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니 내년 사업 계획을 구상해라는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진급 욕심이 있고, 야망이 큰 직원이라면 성장의 기회로 삼을 것입니다.
하지만 조용히 하던 일만 처리하며 여생(?)을 마무리하고 싶은 저는 뾰족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저희 회사에도 저의 지금 직급에 머무르며 회사 생활을 지속하는 분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평판에 전혀 흔들리지 않고 회사를 계속 다니시는 모습이 때론 미련해 보이기도 하지만, 내심 공감이 가는 부분도 없진 않습니다.
매출을 어떻게 극대화시킬 수 있을지, 효율적인 업무 시스템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방안을 내놓아야 하는데 큰 불편 없이 회사 생활을 이어가는 직원의 입장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없는 것입니다.
올해부터 진급 평가가 적용되기 시작하는데 올해 평가 결과는 이미 누락으로 결정되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 직급에서 1년 누락은 으례 있어왔던 관례이기 때문입니다.
직원들이 회사 생활을 열심히 하도록 이끄는 무기가 '진급'체계라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 무기에 휘둘리고 싶지 않다는 묘한 반발심이 생기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사고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회사에서 바라는 인재상이 아니어서인지 순순히 요구에 응하기가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언제까지 따뜻한 월급쟁이 시대가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오늘도 늘 그래왔듯 큰 탈없이 하루를 보내기를 기대하며 글을 마칩니다.
내 글이 곧 브랜드다.