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워킹맘이다
나는 워킹맘이다.
그저 나는 아이를 낳았을 뿐인데.. "나"라는 이름에 워킹맘을 더했다
아이를 낳고 아직 일을 그만두지 않은 여자를 뜻한 이름 바로 "워킹맘"...
"부장님... 저 임신했어요.."
이 말을 하기에 얼마나 떨고 떨었던가...
머릿속으로 어떤 말을 어떻게 해야 회사에서 충격을 덜 할지 생각했던 나의 임신
축하를 받기보다는 내가 이 회사에 존속할 수 있는지를 더 먼저 걱정했다
생각하지 못한 임신이었고 계획에 없던 나의 임신.. 그래도 생명은 소중한데 말이지
바들바들 떨며 임신 소식을 전했고 작은 축하와 함께 미래 계획에 대한 이야기들이 흘러갔다
결론은 출산 3개월 후 컴백이 가능한지였고.. 나는 결의를 다지며 그러겠다 말했다
그때의 나는 아직 출산이 뭔지 몰랐으니까... (그런 대답을 했겠지..)
예정일 일주일도 안 남은 배를 껴안고 꼬박꼬박 회사문을 드나들었고
출산휴가를 쓰고 이틀 만에 아이를 출산했다
그렇게 핏덩이를 안고 조리원에 들어가 바로 어린이집을 검색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리고 이 핏덩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게 좋을지 할머니 찬스를 써야 할지 온갖 맘카페에 글을 올리며
머리 터지게 고민을 했다. 하지만 답은 없다..
그냥 나는 이 핏덩이가 무서웠고 이 핏덩이를 놓고 회사를 나가야 하는 그날이 너무너무 무서워졌다
아이는 나 혼자만 낳았나??
나는 이렇게 몸과 정신이 만신창이인데 바로 회사를 나갈 수 있는 애 아빠가 부러웠다
임신했을 때도 남편은 회사에서 축하만! 받았다고 한다.. (그것도 심각하게 부러웠다)
아이를 어디에 맡기면 좋을지 머리 터지게 고민하는 사람도 나였고 키우고 있는 것도 나였다
집에 내 자식이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온 우주를 다 가진 듯 싱글벙글하고 다니는 남의 편을 보며
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모두 오롯이 고민해야 했다
아직 복직을 하지 않았음에도 나는 이미 워킹맘이었다
하루하루 이 핏덩이의 거취문제 그리고 내 멘탈을 걱정하며 그렇게 나는 워킹맘으로 한발 한발 내딛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