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면접 준비

수시 면접 전형을 준비하며

by sallala

수능 3일 전 한 대학의 1차 합격 발표가 있었다.

이 대학은 왜 수능 전에 1차 발표를 하는거야...떨어지기라도 하면 박살난 멘탈을 부여잡고 수능장으로 향해야하니 그 마음이 어떻겠냐고...


월요일 오후 3시 입시 카페에서 뜬 1차 발표 공지를 보고, 얼른 입학처에 접속했다.

아이의 9개 원서중 면접이 있는 전형은 이 대학이 유일했다. 그러니 1차 발표를 기다리는 대학도 이 대학 하나뿐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학교장추천(교과)전형이거나 생기부만 보는 학종,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가 포함된 학종이었다.


고3 학기초, 여름방학에 두번 해서 총 세번의 생기부 혹은 수시 원서 배치 컨설팅을 받았었는데,

분당의 유명 입시유튜버들이 운영하는 업체만 제외하고는 모두 아이의 생기부를 혹평했다.

(아마도 앞서 내가 썼던 글들에 이와 관련된 내용이 있으리라)

'성적에 비해 생기부의 내용이 형편없네요'

'어머니, 2D게임 만들기나 파이썬 이런것들은 아무나 다 하는거예요' 등등

그러니 학종으로 지원하면서도 생기부 세특 내용보다는 비교적 높은 내신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

더군다나 이날 1차 발표를 하는 대학은 사실상 1지망 대학이었다.


반은 포기하는 마음으로 반은 살짝쿵 기대하는 마음으로 합격자 발표를 조회했다.

합격.

눈물이 났다. 와~최종합격도 아닌데, 왜 눈물이 나지?

그동안 아이의 생기부로 너무 주눅들어 있었다. 화려한 탐구 보고서로 생기부를 체워 넣지 않았더라고 이렇게 3년간의 노력을 알아봐주는 대학이 있을거라고 얼마나 기대하고 기도했는지....


수시 원서를 접수하고 학교에서는 면접 전형에 지원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모의 면접 연습을 시켜준다.

그런데 아이는 이 연습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담임선생님께 말했단다.

왜?

우선은 아직 1차 합격 여부가 판명되지 않았고, 수능 공부에 집중하고 싶은데다, 괜히 교무실 왔다갔다 하다가 시간만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게 그 이유였다.

'아이고 아들아, 수능 끝나고 바로 그주 일요일이 면접이란다 ㅠㅠㅠ'

물론 대치동의 유명 학원에서는 추석 연휴를 활용해서 3~6시간 가량의 면접 강의를 진행한다.

인터넷 검색만 몇번 해봐도 알수있는 면접과 논술에 특화된 학원들이다.

하지만 수능최저도 간당간당한 마당에 대치동까지 날라가서 면접 학원을 다닐 여유는 없었다.


할수없이 엄마표 면접 준비에 돌입할 수 밖에..

학교 입학처 자료실에 탑재되어 있는 면접 기출문제와 선행학습 영향 결과보고서를 출력해놓고

일주일에 하루 면접 연습을 하기로 했다.

물론 아들은 이 계획에 순순히 응하지 않았다. 짜증을 냈다.

이유는 학교 면접 연습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와 비슷했다.


가끔 아들에게는 따끔한 충고가 필요하다.

나는 뱃가죽의 모든 근력과 배안의 모든 공력을 동원해서 소리쳤다.

'야! 이XX야! 수능 보고 이틀있다 면접보러 가야하는데, 미리 조금씩 준비하는게 그렇게 어려워? 일주일에 한시간 시간내는게 그렇게 어렵냐!'

'네가 주말동안 하는 게임 시간에 비하면 새발에 피다..이 XX야'라는 말은 참았다. 잘 참았다.

안그랬다면 집안에서 핵전쟁이 일어났을수도 있으니까.


한참을 울면서 짜증을 토해내던 아들은 그새 마음이 가라앉았는지

수능보기 일주일전까지 일요일마다 한시간씩 면접 준비를 하기로 했다.


후...진짜 뭐 하나 쉬운게 없구나.


대치동 면접논술 전문 학원에 면접 전 특강을 신청해놓았다.

물론 직접 대면은 어려워니 zoom으로 이루어지는 수업이었다.

수능 본 다음날 아들은 6시간에 걸쳐 특강을 들었다.


면접을 보고 나서 아이는 한마디를 했다.

'대치동 특강 하나도 도움 안됐어. 엄마랑 한게 더 도움됐어'

왜인지는 자세히 묻지 않았다. 물어도 대답하지 않을거기에.


면접 얘기는 다음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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