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2 댓글 1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무작정 웹소설 계에 입문하다

위대한 여정의 시작(?)

by 글을쓰주 Dec 16. 2024

당대 유명한 소설을 모두 읽었다지만 지금 바로 창작 단계에 들어가도 되는지 의문이 들었다. 어렸을 적부터 상상력 하나는 뛰어났지만, 그래서 그런지 누군가가 옆에서 브레이크를 잡아주지 않으면 생각의 급발진이 멈추지 않았다. 때문에 소설에 일관성이 없고, 뒤죽박죽 얽혀서 이야기가 산으로 진행되면 어떡하지 라는 고민을 초반부터 했었다.


 


 용두사미를 넘어 용두사망이라고 불리는 건 피하기 위해 고민 끝에 과외 선생님을 구하는 유명 어플을 켰다. 생각해 둔 스토리는 없었지만 수업을 받다 보면 소재거리가 나오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필요한 양식을 작성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실력 있는 선생님들이 먼저 연락을 주셨고, 그중에서 나와 가장 잘 맞을 것 같은 선생님과 소설을 써보기로 했다.


 


 선생님은 지체할 것 없이 첫 수업 전에 소재 다섯 가지를 간략하게 써오라고 말씀하셨다. 생각과는 달리 상황이 급하게 전개되어 살짝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어쨌든 나는 꽤 자신감이 넘쳤다. 그동안 로맨스 소설 독자로 살아온 세월이 적어도 15년 이상은 되었기 때문이다.


 논문 고찰 급을 방불케 하는 많은 독서량으로, 이야기의 주제 정도는 써갈 수 있지 않을까 했다. 물론 매력적인 소재를 최소 한 가지 이상은 포함해서 말이다.


 


 고대하던 수업 시간.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다섯 가지 이야기 중에 살아남은 건 단 두 가지였다. 여기서 1차로 당황스러웠다. 쓰고 싶었던 소재가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선생님은 이 두 가지로 우선 시놉시스를 써보는 게 좋다고 하셨고, 여기서 또 2차로 당황스러웠다. 간택받은 두 가지 이야기는 사실 숙제 내용을 늘리고자 하는 마음에 대충 쓴 소재였기 때문이다. 그 말은 즉, 전체적인 줄거리는 생각하지 않았다는 소리이다.


 


 시놉시스는 이야기의 전체 줄거리를 간략하게 요약하는 작업으로 뼈대를 세우는 아주 중요한 단계이다. 그 핵심 과제를 지금 생각해 보면 처참한 수준으로 작성하고 두 번째 수업을 기다렸다.


 그 때문일까? 첫 시간과 다르게 이번에는 긴장이 많이 되었다. 기대했던 것만큼 슈퍼루키인 것도 아니고, 알고 보니 내가 재능이 없는 사람이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두 번째 수업은 걱정했던 것보다 무난히 지나갔고, 그 후로도 선생님이 이끌어 주시는 방향대로 차근차근 글을 써내려 갔다. 그 과정은 대략 3개월 정도 지속되었다. 아시다시피 3개월이란 시간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


보통 3개월의 수습기간을 거치면 정규직이 되기 마련인데, 아무런 보상 없이 글만 쓰다 보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오른 내 자신감에도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다.


'슬럼프'라는 이름 아래에서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나의 무기는 손이라네요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