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특목고를 가야할까?

by Jinsylvia

“선생님, 외고 가면 뭐가 좋아요?”


진학 상담 자리에서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다.
그럴 때마다 다시 되묻는다.


"뭐가 좋을 거 같아?"


'좋다', '안 좋다'는

절대적일 때도 있지만 인생에서 대부분 상대적인 관점이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가 누군가에겐 인생의 전환점이 되고, 또 누군가에겐 버거운 짐이 되기도 하니까.


아이들과 학부모가 크게 착각하는 게 있다.

학교의 가치는 단순히 ‘학교의 이름’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
물론, 유명하고 실적 좋은 학교에 가면 좋은 점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름 위에 올라타기만 하고 정말 성장을 하지 못한다면... 정말 좋은 것일까?


이름을 얻고 싶은 욕망 전에

그 학교가 성향과 방향에 맞는지 확인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보다 더더더 중요한 건 스스로를 성장시킬 준비가 되어 있는지이다.


외고나 국제고를 선택한 학생들은 대부분 언어와 인문학에 대한 흥미가 강하다.
다만, 그 흥미를 목표로 구체화할 줄 아는지가 관건이다.
‘영어를 잘하니까 외고 가야지’가 아니라, ‘깊이 있는 탐구를 통해 실력과 인성을 키우자’라는 마음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에이....

흥미이고 탐구, 목표..... 다 좋지만

"그냥... 대학 잘 가고 싶은 거 아니에요? 대입에 유리하니까 가려는 거 아니에요?"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의 질문이 메아리친다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할 순 없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욕망을 이루는걸 최우선으로 삼는다

그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관점에서라도 가면 좋을까?





나는 수많은 상담을 했다.
그중엔 성적이 충분히 되고 성향도 맞을 것 같지만 “귀찮아요. 그냥 일반고 갈래요”라고 말하는 아이도 있고,
반대로 성적이 조금 부족하지만 "도전해보고 싶어요”라며 눈을 반짝이는 아이도 있다.

그 두 부류의 아이들 중, 누가 더 성장했을까?
대부분은 후자였다.


자신의 선택을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 아이, 그 아이는 이미 절반의 준비를 끝낸 것이다.

특목고 진학은 ‘승패’의 문제가 아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 스스로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책임지는 힘을 배우는 일이다.
가장 중요한 건 ‘학교가 어디냐’보다 ‘그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느냐’이다.

진짜 의미 있는 선택은 언제나 자신의 방향과 맞는 선택이다.


상담에서 부모님들이 이렇게 묻곤한다.
“그래도 외고나 국제고를 가야 대학이 유리하지 않을까요?”
그럴 때 나는 조용히 이렇게 대답한다.



“그럴 수 있죠. 하지만 학교가 아이의 미래를 책임지지 않습니다.
아이가 그 학교에서 어떤 ‘사람’으로 자라느냐가 결국 결과를 만들죠.”




대학은 인생의 최종목표가 아니기에

오늘도 치열하게 아이들과 상담한다.

keyword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