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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고 Jul 04. 2020

북한산 의상능선을 가다.(의상봉,용출봉,용혈봉,증취봉)

산림청선정 100대명산 산행기 5화 북한산 ㅡ5

오늘은 '북한산의 공룡능선'이라는 별명으로 불릴정도로 다이나믹한 의상능선을 간다.

의상능선은 800m급인 북한산 정상부의 백운대,인수봉,만경대에 비해서 해발 고도는 500m중간을 왔다갔다 하는 낮은 능선이지만 의상봉,용출봉,용혈봉,증취봉등의 뽀쪽한 봉우리들을 오르내려야하는 난이도 높은 능선이다.

산행은 산성탐방지원센터에서 시작한다.

거리로만 보면 산성탐방지원센터에서 의상봉까지는 1.5km로 그리 길지는 않다.



그러나 의상능선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로프를 타야한다.

덕분에 일찌감치 확트인 조망을 즐길 수 있다.



가야할 다이나믹한 능선길 못지않게 그 능선과  맞닿은 하늘도 어제 소나기가 내린 때문인지 나이나믹한 그림을 선사하고 있다.



쌍토끼바위

이제 시작에 불과한데 6월 중순의 후텁지근함은 온 몸의 수분을 다 짜내고 말것처럼 연신 짜내고 있었다.

그 땀을 식혀줄 첫번째 휴식터는 시원한 조망과 쌍토끼가 재롱을 떨고 있는듯한 앙증맞은 바위가 있는 암반이다.

아직 쉴만한 시간의 산행을 하지는 않았지만 어차피 혼자하는 산행이니 그냥 쉬어간다.

요즘 말로 '혼산'의 장점 중에 하나다.



성랑지


이윽고 나오는 성랑터다.

옛날 성곽의 초소겸 숙소였다는 성랑이 있었던 자리라는데 그자리에는 그 어떤 흔적도 없고 소나무 한 그루만이 쓸쓸히 오랜 세월 동안 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



다시 의상봉 정상을 향한 마지막 계단을 오르면 정상 바로 아래쪽에 또하나의 멋진 조망점이 있다.

백운대,인수봉,만경대가 중앙에서 위용을 떨치고 그 주위를 원효봉과 염초봉,노적봉이 호위라도 하는듯 에워싸고 있는 모습이 마치 잘 짜여진 옛 군대의 난공불락의 진용 같다.



원효봉

의상봉은 원효봉과 다정하게 마주 하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두 봉우리에 두 스님의 이름이 붙여졌을까?...

유래를 찾아보니 옛날 신라시대의 큰 스님이셨던 두분이 각각 양쪽 봉우리에서 수련을 하며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었다'는 일화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비봉능선

비봉과 사모바위가 있는 비봉능선이다.

산행시작 할 무렵 다이나믹했던  하늘은 어느새 잿빛으로 변해있다.



의상봉 정상

높이가 502m인 의상봉 정상은 그리 높지도 않고 그렇다고 산행 거리도 길지 않지만 오르는 동안 가파른 암벽구간이 많아서 체력 소모가 대단했다.

오늘 올라야 할 4개의 봉우리 가운데 첫번째인 의상봉은 올라올때의 거친 암벽과는 달리 정상은 의외로 수수했다.

마치 동네 뒷산 같은 풍경이다.



가야할 용출봉과 국녕사 전경

이제 두번재 봉우리 용출봉을 향한다.



다양한 수형의 소나무들이 즐비한 암릉길을 지나 모처럼 운치있는 성곽길이 조금 이어지고 길은 다시 험로가 된다.



왜 의상능선이 북한산의 공룡능선이라고 하는지 수긍이 가는 순간이다.

별명에 걸맞게 쇠줄을 타고 손발과 온몸을 다 써야 지날 수 있는 구간들이 즐비하다.

한편으로는 초보자 들에게는 위함한 코스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스릴을 좋아하는 산객들에게 최고의 코스일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지도상의 봉우리 높이만 보고 우습게 여긴 산람들이 중간에 지쳐서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상황을 종종 맞이하는 코스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지나 온 의상봉

의상봉과 용출봉의 거리는 700m에 불과하지만 내려갔다 다시 올라와야하는 V자형 능선길이라서 더 체력 소모가 많다.



용출봉 정상(571m)

오늘의 두번째 봉우리에 도착했다.

'용이 나오는 봉우리'라는  뜻을 가진 용출봉의 정상은 멀리서 보면 삼각형의 뿔처럼 뾰족한  암봉인데 실상 정상은 소나무 쉼터처럼 뭉텅 했다.

정상 아랫쪽이 암벽인데 반해서 정상부분만 좁은 평지의 흙산인 것이다.

아뭏튼 소나무 그늘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다시 다음 봉우리인 용혈봉를 향해서 나아간다.



용출봉에서 용혈봉 구간도 거리는 짧지만 악전고투를 해야 한다.

좋게 말하면 지루할 틈이 없는 스릴있고 재미 난 구간이다.



거기에다 다양한 기암괴석과 조망등의 볼거리는 덤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계점을 향해서 가는 체력은 어쩔수가 없다.

다행이 시간적인 여유도 있고 혼산이기때문에 조망 좋은 곳에서 충분히 쉬는 수 밖에...



하긴 일부러 쉬지 않더라도 멋진 풍경과 다양한 볼거리에 취하고 사진놀이를 하다보면 자연히 쉬엄쉬엄 가는 꼴이다.



지나온 의상봉과 용출봉이다.

산 전체가 거친 바위로 이루어져 있는 모양새다.

저 거친 봉우리를 넘어왔다고 생각하니 나 스스로가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혈봉(龍穴峰) 정상(581m)

용혈봉의 봉우리 이름에 대해 특별한 유래는 알수가  없지만 단순히 한자 풀이만 해 본다면 용이 사는,혹은 용이 나오는 굴이 있는 봉우리다.

옛날 선조들이 봉우리들의 이름을 붙일때 용출봉과 함께 연작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용혈봉 정상은 의상봉이나 용출봉과는 달리 암봉으로 우뚝 솟아있어서 제법 정상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마침 반대쪽에서 올라오는 산객들이 있어서 인증샷 한 컷 부탁했다.



증취봉(甑炊峰) 정상(593m)

그리고 다시 모처럼 비교적 걷기좋은 암릉길을 걸어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인 증취봉에 올랐다.

증취봉은 멀리서 보면 시루가 불타는 모양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높이로만 보면 오늘 오른 4개의 봉우리중 가장 높지만 증취봉의 봉우리도 거대한 바위가 하나 우뚝 놓여있고 그 아래에 정상 표지목이 세워져 있을뿐 봉우리 정상이란 느낌이 별로 없었다.



다시한번 '공룡능선'을 방불케하는 구간을 반복하는 하산길에 들어 선다.

여름 더위와 암벽타기를 방불케하는 거친 등산로 때문에 체력은 거의 고갈되었지만 나름 재미나는 산행의 뒷끝이라서 기분만은 좋은 하산 길이다.



그리고 거친 산길도 이내 걷기 좋은 산길로 바뀌어가고 있다.



하산길에 만난 절터다.

산성내에 있었다는 승영사찰 부왕사지에는 주춧돌만이 옛 영화를 말해주고 있는듯 했다.

요즘 그 많은 사찰들이 생겨나고 복원하는데 왜 유서 깊은 이 사찰은 복원되지 못했을까?

터나 주춧돌의 규모로 봐서는 제법 큰 사찰이었을듯 한데...




하산이 끝나 갈 쯤 역사의 거리가 나왔다.

아픈 역사와 문화 역사가 혼재해 있는,아름답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거리다.



이곳에 비석의 거리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그것도 선정을 베푼 사람들의 비석이라는데 그 중에 민영휘의 비석도 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울때는 별로 좋지 않은 사람으로 배웠던것 같은데...








다시 또다른 절터인 중흥사지를 지나 오늘 산행의 마지막 구간인 중성문을 지난다.

여기서부터는 산길이라기 보다도 오솔길에 가깝다.







북한산의 많은 능선중에 하나인 의상능선은 의상봉부터 용출,용혈,증취,나월,나한,문수봉까지 7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능선이다.

북쪽으로는 원효봉과 염초봉,정상인 백운대와 만경대 그리고 노적봉의 웅장한 암봉들이 조망되고 동남쪽으로는 장대한 비봉능선을 조망할 수 있는 북한산의 중심 능선이다.

비교적 거칠은 암봉이 많지만 요즘은 시설을 잘 해놓아서 천천히 오르면 안전 산행을 즐길 수 있는 능선이다.

그러나 초보자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난이도 일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산을 마무리 할 무렵,여름나절 긴 해가 저문다.

하루 종일 구름낀 날씨였는데 하산 하고나니 언제 그랬냐는듯 쨍한 해가 떴다.

그것도 기울기 바로 직전에...

사실 하늘이 워낙 좋아서 갑자기 시작한 산행이었는데 산행 내내 먹구름만 쳐다봐야 했다.

그래도 흐린 날씨였지만 시야는 그리 나쁘지 않아서 북한산의 웅장한 속살을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 있는 멋진 하루였다.

*산행코스:산성탐방지원센터 ㅡ의상봉 ㅡ용출봉 ㅡ용혈봉 ㅡ증취봉 ㅡ부왕사지 ㅡ중흥사지 ㅡ산성탐방지원센터


ㅡ2016.06.16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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