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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산하 Apr 13. 2023

워킹맘 탄생기

나는 워킹맘이다

나는 워킹맘이다.

그저 나는 아이를 낳았을 뿐인데.. "나"라는 이름에 워킹맘을 더했다

아이를 낳고 아직 일을 그만두지 않은 여자를 뜻한 이름 바로 "워킹맘"...


"부장님... 저 임신했어요.."


이 말을 하기에 얼마나 떨고 떨었던가...

머릿속으로 어떤 말을 어떻게 해야 회사에서 충격을 덜 할지 생각했던 나의 임신

축하를 받기보다는 내가 이 회사에 존속할 수 있는지를 더 먼저 걱정했다

생각하지 못한 임신이었고 계획에 없던 나의 임신.. 그래도 생명은 소중한데 말이지


바들바들 떨며 임신 소식을 전했고 작은 축하와 함께 미래 계획에 대한 이야기들이 흘러갔다

결론은 출산 3개월 후 컴백이 가능한지였고.. 나는 결의를 다지며 그러겠다 말했다

그때의 나는 아직 출산이 뭔지 몰랐으니까... (그런 대답을 했겠지..)


예정일 일주일도 안 남은 배를 껴안고 꼬박꼬박 회사문을 드나들었고

출산휴가를 쓰고 이틀 만에 아이를 출산했다

그렇게 핏덩이를 안고 조리원에 들어가 바로 어린이집을 검색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리고 이 핏덩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게 좋을지 할머니 찬스를 써야 할지 온갖 맘카페에 글을 올리며

머리 터지게 고민을 했다. 하지만 답은 없다..

그냥 나는 이 핏덩이가 무서웠고 이 핏덩이를 놓고 회사를 나가야 하는 그날이 너무너무 무서워졌다


아이는 나 혼자만 낳았나??

나는 이렇게 몸과 정신이 만신창이인데 바로 회사를 나갈 수 있는 애 아빠가 부러웠다

임신했을 때도 남편은 회사에서 축하만! 받았다고 한다.. (그것도 심각하게 부러웠다)

아이를 어디에 맡기면 좋을지 머리 터지게 고민하는 사람도 나였고 키우고 있는 것도 나였다

집에 내 자식이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온 우주를 다 가진 듯 싱글벙글하고 다니는 남의 편을 보며

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모두 오롯이 고민해야 했다

아직 복직을 하지 않았음에도 나는 이미 워킹맘이었다

하루하루 이 핏덩이의 거취문제 그리고 내 멘탈을 걱정하며 그렇게 나는 워킹맘으로 한발 한발 내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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