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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 Feb 29. 2024

30대 _ 정체성

정체성의 사전 전 의미 

: 변하지 아니하는 존재의 본질을 깨닫는 성질. 또는 그 성질을 가진 독립적 존재. (Identity)


95년에 태어나, 한국에서 30년을 살아낸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은 과연 무엇인지 떠올려본다.

나의 본질, 성질을 어떤 면에서 바라볼 수 있을까? 나의 습관이나 성격, 기질은 어떻게 드러나고 또는 숨겨질까? 그 모든 것들의 집합체는 정체성을 이루는 중요한 구성요소가 될 것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이는 과연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아마 내가 알고 있는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 (남들이 생각하는 모습) 그리고 주어진 환경에 의해 드러나지 않은 부분까지 모두 생각해 본다면 나는 죽을 때까지 이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살아보니까 조금은 알 것 같은 순간이 온다. 서른 쯤 되어보니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분명해지고 사람들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내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면 귀 기울여 듣지 않기도 한다. 이는 좋게 말하면 가치관이 뚜렷해지고 주관이 생기는 것으로 말할 수 있겠지만, 나쁘게 말하면 고집과 선입견이 생긴다는 이기도 하다. 뭐 사실 포장하기 나름이지 않을까 한다마는, 어느 쪽이라도 세상을 살아가려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살아보니 정말이지 인생에 정해진 답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남들이 보기에 좋고 비싼 것들도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내가 아닌 다른 기준에 따라가다 보면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정체성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어도 어느 정도 확립되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어떤 질문을 받으면 뭐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얼버무리곤 했다. 무난하게 좋은 게 좋다는 마음으로 그저 최대한 다른 사람들에게 맞추고 나를 크게 드러내지 않는 선택을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인생을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표가 찾아왔고 가지고 있는 것들과 무관하게 무기력한 느낌이 찾아왔다. 그래서 일상 속 짧게나마 나 스스로에게 나를 찾는 시간을 할애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 그렇게 나는 여유를 가지고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했고 연습했다.  그 예시로, 식사를 하기 전에 한 번 더 스스로에게 물었다.  음식이 정말 먹고 싶은 음식이 맞는지, 단지 가성비가 좋고 편리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체질상 잘 맞는 것인지. 등등


이러한 종류의 질문을 하면서 조금씩 나의 취향을 알게 되었고 크고 작은 의사선택의 이유를 곱씹어보니 그 안에서 나의 정체성(본질적 특성)이 조금씩 드러났다. 물론 아직도 한 마디로 설명하는 것은 힘들고 어렵지만,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는 느낌이다. 서른이 된 지금에서야 알게 된 것이 조금 슬프기도 하지만 그래도 느게나마 배울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한 일일 것이다. 아마 평생을 가도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을 테니.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 여러 가지 질문들을 나 스스로에게 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부디 다른 사람들은 정신없이 남들 따라서 살다가 허무함을 느끼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음식, 영화, 책, 게임 그리고 음악 취향은 무엇인지, 선호하는 여행 스타일은 무엇인지, 쉬는 날에는 어떻게 보내는지, 좋아하는 계절과 색과 그 이유는 무엇인지, 문제 생황에 나는 어떤 생각이 드는지, 해결을 위해 어떻게 도움을 요청하는지, 평소 좋아하는 이상형과 옷 스타일은 무엇인지, 에너지를 얻는다고 느끼는 순간이 언제인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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