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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생활자 Feb 02. 2020

어마어마한 걱정폭탄이 투하됐다

타운하우스에는 관리실이 없다


타운하우스를 알아보며 가장 아쉬웠던 점은 처음의 생각과 달리 대부분의 타운하우스가 ‘관리’라는 측면은 거의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타운하우스 입구에 차단기를 적용해주겠다는 업체는 몇몇 있었지만, 보안을 담당하는 관리인이 상주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모두 추후 입주자들끼리 상의하여 관리인을 두라는 얘기를 했다. 관리실은 브랜드 건설사에서 만든 고급 타운하우스만 가능한 시설로 보였다.


그리고 일반 건설사의 하자보수 기간은 모두 1년이었다. 1년 이후의 하자보수는 모두 계약자의 몫인데, 아무래도 주택은 생각보다 손 볼 데가 많고, 1년 안에 나타나지 않는 문제도 많기 때문에 나중에 민감해질 수 있다. 아파트의 하자보수는 대부분 2년이고 그 이후에도 관리실에서 자잘한 수리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참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이렇게 한 달을 넘게 발품을 팔며 내린 타운하우스의 장점은 ‘개인이 아닌 회사가 짓기 때문에 조금 더 안전하다’와 ‘10-50채의 집이 한꺼번에 입주하기 때문에 주택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마음에 맞는 이웃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장시간 운전을 하고 집을 보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꿈에 그리던 집들을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은 행복했다. 하지만, 이 것은 초보 주택러의 착각이었다. 실제로 그것이 장점이 되지는 않았다는 이야기다.


출처 : 핀터레스트


이사를 결정하고 나서 부모님께 이 사실을 알리자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어마어마한 걱정폭탄이 투하됐다. 몇억씩 오르는 서울 집값과 달리 시골 주택은 집값이 오르지 않는다. 부모님은 언젠가 다시 서울로 들어와야 할 때, 그것이 불가능해질 것을 걱정하셨다. 그것은 맞는 이야기였다.


부동산의 개념이 아직은 ‘내가 사는 곳’보다는 ‘재산 및 투자’의 개념이 더 크다는 걸 알고 있다. 주택도 투자의 일부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도심에서 떨어진 대부분의 주택은 1-2년 뒤부터 그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진다. 다행히 지역에 따라서 대지가의 상승이 있을 수 있지만, 100평 이하의 대지는 그 영향이 크지 않다.


시골의 집 값은 오르지 않는다


따라서 시골의 주택에서 살겠다는 얘기는 부동산 투자를 포기하겠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어떤 면에서는 서울에서 사는 부동산 경쟁의 대열에서 벗어난다는 뜻이다. 또한 주택은 매매가 무척 어렵다. 아파트가 있는 곳처럼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도 아닐뿐더러, 잘 지어진 새집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주인의 성향을 많이 반영한 특색 있는 집은 더더욱 그렇다. 타운하우스는 다르지 않겠냐고? 일부 브랜드 건설사의 타운하우스나 도심에 위치한 일부 타운하우스를 제외하고는 똑같다.


‘재산 좀 늘려서 뭐하겠나, 내가 잘 살면 그만이지.’ 하기에는 위험요소가 많다. 만약, 이사 다하고 잔금도 다 지불했는데, 아파트와 대형 쇼핑몰, 가까운 커피 체인점이 너무 그리워져도 돌이킬 방법이 없다면? 1시간이 넘는 통근시간을 견딜 수 없다면? 매매가 되지 않아 맘에 들지 않는 집에 3-5년씩 울며 겨자 먹기로 사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는 다행히 재산에 대해서는 미련이 없었다. 몇 년 전 돈 때문에 큰 일을 당하고, 돈은 없다가도 있고 있다가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돈과 삶의 가치는 바꿀 수 없었다. 내가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사는 것은 내가 벌 수 있는 몇 억의 돈보다 가치 있다고 믿었다. 아파트 융자금을 갚느라 소비를 줄이고 절약하는 삶도 좋지만, 그 돈으로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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