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로부터 너까지
엄마 내 이야기 좀 들어봐
어떤 상황에도 의연하고
쿨한 엄마
왜 몰라
엄마의 힐링
햇살 같은 순간이 있잖아. 반짝이며 따뜻하게 차오르는 순간. 내가 살아있는 생명이라는 게 느껴지는 순간. 이제는 그게 어떤 느낌이고 언제 올지 안다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너를 만난 날부터 지금껏 본 적 없는 볕이 들기 시작했어. 어떤 때는 눈물 나게 황홀한 금빛이기도 했다가, 또 어떤 때는 숨을 그늘 한 줌 없이 뜨겁게 쏟아져서 나는 하얗게 타버리기도 하고, 와, 이렇게 어떻게 살지? 하면서도 많은 날들이 너무 보드랍고 포근해서 마음에 꽃이 피는 거야. 심지어 한 번도 같았던 적 없는 모양으로 매일매일 내리니까, 매번 무방비로 흠뻑 젖으면서 별 도리없이 웃어.
그리고 곧 당연해지는 거야. 해가 뜨는 게 당연한 것처럼. 다른 많은 기쁨들처럼. 이상적인 엄마가 못되어 미안하고 바라던 내 모습이 아니라 슬프고, 마음은 이루지 못할 것, 잃어버린 것에 눈 깜짝할 새 끌려가지만. 알아. 햇살은 늘 분명히 내리니, 나는 볕을 더듬고 선을 흘려 너를 그려. 네 웃음소리의 끝맛을 음미하거나, 내 손 꼭 붙든 작은 손에 가만히 귀 기울이거나, 무사한 하루를 들추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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