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98km 52,450걸음 05:41~17:34
넷째 날 양평군청에서 삼산 역까지 37.98km 52,450걸음 05:41~17:34
날 아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비웃겠지만 난 매우 예민한 사람이다. 그래서 예민한 사람답게 잠도 잘 못 자는
편이다. 한 동안 사춘기 아들이 밤낮이 바뀌어 새벽 1시부터 4시까지 활발히 활동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 시기 아들 방에서 나는 키보드 소리에 잠을 거의 못 잘 지경이 되어 가출할 뻔했을 정도.
아마 에필로그나 프롤로그 어디쯤엔가 쓸 것 같긴 한데_까먹기 전에 얼른 여행 이야기부터 쓰는 중_도보여행의 장점 중 하나는 잠을 잘 잔다는 것이다.
보통 걷기를 마무리하고 씻고 저녁 식사를 마무리하고 숙소에 돌아오면 늦어도 8~9시쯤. 휴대폰을 봐도, 책을 봐도, TV를 봐도, 통화를 해도 10시를 넘길 재간이 없다. 그리고는 뒤척이지 않고 눈을 뜨면 5시 반쯤. 그렇게 7시간을 넘게 푹 자고 나면 나는 아주 성실 건전한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밝은 의욕이 오전의 발걸음을 이끌게 된다.
그럼 오후의 발걸음을 이끄는 힘은?! 그건 아마 이미 온 길에 떠밀리고, 저어기 앞에서 기다리는 酒님을 영접하기 위함이 아닐까?!
어쨌든!
그런 규칙적인 여행 생활인데 이 날은 눈을 뜨니 무려 4시다. 어제의 약간 과했던 술의 양과 과하게 들뜬 분위기가 원인인 듯하다. 다행히 타고난 알코올 분해 효소 덕에 심한 숙취는 없다.
낯선 잠자리 이불속에서 꼼지락대며 네이버 지도 앱을 들여다 보고 오늘의 일정을 고민해본다. 그러다 눈에 딱 띈 맛집 표시. 양평해장국집. 지난번 부산 갈 때도 이곳에서 아침을 든든히 먹고 출발했던 기억. 일단 이곳으로 가자.
일단 해장국집으로 목표점이 잡아지니 이른 새벽 날 잡아끄는 이불 따위 간단히 걷어 치워 진다. 10여분 만에 준비를 마치고_보통 아침 준비 시간은 20분 이내이다. 아침 거사를 치르고 양치하고 세수만 하면 준비 끝. 로션 하나에 선크림만 바르면 끝이다_일찍 길을 나섰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아 깜깜한 길. 놀랍게도 강변길엔 운동하시는 어르신들이 계신다. K어르신들의 부지런함이란!
그렇게 어두운 국도변을 따라 한 시간쯤 걷다 보니 저 멀리 광명이 밝아온다!
어스름한 여명 사이로 빛나는 간판 불빛. 양평신내서울해장국본점. 양평해장국 원조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바쁘지만, 몇 번의 검색으로 난 여기로 정했다. 또 원조보다 맛있다는 집들도 있지만_인천에 있는 청라도소풀이양평해장국집이 나의 최애_양평에서 양평해장국을 먹는다는 것은 상징적인 것. 나에게 '원조'는 이곳으로 충분하다.
매우 이른 시간임에도 손님이 있다. 나도 자리를 잡고 양평해장국을 시킨다. 맘 같아선 소주나 막걸리 한 병 하고 싶지만 나도 사람은 사람인 모양. 지금은 술이 당기진 않는다.
빠르게 깍두기와 김치 다진 고추절임과 해장국이 나온다. 보통 양평해장국 먹을 땐 고추절임을 넣어 먹는데, 이곳은 곳곳에 고추절임을 많이 넣으면 짜다고 경고성 문구가 가득하니 나도 모르게 넣지 않게 된다. 대신 고추기름에 고추절임을 넣어 소스를 만들어 내장을 찍어 먹는다. 국물이 엄청 짠 편은 아닌데 간간한 국물에 이곳만의 매력인 심심한 깍두기. 짜게 먹는 사람에게 거의 간이 느껴지지 않을 듯 싱거운 깍두기가 간간한 국물과 궁합이 맞다. 맛과 더불어 이곳은 손님의 건강을 생각해주는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나만의 생각이다. 그저 소금이 아까웠을 뿐인지도.
지난번보다 내장 선지 등 건더기의 양이 많아진 듯하다. 먹어도 먹어도 줄지를 않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 아마 내가 지금은 국물이 마려워 그렇게 느껴지는 듯하다. 세상 모든 곳에 존재하는 상대성이론!.
든든하게 해장을 마치고 맛있어 보이는 가락엿 하나를 사들고 길을 나선다.
사실 오늘 길이 가장 고민거리였다. 잘 닦여져 있을 자전거길로 가는 게 맘은 편할 듯한데 그러려면 여주를 거쳐 섬강 자전거 도로를 이용해 횡성까지 가게 된다. 그렇지만 원주까지 가로지르는 국도가 너무나도 유혹스럽다. 하여 사실 일정 단축은 나에게 눈곱만큼의 의미도 없다만 하루가 더 걸린다는 이유로 삼산역까지 네이버가 가르쳐주는 최단 길로 나아간다.
이른 아침 걷는 시골길이 기분 좋다. 이제 막 노랗게 익어가기 시작하는 논의 풍경과 그 뒤 이름도 모르는 산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 길 가에 핀 하얀 박꽃과 시골집 담벼락 옆 가지런히 쌓인 연탄재 위로 자리 잡은 이끼들까지 정겹고 즐겁다.
하지만 정겹고 즐거운 길을 뒤로 곧 고갯길이 이어졌다. 지금 글을 쓰며 찾아보니 추읍산 자락 불곡덕고갯길. 술이 덜 깨서인지 이른 아침 너무 텐션이 좋았었나 보다. 고갯길 하나에 급격히 떨어진 텐션과 갑자기 찾아온 급똥의 신호. 불곡덕 고개를 다리의 힘듦 보단 아랫배의 힘듦이 커, 부처님을 찾으며 넘는다.
여기서 횡단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이거다. 화장실.
종단의 경우도 경기도를 벗어나기 시작하며 화장실 간의 거리가 급격히 늘어나지만, 어쨌든 있긴 있다.
하지만 주로 도로와 마을길을 이용하는 횡단의 경우 화장실 타이밍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혹시나 이 글을 본 뒤 횡단을 시도할 누군가여! 아침에 일어나면 꼭 화장실을 가자. 그리고 작은 일 정도는 노상에서 할 각오는 가지자. 그럼 됐다. 나머진 어떻게든 되니까.
나는 원래 두세 시간 등산에도 500미리 물 한 병을 다 마실까 말까 할 정도로 땀도 없고, 물도 많이 안 마셔도 된다. 그러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하루 8시간 노동의 틀에 갇혀있을 때도 일이 많거나 귀찮은 날엔 오전 오후 두 번이면 딱히 앉은자리에서 바지 적실 일은 생기지 않는 편이다. 또한 딱히 변비는 아니나 그렇게 쾌변녀도 아니기에 어딜 다녀도 딱히 화장실이 있을까를 고민하며 다니진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어제 너무 과한 술로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올랑 말랑 한 데다 아침에 과한 해장까지. 어찌 보면 지금의 샛노래지는 하늘은 당연한 나의 업보다.
지도를 아무리 살펴도 한 시간 이내 화장실 수배가 안된다. 근처엔 군부대뿐. 정말 진지하게 부대로 가서 화장실 좀 쓰자고 하려고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던 사이 군부대도 멀어지고 마을도 멀다. 결단의 시간은 오게 마련이고, 조용히 길 옆 산속으로 들어갔다.
아 정말 인생 아무것도 아니구나. 지옥과 천국의 사이도 별 거 아니구나. 그리고 앞으로 출발 전에 꼭 화장실은 챙기자라고 굳은 다짐.
지도상 5킬로쯤 앞에 위치한 곡수초등학교 근처에서 점심 겸 휴식을 취하기로 하고 가벼워진 배와 무거워진 발로 걸음을 옮긴다.
가는 길 보이는 지평면 표지판.
음주인의 한 사람으로서 괜히 아는 사람 만난 듯 반갑다.
나는 원래도 단 음식을 즐기지 않고 달달한 술은 일단 거르고 보는 사람인데, 지평막걸리는 목 넘김, 향, 탄산 등 다른 요소는 다 좋은데 내 입엔 좀 달다.
지평면에 온 김에 감미료 좀 줄이시라고 한 마디 하고 갈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걷다 보니 무지갯빛으로 칠해진 담장 아래 낙엽이 깔린 곡수초등학교 담벼락이 보인다.
기분 좋게 낙엽길을 걸어 근처 편의점에 짐을 내린다. 간단한 요기거리와 간식거리도 사고 양해를 구하고 화장실도 쓰고 잠시 잘 쉬어간다.
논에는 벼가 그리고 수수일까? 조일까? 싶은 곡식들도 익어가고 코스모스도 피어있는 조용한 시골 마을길을 가다 보니 다시 언덕배기 길이 나온다.
길을 따라 걷다 보니 길 양쪽으로 밤나무가 가득하다. 아마도 밤 농장인 듯하다. 꽤나 가파른 언덕길을 한참 걷다 보니 작은 샘과 엉성하게 지어놓은 평상이 있는 자리가 보인다. 짐을 풀어놓고 샘가로 가서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근다. 엄청나게 차가운 물에 발을 오래 적실 순 없지만 오전에 쌓인 피로가 사라락 녹는 느낌이다. 빈 병에 물을 담아 채우고 산에게, 물에게 그리고 혹여나 이곳을 만들어 놓으셨을 그 누군가에게 감사를 전하며 다시 걷는다.
얼마 후 블루헤런 CC 표지석이 보인다. 고갯길 양쪽으로 골프장이 조성된 듯하다.
골프장에서 관리를 해서인지 가로수가 정갈하다. 주변 어디가 잣나무인 건지 길가에 잣송이가 여기저기 떨어져 있다. 한 개 주워 까 보니 떨어진 지 오래된 것인지 까맣게 썩어있다. 군데군데 작은 산밤들도 떨어져 있어 몇 개 주워 먹으며 길을 걷는다. 먹기가 번거로워 그렇지 작은 산밤들이 달디달다.
우두산 자락에 있는 길은 꽤 가파른 언덕이다. 힘겹게 언덕을 오르다 보니 주차장에 차들이 가득하다. 골프 치고 싶은 맘은 없는데, 클럽하우스에서 시원한 맥주 한 잔 하고픈 맘은 간절하다.
밤을 주워 먹어 가며 내리막길을 가다 보니 저 옆으로 '여주 고달사지'가 보인다. 지금 글을 쓰며 찾아보니 고려시대 3대 선종 중 하나였던 꽤 큰 절인데, 임진왜란 이후 폐사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나이롱이긴 하지만 불교신자인 나는 잠시 들렀다 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다음에 '차' 타고 오기로.
이제 목적지인 삼산역까진 88번 지방도를 따라 쭉 걸으면 된다.
2시가 채 안된 시간이지만 일찍 길을 나서서인지 고개를 여러 개 올라서인지 유난히 피곤하다. 하지만 걸음을 멈출 순 없는 일. 지금 할 일은 오로지 한 발 내딛는 일뿐. 잠시 생각도 멈추고 그저 걷는다.
길은 광주원주고속도로와 방향을 같이한 채. 엎치락뒤치락한다. 꽤나 가파른 언덕길을 하나 오르다 잠시 멈춰 쉬다 보니 저 아래로 쭉 뻗은 고속도로가 보인다.
옛길은 이미 있는 것들을 따라 굽이굽이 흘렀는데, 지금의 길들은 돌아가는 법을 모른다.
무엇이 그리 바쁜 걸까. 바쁠 것 하나 없는 나는 그저 걷는다.
그렇게 걷다 보니 꽤 큰 물가가 나왔다. 단석저수지다.
저수지 근처로 규모가 꽤 커 보이는 레스토랑이었을 듯한 건물이 보인다. 인적이 끊긴 지 오래된 듯, 깨어진 창이 스산하다. 저수지에는 철새 무리가 한가로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이곳도 많은 사람들이 저 풍경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낸 한 때가 있었겠지. 사람도 풍경도 건물도 다들 묵묵히 시간의 흐름을 겪어 가는구나.
잠시 열기를 식힌 발을 다시 운동화 속에 집어넣고 가방을 챙겨 일어난다.
이제 삼산 역까지 남은 거리는 5킬로미터 남짓. 마음 같아선 1시간에 끝내고 싶지만, 걸음을 시작할 때의 거리와 걸음을 마무리할 때의 거리는 서로 다른 시공간에 존재한다. 처음 걷기를 준비하며 단순히 시간당 5킬로 미터 정도 가면 되겠거니 했던 내가 가소롭다.
그렇게 유난히 힘든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어느덧 어둑어둑해진다. 숙소에 짐을 놓고 식사를 하기엔 너무 늦을 듯해 근처 식당을 검색하다, 적당해 보이는 곳을 찍고 그곳으로 향한다. 식당에 도착했을 땐 도저히 한 발 짝도 더는 뗄 수 없을 정도의 다리 상태. 음식을 주문하고 사장님께 양해를 구해 식당에 있는 슬리퍼로 갈아 신으니 좀 살만 하다. 정말 맛있게 식사를 하곤 좀 살아난 다리로 숙소를 향해 멀리 가로등 불빛에 의존해 휘적휘적 걷는다.
부록 – 먹고 마시는 이야기 4편 ‘우연히 찾은 보석 같은!’
보통 식당을 찾을 땐 네이버 지도에서 도착지 근처 ‘음식점’을 검색해서 약간의 고민의 시간을 거쳐 결정한다. 하지만 고민이 길어져봐야 선택 장애만 올뿐. 대체로 나의 감을 믿는 편이고 대체로 실패한 적이 없으며, 대체로는 만족하려 노력한다.
삼산역 근처에는 식당이나 숙소의 선택지가 인색하다. 삼산역과 꽤나 거리가 있는 양동역 근천 삼산역에서 좀 더 걸어가야 하는 곳에 식당들이 포진해있다. 하지만 오늘의 선택 기준은 오직 하나 ‘동선’. 그 기준에 부합하는 식당은 딱 두 군데. 그중 리뷰가 달려 있는 곳을 선택했으니, 이 날은 사실 감이라기 보단 논리적 선택이었다고 봐야 할 듯하다.
하여튼 그리하여 찾아간 곳 ‘솔치장어탕’ 장어탕에 소주 한 잔 하려 들어간 곳이지만 ‘돼지주먹구이’ 메뉴가 보여 주문하니, 다 팔렸다 하신다. 그리곤 돼지등뼈탕이 맛있다고 하셔 그걸로 달라고 한다.
급한 맘에 소맥을 한 잔 말아 놓고 보니 카트에 밑반찬을 세팅해 놓으신 듯해 가져 간다 하니, 단호하게 ‘안된다’고 하신다. 앗 생각보다 까칠하시네, 하고 있다 보니 잠시 후 방금 볶은 듯한 잡채와 두부구이 묵이 세팅된다. 모두 메인 음식 같은 비주얼이다. 그리곤 꼭 잡채부터 먹으라고 하신다. 그래서 반찬을 못 가져가게 하신 거라고.
시원하게 쏘맥을 들이켜고 잡채를 한 입 먹는다. ‘오 마이 갓!’ 잡채인데 잡채가 아닌 맛. 익숙한 듯한데 굉장히 뭔가 첨 맛보는 듯한 맛. 나의 부족한 필력으로 설명이 불가하다. 가서 잡숴라.
단짠의 조합이 마치 수학공식처럼 정확하고 거기 꼬수한 챔기름 향과 부들부들한 당면의 식감의 조합. 여기서 끝! 이 집은 찐이다.
두부구이도 묵도 모두 훌륭한데, 잡채의 임팩트가 너무 크다. 순식간에 소주 반 병과 맥주 한 병이 사라진다. 잠시 후 돼지등뼈탕과 정갈한 반찬 삼 형제_ 찐고추무침, 멸치볶음, 열무김치_가 나온다. 찬도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고 딱 적합하다. 돼지등뼈탕은 뼈해장국보단 순한 느낌의 국물에 들깨 가루가 좀 더 걸쭉하다. 순하고 고급지다.
단 돈 8천 원에 이 걸 먹는 나 자신이 너무 염치없어 배불러 못 먹을게 뻔한 고사리 파전과 맥주를 추가한다. 감탄을 하며 먹고 있으니 사장님이 자부심 가득하신 얼굴로 서울 호텔에서 조리하셨던 경력과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신다. 모든 음식은 정확한 계량과 조리법으로 해야 한다고 하신다. 수학공식 같던 단짠의 잡채 맛을 생각하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잠시 후 나온 파전. 사각형의 파전이 정갈하게 잘려 있다. 플레이팅 하나도 허투루 하지 않는 본인의 음식에 진심인 사장님의 마음이 느껴진다.
그렇게 얘기와 술과 맛있는 음식의 향연을 끝내고 밤새 그곳에서 먹고 싶은 맘을 뒤로하고 나서는 길, 직접 주은 밤이라며 봉지를 건네주신다. 가면서 먹으라고. 벌레가 먹지 않게 소금물에 재웠으니, 물에 담가 짠기 조금 빼고 먹으라며. 감사 인사를 건네고 밤과 정이 담뿍 담긴 봉지를 들고 숙소로 향한다.
이 날의 고민은 사실 ‘食’보다는 ‘住’.
삼산역 인근엔 오직 모텔 하나만 있었고, 단 하나의 선택지는 내게 못 미더운 맘을 줘서 기차를 이용해 양평으로 이동해 자야 하나 고민하게 했다. 하지만 늦어진 일정과 더 늦어진 식사 일정에 단 하나의 선택지를 향해 갈 수밖에.
온통 깜깜한 시골의 밤 가운데 홀로 화려한 불들로 반짝거리는 모텔 하나. 어쩔 수 없다. 생각하고 들어간 곳엔 사장님이 정겹게 맞아주신다. 카운터에 맥주와 간단한 안주가 보여 맥주 한 캔과 땅콩 하나를 사서 방으로 들어간다.
기대 이상. 깔끔한 시설과, 청소 상태. 그리고 그것보다 더 눈길을 끄는 벽지. ‘카마수트라’의 비상구 버전이랄까. 모든 세상 으른들의 자세가 비상구 버전의 그림으로 디자인 된 벽지이다. ‘아하하’ 우리나라의 모텔은 왠지 뭐랄까 ‘숙박시설’이라기보다 ‘은밀한 장소’의 느낌이 더 강한데, 이렇게 노골적인 벽지는 오히려 더 담백하게 ‘숙박시설’이란 느낌을 준다. 유쾌하다.
그리고 맥주를 채 반 캔도 먹기 전에 그렇게 유쾌하게 뻗어 버렸다.
양평신내서울해장국본점 경기 양평군 개군면 신내길 16 해장국 1만원
솔치장어탕 경기 양평군 양동면 원양2로 533 돼지등뼈탕 8천원
샾모텔 경기 양평군 양동면 삼산역길 134-17 4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