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옴, 사막 위의 신기루일까 유토피아일까

네옴시티 브랜드 분석

by AMALE

"다가올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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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에는 자율주행차가 일상이 되어 운전실력보다는 자율주행 조작법을 배우는 일이 더 흔해질지도 모릅니다. 20년 후에는 AI가 탑재된 안드로이드가 번화가를 활보할지 모릅니다. 그리고 50년 후에는 일론 머스크의 꿈처럼 인류가 화성 테라포밍을 시작했을지도 모릅니다.


이렇듯 가까운 미래에 대한 예측은 우리의 상상력을 끝없이 자극합니다. 이런 상상이 흥미로운 이유는 막연한 허황된 망상이 아니라, 실제로 한 발 한 발 다가오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SF 창작물들이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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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 SF 영화 보다 더 영화 같은 계획을 현실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사막 한복판에 세우겠다는 미래도시, 네옴(NEOM)입니다. 네옴 프로젝트는 170km 길이의 직선 도시 ‘더 라인(The Line)’을 비롯해 산업·관광·스포츠 특구를 건설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건설 프로젝트로, 언론에서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건설 현장’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네옴에 대한 평가는 여러모로 복합적으로 갈리고 있습니다. 네옴 프로젝트는 “미래도시 생활의 혁명”이라는 장밋빛 비전을 말하지만, 일각에서는 사막 위 신기루 같은 ‘사기극’이라는 비판도 거셉니다.


오늘 디그에이는 “미래는 어떤 식으로 브랜드화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네옴 프로젝트를 브랜딩 관점에서 분석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도시 개발 사업이자 한편에서는 ‘미래를 담보로 한 사기극’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네옴 시티에 어떤 내막이 숨어 있는지, 뉴스에서 이야기하는 경제 이야기를 넘어 브랜딩이라는 시각으로 네옴 프로젝트를 한 발자국 더 깊이 디깅해보겠습니다.




"인류 역사상 최대의 혁신이 사막 위에서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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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옴 프로젝트는 그들 스스로를 거리낌 없이 혁신이라고 소개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계획만 들어보면 이건 맞는 말이라고 해줄 정도가 아니라, 진짜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오일머니를 내세운 네옴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스케일이 달랐습니다. 2017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우리는 석유 이후의 시대를 준비할 것이다.”라고 선언했습니다. 그가 꺼내든 카드는 초 거대 개발사업. 국토 북서쪽의 불모지 같은 사막 한가운데에 새로운 도시을 세우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면적만 해도 서울의 40배가 넘는 약 26,500 km². 이곳에 바이오, IT, 에너지, 관광, 물류를 집약한 거대한 미래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은 얼핏 듣기엔 영화 ‘듄’이나 ‘블레이드 러너’의 배경처럼 들릴 정도였습니다.


프로젝트명 ‘NEOM’은 그리스어로 새로움을 뜻하는 ‘Neo’와 아랍어로 미래를 뜻하는 ‘Mostaqbal’을 합친 합성어로, 말 그대로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도시입니다. 전체 프로젝트 비용만 5천억 달러에서 1조 달러, 한화로 1300조(..!)가 필요하다고 추정됩니다. “인류 역사상 최대의 혁신이 사막 위에서 벌어질 것”이라는 발언은 과장이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계획만 보며 네옴은 도시 개발이 아니라 문명을 통째로 만드는 것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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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획의 핵심은 4개의 거점으로 구성된 생태계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더 라인(The Line)’이 있습니다. 길이 170km, 폭 200m, 높이 500m. 거대한 거울벽 도시로 설계된 이 공간은 자동차도, 도로도 없습니다. 모든 이동은 초고속 열차와 AI 기반 자율 시스템으로 이루어지고, 도시 끝에서 끝까지의 이동도 20분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합니다. 전체 에너지는 태양과 바람으로 공급되며, 탄소배출은 제로입니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수직적인 생태계로 설계되어 생활, 일, 여가가 한 공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말 그대로 미래의 모습 그 자체인 구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크린샷 2025-08-12 오후 1.57.07.png 네옴의 중요 거점 중 하나인 '옥사곤'


이 외에도 해상 산업 도시 ‘옥사곤’, 사막 속의 겨울왕국을 표방하는 산악 리조트 ‘트로제나’, 초호화 요트와 관광 리조트가 집결한 ‘신달라’까지, 네옴은 도시의 기능을 나누는 대신 삶의 방식을 분할하고 재조합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냥 도시를 짓는 것이 아니라 ‘ 미래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모습 그대로 보여주겠다는 것이죠.


또한 네옴은 스스로를 ‘미래 라이프스타일의 실험실’이라 부릅니다. 디지털 인프라부터 인공지능 운영 체계, 물 재생 기술, 탄소중립 에너지 시스템까지 모든 분야에서 현재와는 다른 생활 방식을 구현하겠다고 선언합니다. 그리고 이런 ‘선언 자체’가 곧 글로벌 투자자와 기술 기업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강력한 마케팅 툴이 되고 있습니다. “정말 이게 실현될 수 있을까?”라는 회의와 “혹시 진짜 되는 거 아니야?”라는 기대가 교차하는 바로 그 경계에서, 네옴이라는 브랜드는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된다면 말 그대로 현실판 황금향, 21세기 아틀란티스가 될 수 있겠지만 문제는 어마어마한 상상을 현실화하기 위해선 어마어마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 그래서 네옴은 ‘이상적인 미래’를 브랜딩 하는 방법으로 그들의 대외적 이미지를 구축하기 시작합니다.




미래를 브랜딩 하는 방법


네옴 프로젝트의 브랜딩 전략은 간결합니다.

파격적인 미래 비전을 제시해서 → 네옴을 ‘미래’ 혁신의 아이콘으로 각인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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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유리벽으로 둘러싸인 직선 도시 ‘더 라인’ 위에 자율주행, 인공지능, 100%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문명을 구축하겠다는 이 계획은 듣는 순간 현실감이 잠시 흐려질 정도입니다. SF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 설계는, 단순한 개발 프로젝트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내러티브로 작동합니다.


실제로 수많은 매체가 이 건설 현장을 ‘세계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로 묘사하며, 그 규모와 파격성에 주목합니다. 하지만 네옴이 제시하는 것이 그저 물리적인 크기만은 아닙니다. 이 브랜드가 진짜로 세상에 전달하고자 하는 건 ‘미래는 우리가 설계한다’는 선언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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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옴의 시각적 아이덴티티만 봐도 이 메시지는 명확해집니다. 우선 로고는 여러 개의 기하학적 도형이 모자이크처럼 이어진 형태입니다. 각 도형은 자연, 인간, 기술, 에너지, 공존 등 네옴이 추구하는 주요 영역을 상징하며, 색상도 사막의 흙빛과 바다의 청색, 신재생 에너지의 녹색 등을 사용해 ‘4가지 핵심 가치’ 자연·기술·삶·생산성의 조화를 표현합니다. 이는 사우디 전통 문양인 사다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미래적이면서도 지역성을 잃지 않으려는 의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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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네옴의 홍보 영상은 슬로 모션과 빠른 컷 전환, 거울과 네온빛을 활용해 ‘미래적 느낌’을 물씬 풍깁니다. 드론이 사막과 수직 도시를 가로지르는 화면 속에 프리미엄 자동차 광고처럼 세련된 음악과 서체가 어우러져, 마치 넷플릭스 드라마 ‘블랙 미러’에 등장하는 가상 기업의 브랜드를 보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네옴 공식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에 사용된 폰트도 각진 산세리프 계열로, 테크 기업 로고를 연상시키는 현대적이고 기능적인 느낌을 줍니다. 이처럼 색상·타이포그래피·모션그래픽이 일관되게 “미래 = 기술·친환경·사람 중심”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처럼 네옴은 브랜드의 핵심 메시지와 비주얼 언어를 일치시키려는 시도가 역력합니다. 기술 기업의 혁신 이미지와 고대 문양의 재해석, 글로벌 럭셔리 광고의 미학을 결합해 ‘미래 브랜드’로서의 감각을 연출하고 있으며, 이러한 요소들이 네옴을 단순한 도시가 아닌 브랜드화된 미래로 느끼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찬란한 미래인가, 거대한 사기극인가


네옴이 제시하는 이 ‘찬란하고 더 나은 삶’은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더 나은 삶, 더 많은 부, 더 큰 성공을 꿈꿉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거대한 비전’을 제시했을 때 인간은 거기에 혹하는 마음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단순히 혹하는 마음만으로 큰 투자를 결정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의심이 먼저 드는 것이 일반적이죠. 하지만 그 '누군가'가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이자 세계적인 투자 파워를 가진 사우디 국부펀드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네옴 프로젝트는 거대한 스캠 사기극이다!”라는 말도 괜히 나오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여기저기에서 잡음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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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발표 당시부터 “이건 너무 비현실적이다”라는 회의적 시선이 있었고, 많은 전문가들이 2030년까지 전체 170km를 건설하는 것은 애초에 재정적, 물류적으로 불가능했으며, 프로젝트 기획자들도 처음부터 이를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의도적 기획 사기’ 의혹이 나온 것이죠.


스크린샷 2025-08-12 오후 2.07.57.png 네옴 공사 현장


결정적으로 2023년에는 프로젝트의 축소 보도가 나오면서 비판은 한층 거세졌습니다. 실제로 NEOM 측은 170km 전 구간을 착공하는 대신, ‘미니 라인’이라 불리는 2.4km 구간을 먼저 건설 중인 것으로 확인됩니다. 2025년 현재 이 구간에서는 파일링 작업, 마리나 굴착, 탈수 시스템 설치까지 실제 공사 진척이 위성 이미지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2.4km로 짓는다고 해도 현대 건축 역사상 최대 크기의 건축물로 기록될 것이기에 작은 규모는 아니지만, 원래 계획에 약 1/70로 폭싹 줄어든 것이기에 빛이 바래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과정에서 NEOM의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되고, 프로젝트 전체가 재조정 국면에 들어갔다는 사실도 프로젝트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입니다. 또한 전체 NEOM 프로젝트 완공에 필요한 예상 비용이 1조 달러가 아니라 8조 8천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GDP의 8배 이상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2.4km 구간을 건설하는 더 라인 1단계만 하더라도 3,700억 달러(500조)가 소요될 수 있다는 예측이 있어, '재정적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한편 사우디 정부는 이러한 변화를 두고 “원래 모듈 단위로 수십 년간 건설할 계획이었다”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외부에서는 여전히 ‘축소와 후퇴’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국제 포럼과 소셜 미디어에서는 “실체가 없다”는 회의적 의견이 다수입니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사우디가 국부를 다른 산업으로 돌리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면서, 거주자보다 투자 유치와 이미지 제고에 집중한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네옴이 가장 많이 창출하는 일자리는 홍보용 영상을 만드는 CG 디자이너와 영상 편집자다.”라는 조롱 섞인 비판이 괜히 나오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중동의 시민단체인 알크스트(ALQST)는 네옴 프로젝트를 두고 “최악의 인권침해가 숨어 있는, 현란한 브랜드 뒤의 어두운 진실”이라고 강하게 네옴과 사우디 국부펀드를 비판했습니다.


네옴은 과연 그들이 홍보영상에서 말하는 것처럼 정말 인류 혁신의 상징이 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터져 나오는 우려처럼 정말 인류 최대의 스캠 사기극이 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되길 바라는 이유


네옴 프로젝트에 대한 시선이 우려와 조롱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 많은 기대감을 가지고 그들이 실제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낼 것이라 기대하는 의견들도 있습니다. 네옴은 아직 거대한 프로젝트의 초입에 서 있는 건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시민단체와 언론이 제기하는 여러 비판은 일방적 비난이 아니라 위기상황에 울리는 경고음에 가까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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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들어진 홍보영상과 거대한 비전을 담은 멋진 문구만으로 브랜드는 완성되지 않습니다. 거대한 약속이 현실과 괴리되지 않으려면 투명한 진행 상황 공개와 인권·환경 문제의 진지한 해결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네옴 프로젝트가 파행으로 치닫지 않길 원하는 이유는 이 프로젝트가 어쩌면 미래도시의 ’기준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십 년, 이십 년 아니, 더 먼 미래를 봤을 때 인류 문명과 도시의 모습은 분명 지금과 다를 것이고, 그 미래의 도시는 어떠한 기준점 아래 설계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인류가 정말 다른 행성에 살 수 있게 되었을 때, 그 도시의 기준점이 될 수도 있겠죠. 공상과학적 상상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다가올 수도 있는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브랜드는 만들어지는 순간이 끝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처럼 끊임없이 발전하고 진화해야 하는 존재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네옴은 아무리 규모가 크다 하더라도 브랜드로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합니다. 그렇기에 이 프로젝트가 과연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인류에게 새로운 도시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도 지켜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네옴은 과연 스스로 제시한 그 거대한 비전을, 진정성을 갖고 꾸준히 증명해 낼 수 있을까요?


디그에이는 다음에도 흥미로운 브랜드 이야기를 디깅하여 돌아오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감사합니다.



문의 :

brandminer.a@gmail.com

디그에이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diggin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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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자료

https://www.thenationalnews.com/gulf-news/2023/01/19/new-video-shows-progress-on-the-line-mega-project-in-saudi-arabia/

newsweek.com

https://alqst.org/en/post/neom-the-disturbing-facts-exposed#:~:text=Neom%3A%20the%20disturbing%20facts%20exposed,Saudi%20Arabia%27s%20Neom%20megacity%20proj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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