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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도 방랑객 Aug 24. 2023

부산 판 막장환승의 대표역 '벡스코역'

환승 가능노선 - 부산2호선, 동해선(1회용 승차권 등 환승불가)

 벡스코역은 2호선 단독역일 때 시립미술관역으로 개통했던 역이다. 그러나 동해선 개통을 앞두고 지금과 같은 역 이름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기존 역 이름인 시립미술관은 보조 역명으로 이동했다.


 이와 비슷한 역이 1호선 시청역으로, 부산시청이 지금의 시청역 부근으로 이전하기 전까지는 연제역이라 불렸던 곳이었다. 물론 지금도 시청역의 보조역명에는 연제라는 지명이 남아있다.


 사실 2호선만 놓고 보면 벡스코역은 두 곳에서 볼 수 있다. 인접역인 센텀시티역의 보조 역명이 벡스코이기 때문이다. 시립미술관역에서 벡스코역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센텀시티역의 보조 역명은 그대로 남겨놓은 것도 특이한 점이다.


 이 역의 탄생으로 인천 1호선(캠퍼스타운역, 테크노파크역)에 이어 두 역 연속으로 순수 외국어 표기의 지하철역이 부산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동해선도 벡스코역 이후 센텀역이 이어지기 때문에 순수 외국어 표기의 역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최초의 코레일 노선이다.

     

부산에서 가장 긴 환승거리를 자랑하는 역

 벡스코역은 이미 동해선에서도 계획이 되어있던 역이었으나 부산교통공사 소속의 역들과 달리 환승거리가 상당히 길어졌다. 물론 동해선이 지상이 아닌 지하로 운행했다면 두 역은 인접한 수영역과 같이 복층 구조의 환승역이 될 법도 했다.


 2호선 센텀시티역 방면의 경우 벡스코역을 지나면 진행방향 좌측으로 급격히 방향을 전환한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바로 센텀시티역이 등장한다. 한편 동해선 벡스코역은 지상 공간 확보를 위해 지금의 위치까지 옮겨왔다.


 수도권은 공항철도로 인해 상당히 긴 환승통로가 익숙하다. 그러나 환승 체계를 잘 갖춘 부산에서는 벡스코역과 같은 구조의 역이 매우 생소하게 다가올 것이다.


 이렇게 멀리 떨어진 환승역인 벡스코역은 부산 지하철 환승역 중 유일하게 2글자 이상인 역이기도 하다. 공교롭게 부산 지하철의 환승역은 벡스코역을 제외하면 모두 2글자로 되어있다.


 최초의 환승역인 서면역을 시작으로 복층 환승구조의 수영역과 미남역, 3개 노선 이상이 지나갈 예정인 사상역과 5호선이 개통하면 환승역이 될 하단역까지 약속이나 한 듯 모두 2글자 역이다.


 앞으로 어떤 노선이 개통할지 모르기 때문에 유일하다는 표현이 언제까지 유효할지 모른다. 하지만 벡스코역은 당분간 환승역 중에서 만큼은 상당히 돋보이는 역이라고 할 수 있다.

     

2호선 승강장에 따라 달라지는 환승게이트 위치

 벡스코역 환승통로는 센텀시티역 방면 승강장 끝에 바로 연결되어 있다. 그곳에는 개찰구 역할을 하는 환승게이트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부산 1회권이나 1일권, 우대권 등으로도 통과는 가능하지만 반대편 환승통로 끝에 위치한 동해선 환승게이트로는 출입이 불가능하다.


▲ 2호선 승강장 끝에 자리한 환승게이트(동백역 방면 승강장).
▲ 2호선 승강장 끝에 자리한 환승게이트(센텀시티역 방면 승강장).


 따라서 나가고자 하는 승객은 왔던 길을 되돌아오거나 맞은편 승강장으로 이동해서 다시 2호선 출구로 나가야 한다. 말이 환승게이트지 거의 개찰구나 다름없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환승통로에는 2호선이나 동해선 모두 개찰구 주변에서나 볼 수 있었던 승차권 판매기가 자리하고 있다.


 한편 환승게이트는 승강장에 따라 위치가 다르다. 동백역 방면 승강장에서는 열차 하차 위치에서 최소 열차 2량 이상의 길이를 걸어야 환승게이트가 등장하고 센텀시티역 방면 승강장은 열차 하차 위치와 바로 이어져 있다.


 환승게이트를 통과하면 계단이 등장하고 그곳을 올라가면 2호선 맞은편 승강장과 연결된 통로가 나온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앞이 보이지 않는 환승통로가 펼쳐진다. 이곳으로는 평면 무빙워크가 2기가 이어져 있을 정도로 결코 짧은 거리는 아니다.


▲ 평면 무빙워크 2기를 거쳐야하는 환승통로.


 평면 무빙워크를 지나면 다시 방향을 틀어 지상으로 올라오게 되는데, 그곳에서 또 하나의 환승게이트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동해선 대합실이 펼쳐진다.


출구와 출구로도 연결된 벡스코역

 벡스코역은 교대역과 마찬가지로 출구와 출구로도 가상의 환승통로를 만들 수 있다. 물론 교대역은 이 가상의 환승통로의 거리가 더 짧지만 벡스코역은 전용 환승통로가 더 짧은 편이다.


 2호선 8번 출구에는 동해선 벡스코역에 대한 안내가 있다. 그곳으로 올라가면 바로 환기구가 등장하는데 그곳에도 동해선 벡스코역까지 남은 거리가 표기되어 있다.


▲ 동해선 타는 곳 안내를 볼 수 있는 2호선 8번 출구.
▲ 8번 출구에서 볼 수 있는 동해선까지 남은 거리.


 8번 출구에서 우측 방향을 보면 동해선 선로가 보인다. 그리고 좌측으로 벡스코가 펼쳐져 있다. 거기에 펼쳐진 인도를 따라 이동하면 교차로가 하나 등장하고, 조금 더 나아가면 카메라에 전체를 담을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큰 역이 보인다.


 역사 전체가 하나의 원통처럼 보이는 동해선 벡스코역은 그 규모만큼이나 독특한 외관에 눈길이 간다. 교차로 쪽 애매한 위치에 역이 있다 보니 어느 출구라도 버스를 이용하는데는 꽤 불편한 것이 단점이다.


▲ 멀리서도 전체를 담기 어려운 동해선 벡스코역.

     

출구번호를 각각 사용하는 벡스코역

 벡스코역은 1~4번 출구가 두 곳씩 있는 것도 특징이다. 동해선의 환승역 3곳 중 교대역과 거제역은 기존 노선과 출구번호를 통합해서 사용 중이지만 벡스코역은 떨어진 거리만큼이나 출구번호도 이질적이다.


 이런 이유로 동해선 승강장에서도 1~4번 출구의 안내가 있다. 약속 장소를 잡을 때 2호선 역인지 동해선 역인지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


▲ 출구 확인이 반드시 필요한 1~4번 출구.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3년 8월 23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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