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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이음 Jul 06. 2020

정말 남는 건 동기뿐일까?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은 시험 합격 그 후, 중앙경찰학교 이야기 



생활실 동기


정말 남는 건 동기뿐일까?



2030 동기들 만나서 반가워  

#동기 #수험생 공감 #경쟁 #2030 #언니 #형 #동생     



수험생일 때 먼저 합격한 친구들의 카카오톡, 인스타그램을 보면 중앙경찰학교 동기들과 같이 찍은 사진들을 구경하게 된다. 나도 빨리 합격해서 좋은 동기들을 만나 추억을 만들고 싶은 의지가 샘솟는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달려온 수험생들과 동기로써 빨리 마주하고 싶을 뿐이다.      



중앙경찰학교에 입교해서 교수님들께서 가장 많이 해주시는 말씀이 있다. “남는 건 동기뿐이야. 그러니까 옆에 있는 동기들하고 추억 많이 쌓아.” 항상 옆에 있는 동기들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우리가 현장에 나가서 겪는 어려움을 공감해줄 사람은 동기뿐이며 기쁨과 슬픔을 나눌 수 있는 건 동기뿐이라는 점에서다. 같은 시기에 입교하여 실습까지 서로 겪는 상황들이 비슷하기도 하고, 나이 때도 비슷하다.   


   

가장 많은 시간을 붙어있게 되는 생활실 동기들. 각자 자라온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나와 성격이 맞는 동기가 있을 수도 있고 안 맞는 동기가 있을 수도 있다. 같은 생활실에 최소 4명, 최대 8명씩 4개월을 함께 하게 된다. 언니, 형, 동생들과 24시간을 같이 붙어있게 된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지만 모두 같은 수험생활을 거쳤기에 공감대가 쉽게 형성되고 2030 세대가 모여있기 때문에 말도 잘 통하여 금방 친해진다. 생활 초반에는 서로 조심하기 때문에 무난하게 흘러간다. 하지만 서로 편해지다 보면 나중에는 소소한 갈등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과연 정말 남는 건 동기뿐일까?  




발생할 수밖에 없는 갈등 

#갈등 #학급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말조심 #하고 싶은 말  

   


중앙경찰학교에는 20대, 30대가 모여있다. 성인이 된 우리는 여러 가지 경험들로 인해 각자의 주관이 뚜렷해졌다. 때문에 사소한 부분에서도 의견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내 기준선을 넘어가면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신이 정한 기준이 있으니 상대방을 이해 못한다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점들을 입 밖으로 꺼내서는 안 된다. 옆에 있는 동기들까지 굳이 선동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분명 좋은 동기들이 훨씬 더 많다. 하지만 생각보다 정말 사소한 부분에서, 중학생보다 더 못할 정도로 유치한 부분에서 갈등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런 경우 제삼자라면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말고 중립을 지키는 것이 좋지 않을까. 우리는 항상 객관적 입장을 유지해야 하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으니 말이다.    


  

남을 헐뜯는 사람은 그 자신이 내면에 열등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 남을 자신보다 더 못난 존재로 깎아내리려 애쓰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자신은 ‘그나마 나은 사람’이 되는 셈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현명해지길 바란다. 그런 방법은 통하지 않는다. 

                                       _<월요일의 기적, 룩산 에머리크> 中     



우리는 이제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져야 할 성인이다. 모두 서로에게 현명한 동기가 되어주었으면.      


    

각자도생 사회에서 동기라고요? 

#같은 직장 #정년퇴직 #나이 #지역    


 

‘동기’라는 명칭은 같지만 대학교 동기와 중앙경찰학교 동기는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중앙경찰학교에서 만난 동기들은 같은 직장에서 정년퇴직까지 함께한다. 대학 동기들은 졸업 후 각자 나아가는 방향이 다르지만 중앙경찰학교 동기들은 같은 조직 내에서 비슷한 경험들을 하게 된다. 그렇기에 공감대도 훨씬 많고 서로 도울 수 있는 부분도 많다. 10살 이상의 차이가 나는 동기를 만나도 나이에 상관없이 허물이 없다. 지역이 달라도 마찬가지이다. 졸업 후 지역이 멀어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언젠가는 분명 도움을 주고받을 동기들이다. ‘인생은 혼자 사는 거야! 각자도생 사회에서는!’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인생은 혼자 사는 것이 맞지만 가끔은 혼자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해결할 문제뿐만 아니라 가끔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을 때도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은 한 사람보다 강하다. 그리고 서로에게 헌신하는 두 사람은 열 사람보다 강하다. 우리는 모두 실수하고 때로는 실패하기도 한다. 만일 인생을 홀로 살아가게 된다면 실패할 때 다시 일어서기가 힘들 것이다. 그러나 좋은 친구들과 함께 인생을 살아간다면, 그대가 일어날 수 없을 때 누군가 반드시 그곳에서 그대를 도와줄 것이다.

                            _<프렌즈:영원한 멘토, 나의 친구_존 맥스웰> 中     



입교 초기에 “동기뿐이다”라는 말을 지겹게 들어왔기 때문에 오히려 거부감이 들었다. 주변 사람이 없다고 해서 사는데 무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믿고 의지할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삶에 있어서 조금 더 플러스가 되는 것은 맞다. 그러니 본인이 지치지 않는 선에서 자기 자신을 지켜가며 건강한 관계를 맺기를 바란다. 우리는 관계에 의해 지치지만 또 그 관계에 의해서 치유받기 때문 아닐까.           









글의 일부분을 수정하여 재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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