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use a bullshit
어쩌다 듣게 된 나의 뒷 이야기. 뒷담.
화장실에서, 복도 모퉁이에서, 아니면 누군가의 카톡 대화창에서. 이런 순간을 마주했을 때, 일단 기분이 더러워진다. 그리고 그 사람들 얼굴 마주치기가 어색해진다. 어떤 사람은 "나도 맞대응해야지!"라며 분노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아, 내가 진짜 그런가 보다"라며 주눅이 들기도 한다. 문제는 분노해 봤자 내 혈압만 오르고, 주눅 들어봤자 내 자존감만 떨어진다. 좀 다른 방식으로 '뒷담'에 대해 접근해보고자 한다. 이왕 받는 거, 개똥도 약에 쓰면 좋은 거 아니겠는가? 그 사람들은 여전히 내 뒷담을 할 테고, 나는 여전히 그들과 같은 공간에서 지내야 한다면 말이다.
그럼 지금부터 이 뒷담이라는 것에 대해 실용적인 관점에서 접근해 보자. 뒷담 하는 사람들의 머릿속부터 분석해 보는 거다. 사람은 남의 뒷담을 왜 할까?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당신이 잘나서.
둘째, 당신이 욕먹을 행동을 해서.
셋째, 그냥 심심해서. 재밌으니까.
첫 번째 경우, 당신이 잘나서 받는 뒷담. 이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한다. '아, 너무 눈에 띄었나? 좀 더 조용히 해야겠다. 발목 잡히지 않게 조심해야지.'
잠깐, 왜?
잘하는 걸 숨겨야 할 이유가 뭔가? 당신이 잘나서 받는 뒷담은 그냥 칭찬이다. 질투와 시샘은 당신이 제대로 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런 경우엔 오히려 당당해져야 한다. '부러우면 너네도 나처럼 하렴'이라고 생각하고 무시해 버리자.
두 번째의 경우엔 오히려 기회로 활용해 보자. 당사자들에게 직접 이렇게 말해보는 거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그런데, 뒤에서 말고 앞에서 얘기해 주면 고맙겠어." 진짜 피드백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 제안을 받아들일 테고, 그냥 까고 싶어서 까는 사람이라면 어정쩡해할 것이다. 이걸로 구분할 수 있다.
문제는 세 번째다. 압도적으로 세 번째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정말로 "심심해서" 뒷담을 하는 걸까? 좀 더 깊이 들여다보자. 이들이 뒷담을 하는 진짜 이유는 안전한 공격이다. 상대방이 반박할 수 없는 상황에서 누군가를 평가하고 판단할 수 있다는 권력감. 이게 중독성이 있다. 여기에 집단 결속까지 더해진다. "우리 vs 저 사람" 구도를 만들면서 소속감을 느끼는 거다. 공통의 적이 있으면 내부 결속이 강해지니까. 그리고 남을 깎아내리면 상대적으로 자신이 높아 보인다고 착각한다. 실제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데 기분만 좋아지는 것이다.
가장 무서운 건, 이들이 무의식적으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누군가의 평판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믿는 거다. 그렇다면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들의 권력 게임에서 아예 빠져버리는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건 당신의 반응, 당신의 동요, 당신이 신경 쓴다는 신호다. 그런데 만약 당신이 아예 게임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권력은 무력해진다.
필자의 경우엔 이렇게 해봤다. 나서서 싸우면 그들과 같은 급이 되는 것 같아서, 대신 조용히 뒷담 내용을 기록해 뒀다. 언제 어디서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정리하면서, 가끔 '요즘 직장 내 괴롭힘 관련해서 자료 정리하고 있어'라는 말을 살짝 흘렸더니 신기하게도 쏙 들어가더라.
왜냐하면 뒷담 하는 사람들 치고 겁 없고 용감한 사람은 없거든. 본인들도 잘 알고 있다. 자신들이 하는 행동이 떳떳하지 못하다는 것을.
뒷담은 결국 심리전이다.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고, 적절한 대응 전략을 세우면 된다. 잘나서 받는 뒷담은 당당하게, 피드백이 필요한 뒷담은 적극 활용하고, 심심풀이 뒷담은 조용히 차단하자.
하지만 무엇보다 기억할 것은 이것이다. 진정으로 당신을 위하는 말이라면 뒤에 숨어서 하지 않는다. 정말 중요한 이야기, 당신이 들어야 할 조언이라면 그 사람은 당신 앞에서 직접 말할 것이다.
공자는 "內省不疚 夫何憂何懼(내성불구 부하우하고)"라고 했다. 내 마음을 돌아보아 부끄럽지 않으면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두려워하겠느냐는 뜻이다. 결국 내가 떳떳하게 살고 있다면, 뒤에서 무슨 말을 하든 흔들릴 이유가 없다. 뒤에서만 속삭이는 말들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자. 당신의 귀중한 시간과 에너지는 앞에서 직접, 진실한 마음으로 말하는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