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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도 방랑객 Aug 31. 2023

3, 4호선의 유일한 환승역 '미남역'

환승 가능노선 - 부산3호선, 부산4호선

 미남역은 3호선과 4호선이 만나는 유일한 환승역이다. 원래 4호선은 3호선의 지선 구간으로 계획했던 노선이었다. 따라서 초기 계획대로 개통했다면 미남역은 수도권 1호선의 구로역이나 5호선 강동역 등과 같이 환승역 같지만 환승역이 아닌 역이 될 뻔 했다.


 그러나 3호선 지선 구간이 4호선으로 분리되면서 환승역으로써의 지위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공교롭게 수도권 3, 4호선도 환승할 수 있는 역이 단 한 곳(충무로역)에 불과한데 부산 3, 4호선도 마찬가지로 미남역 외에는 만나는 곳이 없다.


 부산 지하철은 노선별로 운행 거리의 편차가 상당히 심한 편이다. 1, 2호선의 경우 노선 당 역 개수가 40개에 이르지만 3, 4호선은 두 노선을 모두 합해도 겨우 30개를 넘는 수준이다. 그리고 앞으로 개통 예정을 앞둔 5호선 역시 10km 남짓한 짧은 노선이다.


 마치 나무의 몸통과 같은 1, 2호선을 바탕으로 나머지 노선은 가지를 치고 나간다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호선은 양방향 시종착역이 모두 환승역인 것을 포함해 총 6곳의 환승역을 갖춰 비수도권 지역 개별 노선 중 환승역이 가장 많은 노선이다.


 이를 바탕으로 부산에서 유일하게 모든 노선과 다 환승이 가능한 노선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만큼 짧지만 3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1, 2호선과 비교해 봐도 결코 적지 않다.


 4호선도 3호선 못지않게 짧다. 시종착역인 미남역은 다음 역인 동래역과 함께 유이한 환승역이라 4호선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수영역과 공통점이 많은 역

 미남역은 2호선과 3호선이 만나는 수영역과 마찬가지로 복층 섬식 승강장 형태의 구조로 되어있다. 따라서 다른 노선 승강장으로 이동하는데 1분 남짓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 복층 섬식 승강장 형태의 미남역.


 또 아래쪽을 지나는 노선의 역은 모두 시종착역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교차로에서 벗어난 곳에 승강장을 마련해 출구가 몰려있는 교차로 쪽으로는 연결통로를 갖추고 있다. 물론 교차로를 기점으로 두 노선의 진행방향이 거의 90도 가까이 꺾이는 것도 같다.


 두 역 모두 3호선과 연관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차이가 있다면 수영역은 지하 3층 공간에 자리하면서 시종착역이 되었고, 미남역은 지하 2층 공간에 자리하면서 인접 역이 모두 있는 중간 역이라는 점이다.

     

승강장 끝으로만 연결통로가 이어진 4호선

 중전철로 운영 중인 3호선과 달리 4호선은 경전철이다. 열차 편성은 오히려 4호선이 6량으로, 4량으로만 운행 중인 3호선보다 길이가 더 길 것 같지만 객차 1량 당 길이가 3호선이 훨씬 길기 때문에 전체적인 길이는 4호선이 짧다.


 4호선의 경우 승강장의 빈 공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꽉 차 있지만 3호선은 6량 편성 열차가 정차할 수 있을 정도로 승강장 내 비어있는 곳이 많다.


 그래서 4호선은 승강장 양 끝에만 환승통로 겸 연결통로가 이어져 있을 뿐, 승강장 중간에는 연결통로가 없다. 3호선은 4호선 환승통로와 승강장 중간과 만덕역 방면 승강장 끝으로 이어진 통로 외에 사직역 방면 승강장 끝으로도 연결통로가 있다.


 3호선 승강장 중간으로 연결된 환승통로는 에스컬레이터만 설치되어 있고 3호선 승강장 끝으로 연결된 환승통로는 계단으로만 이어져 있는 것도 특징이다.


▲ 에스컬레이터로 연결된 환승통로(3호선 승강장 중간지점).
▲ 에스컬레이터로 연결된 환승통로(4호선 승강장 5-1 출입문 쪽).

     

빈 공간이 많은 3호선 승강장

 승강장의 모든 공간에 열차가 정차하지 않는 3호선의 경우 계단으로 연결된 환승통로와 인접한 곳에선 열차가 정차하지 않는다.


 이곳으로는 출입문에 대응하는 스크린도어가 아닌 완전히 밀폐시킨 벽으로 되어있어 앞으로도 빈 공간으로 남아있을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 연결통로에서 바라본 3호선 승강장.


 만약 환승 승객을 감안해 3호선의 정차 위치를 조정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미남역에서 하차하는 승객을 고려해 지금과 같은 형태의 정차 위치를 만들게 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한편 미남역도 2개 승강장을 통틀어 엘리베이터가 1기만 운행하고 있다. 그래서 중간에 자리한 3호선 승강장에서는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지 내려가는지 잘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 대합실과 3, 4호선 승강장을 모두 오가는 엘리베이터.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3년 8월 30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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