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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과장 Mar 02. 2024

오늘 마신 건, 진짜 우유였을까?

얼굴이 아니라 옆구리를 보자

우유는 꾸준히 사랑받고 는 인기 식품이다. 구글에 우유의 효능을 검색하면 이렇다.


우유는 칼슘이 아주 풍부하게 들어있어서 뼈 건강에 도움이 되며 특히 우유에 함유된 카제인과 페타이드란 성분이 칼슘이 뼈로 흡수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때문에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성장기 어린이들의 골격성장과 중년의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우유 속에 영양이 풍부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성분들이 사람의 뼈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그 어떤 좋은 식품도 약이 아니기에, 식품이 어디에 특히 좋다는 말은 항상 걸러 듣는 것이 좋다.

상품 카테고리로는 흰 우유와 가공유는 구분해서 관리한다. 업무적으로는 부가세 때문이기도 한데, 우유든 과일이든 원물에 무언가 더해지세금이 붙는다.


우유를 고른다면 가급적 단순 당이 안 들어간 흰 우유를 마시면 좋지만, 가공유의 맛을 포기할 순 없다. 관리 상품의 개수만 봐도 흰 우유의 매출과 개수는 매년 거의 그대로인데, 가공유의 운영 개수는 해마다 증가한다. 고객의 선택을 하나라도 더 받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상품 선택의 이유는 다양하다. 행사를 해서, 맛있을 것 같아서, 늘 이것만 먹어서, 심지어는 귀여워서. 가공유를 마신다면 맛과 영양이 풍부한 원유 함량이 높은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원유 함량은 뒷면, 혹은 옆면에 따로 적혀있다.

예쁜 외모에 속지 말자.


팩으로 된 흰 우유는 원유 100%, 뚱바 바나나우유나 초코, 딸기맛 팩 우유에서는 85% 정도이다. 물론 대체로 팩 형태로 된 커피 우유나 초콜릿우유는 평균 70%가량의 보통 높은 원유량을 보인다. 하지만 일부는 팩 우유 형태임에도 원유의 함량이 25%에도 못 미치는 상품도 있다. 커피 대신 마시는 컵 형태의 가공유의 원유함량은 40~55% 정도이다.


이렇게 함량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상품 기획 단계에서 원매가를 정할 때 원유의 함량이 원가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함량이 높아질수록 맛과 풍미는 높아지지만, 원매가도 같이 올라간다. 같은 브랜드여도 카페라테이냐 초코라테이냐에 따라서도 원유함량의 10%에서 45%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또한 상품이 내세운 대표 브랜드가 프리미엄을 표방한다고, 성분까지 프리미엄은 아닐 수도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두면 좋다.

겉으로는 알 수 없는 속내


컵 가공유 중에는 상품 전략에 따라 비슷하게 생겼지만 원유가 없는 상품도 있다. 탈지분유를 물에 녹여 유지방을 첨가하면 우유 맛이 난다. 물론 신선한 원유보다 원가가 낮고 풍미가 적어 보통 맛과 향을 가미해 출시된다. 부재료의 맛이나 콘셉트가 특이하고 강한 상품일수록 분유를 쓸 가능성이 높다.


이 상품들은 혼합분유로 표기되어 있다. 최근 출시된 모 상품도 판매가는 다른 상품과 비슷한데, 1+1 횟수가 잦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였다. 행사로 싸게 샀다고 좋아했는데, 성분상으론 원래 저렴한 상품일 수도 있다.

소신껏 출시한 상품도 있다. 최근에 출시된 PB로 1,900원짜리 컵 커피 가공유출시돼서 분유겠거니 했는데, 원유함량이 45%였다. 보통 40~50% 함량의 커피 가공유가 보통 2,500~3,000원대인 것에 비하면 상당히 저렴한 세팅이다. 예측컨대 상품에 필요한 원물에 더 집중하고 행사 없는 EDLP로 기획한 상품인 듯하다.


다만 소리 소문 없이 출시되어 조용히 판매되는 게 조금 아쉽다. 동네 편의점에도 재고가 몇 개 없는 걸 보니 그다지 잘 팔리지는 않는 듯하다. 이렇게 저렴한 판매가에 행사와 마케팅 없이 판매하는데, 공격적인 1+1 분유커피의 매출을 이길 순 없다.


아무리 좋은 상품이어도 결국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회전율 저조로 유통이 어려워져 공급이 중단이 될 수도 있다. 고객으로서 이런 소신템들도 근처 가게에서 오랜 기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좋은 상품을 꾸준히 진열대에 유지시키는 방법은 소비자가 알고 꾸준히 구매하는 것뿐이다. 




알고 보니 좋은 사람을 떠올려보면 외모나 첫인상과 다른 경우도 많다. 어떤 게 가치 있는 것인지 좀 더 일찍 알았다면 좋은 사람을 빨리 만날 수 있었을까? 조금 평범해 보이는 그가 진짜 신이 소신껏 빚은 EDLP 일지 모른다. 잘 살펴보기, 알아보기, 다른 고객이 채가기 전에 얼른 잡기.


가공유는 1년에 한두 번 구매할까 말까인 MD 아내가 오늘 남편을 위해 고른 건 흰 우유이다. 너무 맛있는 건 멀리하기. 건강한 소비의 첫걸음이다.


by. M과장

* 5초 용어 설명

- 카제인 : 카세인은 우유에서 추출한 일종의 단백질 성분. 여기에 수산화나트륨을 반응시키면 물에 잘 녹는 카세인나트륨이 된다. 한 커피믹스 상품이 론칭할 때, 1등 경쟁사의 카제인나트륨을 잘 이용해서 성공적인 마케팅을 했지만, 수년이 지나고 보니 1위 브랜드는 여전히 잘 팔린다. 카제인 함유보다 나쁜 건 커피 믹스들 속 왕창 들어간 당이다.


- 펩타이드 : 우유 단백질 안에 생리활성 펩타이드는 면역, 항산화 등 신체기능에 긍정적인 작용 한다고 알려짐.


- EDLP : Everyday low price. 상품을 기획할 때 행사 없이 적정한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하는 가격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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