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몇 번의 이직이 있었는가?
아르바이트 경험들을 포함한다면 셀 수 없이 많은 환경에서 일을 했었던 것 같다.
알바와 직장은 경제활동을 통해 생활을 이어나가려는 목적은 비슷하다.
그러나 학생이나 취업준비생의 신분으로 짧은 시간 동안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일은 마음가짐이 다르다. 물론 알바를 할 때에 책임감이 덜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굳이 이 일을 평생 하면서 살아겠다는 마음이 않다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직업을 선택할 때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경험 정도로 생각했다. 그래서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를 다른 직군으로 골라서 도전했었다. 레스토랑, 카페, 학원, 마트 등 다양한 곳에서 경험을 통해 간접적으로 사회 경험을 쌓았다. 매 순간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두려움도 있었지만 막상 해보니 딱히 못하겠다 싶은 것이 없었다. 나는 늘 위치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해야 할 동기를 스스로 만들어 냈다. 적응력이 뛰어나구나 싶었던걸 느낄 수 있었고 뭘 해서도 잘 먹고살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20대의 나는 직업을 구하기 위한 과정에서 끊임없이 흔들렸다.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없었으며 남들이 좋다 하는 그럴듯한 기준에 따라 움직였다. 자연스럽게 나의 인생에는 답을 할 수 없는 물음표가 따라다녔고, 나는 애써 이를 무시하려 했지만 그럴만한 성격이 못되었다. 그래서 조금 늦었지만 후회를 하더라도 마음이 시키는 데로 나아가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크고 작은 선택들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놀랍게도 내가 기준이 된 선택들에 오히려 후회는 없었다. 결과를 더욱 잘 받아들이고 배울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나갔다. 살아남는 법을 찾아가며 한 걸음씩 꾸준히 고민했다.
서른 인 지금이라고 다르지 않다. 머물지 않고 꾸준히 나의 길을 만들어 가야 하기 때문에 이직은 필요하다. 나는 연차가 쌓일수록 안정적인 업무와 급여 때문에 소속된 직장이 삶의 전부가 되어가는 경우를 많이 봤다. 이러한 삶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꾸준히 역량을 기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고민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사실 고민을 한다고 해서 이게 정말 옳은 건지,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에 대한 답을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아직도 나는 여전히 미로에 서있는 기분이 든다. (이 느낌을 과연 벗어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