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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글 실랑이

둘째 교육1

by 일렁

고민이다. 아이와 실랑이를 벌인지 삼년째다. 남들은 아이들을 별 고민없이 별 다툼없이 잘도 학원에 모내는ㄷ, 우린 그것이 잘 안된다. 그건 다 우리집 분위기 때문이다. 지난 몇년간 강제로 하는 선행학습은 교육적으로나 교육효과를 봐서나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떠들어댔기 때문이다. 그 목소리를 아이들도 다 듣고 자란 터, 그런 아이들이고 보니 이제서야 학원에 가라는 말이 들릴리 만무하다. 이미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 아이가 이제 중학생을 마무리하고 있다. 중 3이다. 아직까지 선행학습이란 것을 한 적이 없고 수학만 학원에서 교과 진도보다 빠르게 공부하는 수준이다. 초등학교까지는 책을 곧잘 읽고 생각을 하는 습관을 들여서 문해력이 제법있었다. 그런 장점은 중학교 내내 써서 제출한 글쓰기 숙제에서 드러났다. 그런데 그 약발도 이제 다해가나 보다. 지난 3년간 우리아이는 휴대폰과 함께 살았기 때문이다. 이말은 독서도 공부도 최소한으로 하고 주로 휴대폰에서 게임과 웹툰과 웹소설 그리고 쇼츠보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다는 말이다. 휴대폰 보기 대회가 있다면 아마도 입상권에 들었을 것이다. 문제없이. 그래서 아이에게 혹시 대안하ㅏㄱ교를 가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검색해보니 전국에 대안학교가 제법있었다. 대부분은 종교 대안고등하교였지만 그래도 개의치 않았다. ㅇ이에게 몊개의 대안학교를 말하며 인터넷에 들어가 괜찮겠는지 요모저모를 알아보라고 했다. 아이는 솔깃하더리 일주일 후에 내게 말했다. 검색하고 알아보았는데, 약간은 가고싶어서 고민도 했지만 그냥 안가기로 했다고. 아, 요즘 대안학교는 낮에 공부하고 함께 밥도 먹고 잠을 자면서 생활도 같이 하는 것 같아서 휴대폰일랑은 찬밥신세로 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로 한 권유였는데. 아깝다. 아이는 일주일 고민하더니 대안학교를 가지 않겠다고 했다. 아쉬웠다.

아이 아빠가 물리에 관심이 많아 아이랑 물리로 생각해보기를 조금 했지만 그것도 중1 잠깐 동안이었다. 휴대폰 쓰나미에 휩쓸리기 전에 말이다. 그렇게 아이느 ㄴ중학교 3년 내내 휴대폰 쓰나미에 어푸어푸 연신 물먹으며 휘둘렸다. 쓰고 보니 더욱 슬프고 분하다. 휴대폰에 아이 인생을 빼앗긴 느낌이 더 진하게 실감나서다.

문제는 지금부터라고 주변 지인들이 말했다. 고등학교 가면 이미 늦는다고 지금 중3때라도 아이에게 고등학교 공부꺼리가 많다는 점, 공부성적으로 대학을 가게된다는 점을 알려줘야한다고 했다.구래서 충분히 알려줬더, 몇번이고 약속을 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긴장이 감도는 묵언의 시간도 몇번이나 가졌는지 모른다. 그리고 지금 다시 약속을 하고 공부를 하고 있다. 학원은 여전히 가기 싫단다. 수학학원도 지금 한달째 쉬고 있다. 그동안 쉬지 않고 했기 때문에 약간쉬고 싶다고 해서 잠시 쉬는 중이다.

딱 4주 전이다. 우리는 약속을 했다. 엄마로서 중3의 소중한 시간을 헛되이 보내 고등학교때 뒤늦은 뼈저린 후회의 눈물을 흘릴까 걱정이 되어서다 한시간 이상 서로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손가락을 걸었다. 복사도하고 도장도 찍고. 우리 중3 아이는 하교 후 2시간 그리고 저녁을 먹고 2시간 공부를 하기로 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과목을 국어 수학과학영어 한국사 등 골고루 하기로 했다. 공부계획표가 다소 무리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시작이 이미 많이 뒤쳐졌으니 그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호기롭게 손가락을 걸어주니 믿음도 확 가긴 했다. 내 아이를 믿어야지 누구를 믿겠어! 이렇게 생각하고나니 믿음이 쑥쑥 더 자라났다. 내 속에서 말이다.

시간표를 예쁘게 프린트해서 아이에게 주고 나는 가볍고 뿌듯한 마음으로 편히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4주가 지난 시점, 우리 아이는 다시 핸드폰과 한몸이다. 분하다. 다시 핸펀에게 아이를 빼앗기다니. 다시금 불끈 주먹을 쥐어 본다. 아이를 포기할 수 없다. 수학도 곧잘하고 잘만하면 좋은 인재가 될 수 있는데, 자기가 원하는 컴퓨터 공학자가 될 수 있을 텐데 너무 아깝다.

한편 생각해 보니 아이가 너무 괘씸하다. 약속까지 해놓고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핸펀만 보고 있으니 말이다. 맘속으로 생각해 본다. 아무래도 이 아이를 집에서 쫓아내야겠어. 학교나 도서관 근처에 방을 얻어 내보내서 혼자서 살게 해줘야 할까봐라고. 아이는 지금 집안에서 보살핌과 원하는 것을 다 받고 사니 모자란 것이 없고 그래서 무엇이건 간절하게 원하는 것도 없고 결국은 하루하루 쾌락에 맡기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집 밖에ㅔ 원룸이라도 얻어 내보내면 지 앞가림을 스스로 해야 할터이니 정신이 번쩍들어 그깟 핸펀만 하고 있지못할수도 있겠다 싶었다. 일단은 하나의 안으로 머릿속에 담아 두었다. 정말로 말 안듣고 핸펀에게 몸과마음을 빼앗기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할 수도 있기에.

이렇게 4주째 되는 날 글을 쓰기로 했다. 기록을 하면서 아이가 고등학교에 가서 대학을 가게 될때까지 그리고 원하는 모습의 성인으로 우뚝 설 때까지 틈나는대로 기록을 하려고 한다. 아이랑 대화하며 함께 하는 공부이고 교육이지만 기록은 항상 못보고 놓치는 것들을 잡아주는 마술을 부려주기 때문에 쓰려는 것이다. 계획을 세운것은 점검하는 프린트문서를 손에 쥐어 주었다. 공부를 하던 안하던 네 현재모습을 바로 보아야 하기 때문에 사실대로 적으라고 했다. 오늘 공부한 시간은 얼마인지를. 계획대로 진행한 것은 어느시간인지를. 아이는 그 종이를 받아들더니 혼자말로 말한다. 도서관에 가야겠다고. 그래서 냉큼 말을 받아서 답했다. 좋은 생각이라고. 아이는 근처 도서관을 검색하더니 월-금 오후 10시까지 도서관 열람실 개방한다는 정보를 카톡으로공유해준다. 정말가려는 걸까? 기대를 잔뜩 품어본다.

아이는 이제서야 씻고 휘파람을 불며 수다를 떨고 있다. 취침시간이 11시인데 지금시간은 11시 41분. 내 맘은 환장하겠는데 태평하기 그지없다. 아이가 잘 하겠지라는 믿음과 기다림이 아이를 자라게 한다고 어느 교육학자는 말했다. 정말인가? 진심으로 그 말을 믿고 싶다. 우리 아니는 내 믿음과 기다림을 벅고 자라는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런데 조바심도 한가득이다. 어떻게 아이를 교육해야 되는지 정말 자신이 안선다. 그래도 진심으로 믿고 기대려보련다. 그리고 가끔은 충격요법도 쓰고 민간요법도 써 보련다. 우리아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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