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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 나그네 Jul 28. 2020

징병제, 남자들에게는 폭력 여자들에게는 차별

 추미애 장관 아들의 군복무 시절 휴가 미복귀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 되고 있다. 군복무 미복귀 이슈가 있었던 시기는 지난 2017년으로 3년이 지금까지도 논란과 의혹으로 남아있다. 그런가하면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의 아들 병역 기피 의혹이 다시 한 번 제기되기도 했다. 또,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의 황제 군복부와 관련된 논란도 청문회에 뜨거운 논쟁 중 하나이다. 일명 청문회 5종 세트 중 하나인 병역 기피는 국민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고, 많은 정치인들과 그 가족들의 이름이 병역 기피와 관련해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다. 국민의 의무라는 이름 아래 병역의 의무를 행할 수밖에 없지만 그만큼 누구나 기피의 유혹을 받는 의무이다. 때문에 그만큼 논란도 더 많고, 특혜를 받지는 않았을까 하는 의혹들은 끊이지 않다.



출처 :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ktv520&logNo=220725672132&proxyReferer=https:%2F%2

 신의 아들이라는 표현은 병역의 면제를 피한 사람에게 붙는 수식어 중 하나이다. 죽도록 하기 싫은 것을 면제 받은 소수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토록 원하지 않는 의무로 다가오는 이유는 젊은 시절, 자유를 박탈당한 채로 각종 노동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작전, 근무, 훈련, 병영생활, 전투체육까지 그 어떤 것도 달갑게 다가오지 않는데, 받는 급여까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꽃다운 나이에 그것도 건강한 대한민국 남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병역의 의무를 짊어져야 하는 것은 국민의 의무로 포장된 남자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이다.


출처 : http://egloos.zum.com/sky241/v/1308832

 그런가 하면 병역의 의무를 하지 않는 여자에게도 징병제는 차별로 다가온다. 군가산점제와 군복무 기간이 호봉에 반영하는 기업들이 많다. 대가 없이 군복무를 했기 때문에 보상을 받아야 하는 것은 마땅하지만, 사실 그 보상은 기업이 해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남자들에게 병역의 의무를 부과한 것은 국가라면 그 보상 또한 국가에서 이루어져야 마땅하다. 병역의 의무를 부과한 적 없는 기업이 그 보상을 남자들에게 하도록 만드는 체계는 여자들에게 차별을 환기하고 있다.


 



출처 : http://www.sisaweek.com/news/articleView.html?idxno=70738

  표면적으로 징병제는 남자들에게 차별적인 의무 같지만 여자들에게도 차별을 환기하고 있다. 국가가 남자만 징집대상이 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 놓고, 군복무자에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기업과 사회를 장려하고 있다. 이 말을 조금 과하게 비약하자면 국가가 징집대상이 될 수 있는 남자에게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뒀다고 볼 수 있다. 여자 취준생 최고의 스펙은 군복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징병제가 남자에게 특혜를 주는 제도라고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가혹한 조건에서 자유를 박탈당하며 의무를 수행해야 하는 것은 분명 남자들에게 폭력이기 때문이다.


 

 징병제는 남녀 모두에게 불만을 갖게 하는 요소가 다분히 존재한다. 분단국가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남자에게만 병역의 의무를 부과하는 징병제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국민의 의무인지 의문스럽다. 분단 국가라는 이유로 징병제를 도입할 수밖에 없었다면 건강한 남녀를 모두 징집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남자의 신체적 조건이 전투를 하는데 더 적합할 수는 있겠지만, 신체 조건만으로 전투를 하지는 않으며 남자보다 전투에 더 적합한 여자도 많이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군 조직은 전투력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행정력, 기술력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런 부분은 신체적 조건만으로 우열을 정할 수 없지 않은가. 징병제를 도입하면서 건강한 남자만을 징집 대상으로 한정하다보니 젠더 갈등까지 유발하고 있어, 또 다른 사회적 비용까지 발생하고 있다. 남자에게는 폭력적으로 다가오고, 여자에게 차별적으로 다가오는 현재 대한민국의 징병제는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 징병제를 보완하여 젠더 갈등을 최소화하고 사회적 비용을 줄이든지 아니면 모병제를 적극 검토해 봐야하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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