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을 한지 한 달이 지났다. 드디어 그토록 바라던 휴강을 하는 과목이 생겼다. 교수님이 미리 휴강 소식을 알려주셨다면 좀 더 시간관리를 잘할 수 있었을 텐데 전날 밤 8시에 이메일을 보내셨다. 사유가 비즈니스 트립이라는데... 아니 그럼 좀 미리 알려줄 수 있었던 것 아닌가... 근데 이메일을 자세히 읽어보니 수업은 취소되었으나 수업시간에 나갈 진도 영상을 올려놨다고 한다. 슬쩍 링크를 들어가 보니 2시간 가까운 영상이다. 결국 집에서 들어야 하는데 일단은 미루고 눈앞에 마감이 있는 자바 과제를 계속했다.
화요일은 내 생일이었다!! 원래 생일을 특별히 챙기는 편도 아니고 그냥 맛있는 저녁 한끼면 만족했는데 올해 생일엔 특별히 아무 걱정없이 모두 내려놓고 띵까 띵까 노는 날로 정했다. 개강할 때만 해도 이 날이 올까 싶었는데 시간은 흘러가고 이 날이 오긴 하는구나. 그냥 이 시간까지 결석 없이 잘 견뎠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하다. 마음 딱 먹고 오늘 아무것도 안하기를 즐겼다.
수요일은 어제 논 여파 때문에 뭔가 잘 집중이 안 됐다. 자바 숙제를 계속했고 영어 과목 과제를 조금 했다. 붕 뜬 기분이 잘 가라앉지 않는다. 한 달 동안 꽤나 규칙적으로 살아와서 습관이 형성됐나 싶었는데 이렇게 빠르게 균형을 잃을 수 있다니.... 놀랍다.
목요일 이제 다음 주면 드디어 Part 1 과제를 제출하는 날이다.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청천벽력처럼 팀을 짜라고 한다. Part1 과제는 혼자 하는 과제라고 해서 열심히 해놨더니 제출 일주일 전에서야 팀으로 과제를 하라고 한다. 원체 교수님이 즉흥적인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제출이 코 앞에 되어서야 의견을 뒤집다니... 정말 짜증이 솟구치고 팀 짜는 거에 대해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자바 수업은 3개의 실습 반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각 반 안에서만 그룹을 정하란다. 휴 가뜩이나 아는 사람 하나 없는데 제약조건까지 생기니 팀원 구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용기 내어 뒷자리에 있는 우리 반 실습 같이 듣는 아이한테 팀 찾았냐고 물어보니 본인은 과제를 스스로 100% 해결했기 때문에 혼자 할 거라고 한다. 흠... 넌 이메일을 잘 안 읽었구나.... 그래 너도 혼자 팀 없이 간다고 하니 나도 일단 그냥 내일 실습시간에 가보련다.
금요일 실습시간이 되었다. 조교는 Part1 과제 제출에 대해서 한참을 설명했고 결론은 모두가 팀을 짜야하고 두 명이 모두 과제를 100% 했다고 하더라도 둘 중 한 명의 코드만을 선택해서 제출해야 한다고 한다.
휴... 하는 수없이 조교에게 팀이 없으니 팀을 짜줄 수 있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조교가 오늘 저녁때 출석표랑 팀 구성표를 확인해서 이메일을 준다고 했다. 하아 진짜 스트레스다. 어떤 팀원이 걸릴지 모르니 혼자서도 제출 가능할 정도로 숙제를 해놨다.
토요일 밤 10시 조교로부터 이메일이 왔다. 팀이 없는 사람들에게 보낸 이메일이었다. 다행히 나만 팀이 없는 게 아니라 60명정도 중에 13명 정도가 팀이 없었다. 아휴 다행이다. 나와 같은 팀이 된 학생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안녕! 조교가 보낸 메일에 의하면 우리가 같은 팀인 것 같은데 만나서 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어. 다음 주 월요일에 데이터베이스 수업 오니? 만약에 그 수업에 오면 쉬는 시간에 같이 이야기하자. 내 폰번호는 이거고 왓츠앱 있으면 거기로 연락 줘!"
이메일을 보내고 나니 너무 내 할 말만 다다다 했나 싶었다. 좀 더 친근한 표현을 할 걸 그랬나. 밤이 늦었으니 아마 답문은 내일 쯤 올 것 같다. 그냥 자고 싶은데 월요일에 미뤄둔 두 시간짜리 강의를 보고 자야 한다. 앞으로 미루지 말고 바로바로 해야지... 나이가 불혹이 되어도 미루는 건 여전하다. 이번주는 붕 뜬 마음으로 반, 팀 과제 때문에 무거운 마음 반으로 지냈다. 나는 또 달력을 꺼내본다. 조금만 더 버텨보자.
팀과제 제일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