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은 닫혀있다
밤이 그 아래를 서성이지만 열리지 않는다
손가락은 커피의 음조를 따르며 어루만지던 꽃이 조화라는 사실에 새삼 놀란다
우리는 자리를 겨우 챙겨 앉아 거리에서 들고 온 짐을 푼다
서로의 기억을 움켜쥐고 빵을 떼어내듯 먹는다
배가 불러올수록 희극적으로 얼굴을 일그리지만 벽 무늬는 점점 더 섬세해져 곤란하다
버스 놓친 답신들이 구겨져 뒹구는 새벽 추적추적 젖으며 내려앉은 머리도 눈을 가리진 못하고 잘 손질된 맹세의 빽을 믿고, 우리는 거리를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