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자세(발라아사나, Balasana)
숨이 가슴과 배를 나누는 횡경막으로 가닿지 못하고 기도 입구에서 깔딱깔딱 허덕인다. 더 이상 버티기 힘들겠다 싶었는데 때마침 선생님은 '아기 자세로 이어갑니다.' 하셨다. 아기자세로 돌아가 팔딱이는 숨을 고르고 있는데
내 몸이
숨을 고르고 차분해질 수 있는지
바라봐주세요.
'숨을 고르세요.'와 같은 일면적 표현이 아니었다. 내 몸에 대한 통제권을 잠시 내려놓는 순간이었다. 내 몸이 숨을 고르고 차분해질 수 있는지 바라보라니. 몸을 바라보고 관찰하는 것에 방점을 둔 멘트였다. 내 호흡이 고요해져도 그만, 고요해지지 않아도 그만이라는 듯. 듣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요가는 호흡이 중요하지!' 하며 늘 의도적으로 숨의 길이를 늘였다 줄였다 했다. 채근했다. 단 한 번도 그저 가만히 내 호흡을 바라본 적이 없었다. 격렬한 동작 이후 아기 자세를 할 때 내 호흡이 어떻게 바뀌는지, 움직이는지, 흘러가는지 지켜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요가 수련 때마다 결심 가득한 표정으로 나의 움직임과 호흡을 관리 감독하던 나. 넌 단 한 번도 나를 지켜봐 주고 기다려 준 적이 없잖아! 내가 나에게 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