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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 죽음

흔한 죽음

by 달난별난

새하얗게 불타버린

붉은 잔 가지들 사이로

기원하던 비가 아닌 바람의 뭇매를 맞으며

도망갈 수도 없는 땅에 붙잡혀 녹아내리던 생명들

새까맣게 변한 핏줄을 채우는 건 잿빛 공허


희생자를 살리기 위한 희생자의 무덤은 늘어가고

한숨소리 하얀 연기가 긴 행렬을 만들고

다시 돌아오라 울부짖는 봄

갈 곳 잃은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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