행에서 벗어난 '코레일 소속 급행열차'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