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목표는 아무래도 좋은 것이었고, 조금 더 솔직해지자면 세속적인 것 뿐이었는데 -전년도대비 100%수익창출- 그래서 어제도 '올해 계획이 어떻게 되시냐'는 질문에 남들 대답이 돌 동안 빙긋 웃고만 있었다. 이도저도 아닌 채로 속물이 되어버린 것에 변명이라도 하듯,
다들 그러지 않겠어요? 라고 되물었더니 이번엔 상대편이 빙긋 웃고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조금 분한 마음으로 "나는 또 이곳에서 긴 시간 방황해왔으니.."라고 했다. 그랬으니 이제 보상을 받아도 되지 않겠느냐는 항변인 것이다. 테이블을 가로질러 앉아있던 그녀는 다시 빙긋 웃고는 "그래,그럼 하시던 것 중에 계속 하고 싶었다, 아쉽다 하는 것이 있어요?"하니 나는 딸꾹질을 하고 만다.
그런 건 없었다. 지금의 모습도 나중에 돌아다보았을 때 떠올릴 것 같진 않다. 새로운 해가 시작되고 고작 한 주가 지났을 뿐인데 몇 번이나 롤러코스터를 타고야 마는 마음에 때늦은 새해 결심을 하게 된다.
단단해지기.
내가 먼저 '세상의 평균'에 대하여 이야기를 꺼냈을 때 조차 나는 내가 그 평균에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 각자의 평균속 사람들만 만나며 평온합시다,고 기원도 했다. 하지만 별 수 없이 무르디 물러 제대로 디딜 곳 하나 없는 나는 늘 검색창에 내 이름을 쳐본다. 내가 스스로 세상에 내 이름을 떠들고, 그 댓가로 일정 수익을 얻은 뒤로 몇 사람들은 (다행하게도 아직 많은 사람들은 아니다) 나에 대한-아니다,이것이야말로 터부시하는 자의식과잉이지 그들은 나를 모른다. 오로지 내가 약간의 철학으로 포장해둔 나의 창작물이자 소비재에 해당하는 이야기일 뿐이다- 감상평을 달아놓는다. 그 나비날개같은 한 줄이 무엇이 될 지몰라 나는 조금 주춤한다.
어제도 그제도 나는 내 주변의 단단한 사람들의 이름을 나열했고 오늘도 그 내역은 추가되었다. 그들은 온화하지만 강인하다. 나는 불안하고 물렀는데 말이지.
어쨌든 올해의 목표는 그래서 돌처럼 단단해지는 것이고 방법은 잘 모른다. 그저 염원하는 것 밖에.
문장39.불안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끝없이 불안을 마주해야 한다.
불안을 키워드로 한 그림이 이다지도 안정적일까 처음에는 잠시 갸웃한다. 하지만 좌우로 팽창하여 마주한 불안의 도형은 더 이상 대립이 아닌 온전함으로 존재하는 것임을 깨닫는다. 불안과 혼돈의 시선도 반복적인 분열과 복제 속에서 하나의 구조적 완성을 꾀한다
오늘의 침울함은,
며칠전 요구되지 않았던 것에 친절을 베푼 탓에 괜한 일을 하고 있는 것.
바라지않는 상대의 무심함에도 괜히 서운함을 느꼈던 것.
단단해지기 둘째날, 별 수 없다, 말을 줄여야 한다. 뱉은 모든 말의 책임은 너무 무거워 다리가 후들거린다. 바닥이 흔들리는게 아니었어. 그건 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