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천재들의 클럽
요절한 천재들의 이름을 낮게 불러 보았다. 지미 헨드릭스, 재니스 조플린, 짐 모리슨, 브라이언 존스, 그리고 커트 코베인. 그들은 모두 스물일곱에 세상을 떠났다. 대중은 그들의 죽음을 ‘Club 27’이라는 비공식적인 이름으로 묶었고, 우연찮게도 스물일곱에 삶을 마감한 유명한 뮤지션과 아티스트들을 그 범주에 포함시켰다. 호사가들은 이들이 자살하거나 약물 중독으로 요절한 이유가, 악마에게 받은 천부적인 재능을 대가로 목숨을 바친 결과라고 말했다. 스물일곱, 아마도 젊음이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시기. 어쩌면 악마들조차 그 젊음을 탐냈을지도 모른다.
너무 많이 사랑해서 너무 많이 슬프다…. 더 이상 열정이 없다. 그러니 기억해 주길 바란다. 천천히 희미하게 사라지는 것보다 한순간에 타버리는 것이 낫다는 것을.
스무 살이 되던 해, 커트 코베인이 자살했다는 소식은 한동안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나는 그가 남긴 유서의 한 구절을 노트에 빼곡히 적으며 반복해 낙서를 했다. 마치 굵은 도화지 위를 4B 연필로 긁어내는 듯한 그의 거친 목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눈을 감고 노래하던 커트 코베인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는 한순간에 완전히 타버리기를 갈망하며, 총구를 입에 물고 뇌를 정확히 겨누어 방아쇠를 당겼다. 완벽한 자살이었다. 왠지 모르게 나는 조용히 그의 죽음을 추모하고 싶었다.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 나는 일조차 나가지 않았다.
“커트 코베인이 죽어서 일을 못 나가요.”
“그게 누구야? 강아지야? 아니 오늘 바쁜 날인데 그놈의 개새끼 죽은 게 중요해?”
당시 내가 일하던 경양식 레스토랑의 지배인은, 내가 기르던 강아지가 죽어서 출근하지 못한다는 걸로 착각하고는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스물일곱에 죽은 또 한 사람을 기억한다.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한 청년, 비밀스럽게 내 마음 한편에 웅크린 채 존재하던 그. 내가 태어나 숨을 쉬는 모든 순간, 내 심장과 함께 움직이던 그. 그가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자연스레 ‘Club 27’을 떠올렸다. 커트 코베인의 절규가 내 귀에 울려 퍼지며 머릿속을 웅웅거렸다.
있는 그대로 와,
네가 예전에 그랬던 모습처럼 내가 원하던 대로 친구로서,
친구로서 그리고 오래된 적처럼 천천히 와도 괜찮아,
서둘러도 괜찮아 선택은 네 몫이야,
늦지 않게 쉬어도 좋아, 친구로서 그리고 오래된 기억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